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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 2006년 과테말라와 지난 2012년 브라질에서 개최된 국제반부패대회(IACC: International Anti-Corruption Conference)에 참가한 적이 있다. 당시 전 세계 반부패 전문가들과 한자리에서 많은 생각과 의견을 나누고 관심 있는 분과모임에 참여해 열띤 토론과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던 기억이 새롭다. 당시 이 대회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한 사회의 부패와 싸우는 일은 단순히 윤리나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행복한 국민과 사람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국제투명성기구에서 매년 발표하는 2018년 부패인식지수(CPI: Corruption Perception Index)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세계에서 부패가 적은 나라일수록 경제 성장율이 높고 사회복지 혜택이 많고, 국민들의 생활수준도 높다는 것이다. 반면에 부패가 심한 나라일수록 경제 성장율이 낮고 사회복지가 빈약하며 국민들의 삶은 빈곤에 허덕인다.

내년 우리나라에서는 제19회 국제반부패대회를 개최한다. 지난 2006년과 2012년 국제반부패대회 당시 과테말라와 브라질의 대통령도 이 대회에 참여해 인사말을 했던 것을 생각하면 내년 대회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해 인사말을 하지 않을까 기대된다. 국제투명성기구의 한국본부인 한국투명성기구는 내년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반부패대회 준비사무국을 맡고 있다. 이상학 박사는 한국투명성기구의 정책위원장으로서 내년에 열리는 국제반부패대회 준비로 요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다음은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9일까지 이상학 박사와 국제반부패대회 준비상황 등과 관련하여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부패 추방하고 공정한 사회 만들어야"
 
 이상학 박사
 이상학 박사
ⓒ 이상학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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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한국투명성기구 등 시민사회 9개 단체가 2020년 6월 2일부터 5일까지 삼성동 COEX에서 개최될 예정인 제19회 IACC 대회를 준비 중이다. 먼저 독자들을 위해 IACC 대회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IACC(International Anti-Corruption Conference: 국제반부패대회)는 부패를 추방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만들고 정보를 교환하는 세계적인 행사다. 정부와 공공부문, 시민사회, 국제기구, 기업 등 민간부문, 언론, 반부패 전문가, 청년활동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참가하는 이 행사는 2년에 한 번씩 개최된다. 2018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8차 대회에는 워크숍, 전체 세션, 영화제, 뮤직페스티벌, 그리고 각종 전시회에 130개 국가에서 1600명 이상이 참석했다."

- 지난 이명박근혜 정권은 반부패 문제를 주요 국정과제에서 우선시 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었다. 내년 IACC 대회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의미와 중요성이 있을 것 같은데.
"부패를 추방하고 청렴한 사회를 만드는 일은 현 시기의 가장 시급한 과제 중의 하나다. 문재인 정부도 중요한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있으며 부패를 추방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국민적인 열망이 어느 때 보다 뜨겁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Corrupt Perception Index : CPI)를 비롯한 국내·외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부패는 여전히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지표인 부패인식지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45위이며 OECD국가 들 중에서는 꼴찌 수준에 있다. 세계 10위권에 있는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를 비롯한 여러 가지 지표와 비교할 때 초라하고 부끄러운 수준이다.

우리사회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부패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부패, 특히 사회 상층의 특권을 이용한 부패와 불공정한 행위는 사회질서에 대한 신뢰를 흔들고 사회통합을 위협하고 있다.

정부의 반부패정책을 사회전반으로 확산시키는 장으로, 그리고 시민사회를 비롯한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참여하여 반부패운동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서울 IACC는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함께 힘을 모아나갈 때 청렴하고 공정한 사회 만들 수 있다"

- 2020년 IACC를 준비하기 위한 시민사회준비위원회가 지난 8월20일 정식 출범했다. IACC 시민사회준비위원회의 취지와 목적은 무엇인지?
"첫째, 시민사회준비위원회는 한국에서 열리는 IACC라는 국제행사 공간을 활용해 반부패운동을 사회전반으로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패를 추방하는 일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회전체가 주체가 되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정부와 민간, 시민사회 등이 함께 힘을 모아나갈 때 청렴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시민사회준비위원회는 이러한 역할에 함께 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둘째, 시민사회준비위원회는 시민들이 직접 IACC에서 논의할 의제를 발굴하는 활동을 할 계획이다. 시민들이 직접 의제를 발굴하여 IACC의 주제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셋째, 시민의 참여를 조직한다. 아무리 좋은 행사가 열리더라도 시민들이 참여해 함께 하지 않으면 그 의미를 살릴 수가 없다. 준비위원회는 IACC를 홍보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적극 조직할 계획이다.

넷째, 준비위원회 활동을 통해 시민이 참여하는 반부패활동을 확산시키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기존에 반부패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는 물론이고 부패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시민단체, 전문가단체, 그리고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활동을 전개하려고 한다."
 
- IACC 시민사회준비위원회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으며 향후 사업일정은 어떻게 진행 될 예정인지?

"준비위원회는 개인을 참가단위로 한다. 물론 조직으로 참가하는 것을 권장한다. 단체와 개인이 자유롭게 참여해 활동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경실련, 정의연대, 참여연대, 청렴운동본부, 한국반부패정책학회, 한국부패학회, 한국투명성기구, 한국YMCA전국연맹, 호루라기재단,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등의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반부패 활동에 관심이 있는 단체와 개인의 추가 참여를 환영한다.

지난 8월 구성된 준비위원회의 주요활동은 첫째, 의제를 발굴해 IACC의 의제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둘째, 제안된 의제에 대한 국내에서의 논의를 진행한다. 회의, 워크숍, 토론회 등을 통해 해당 의제에 대한 국내논의를 한다. 셋째, IACC 의제로 채택될 경우 관련 주제에 대한 IACC에서의 논의를 주도한다. 넷째, IACC 이후에는 관련주제를 지속적인 사업으로 만들어 나가려고 한다. 다섯째, 의제발굴과 논의과정이 자연스럽게 IACC에 대한 홍보와 참여를 조직하는 과정이 되도록 하며 반부패 이슈에 사회적인 관심을 모으는 과정이 되도록 한다."

- IACC 대회준비 사무국을 한국투명성기구가 맡고 있다. 한국투명성기구는 지난 8월 30일 창립20주년 기념식을 열기도 했고 그 자리에는 청와대시민사회수석, 국민권익원회위원장, 국방부장관, 상지대총장 등이 참여했다. 한국투명기구는 어떤 단체인지?
"한국투명성기구는 제19차 IACC의 주체 중의 한 단위다. 19차 IACC는 IACC위원회, 국제투명성기구, 국민권익위원회, 한국투명성기구가 양해각서를 체결하여 준비하고 있다. IACC는 민간과 정부가 함께 준비하고 진행하는 행사이고 한국에서는 국민권익위원회와 함께 한국투명성기구가 준비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투명성기구가 시민사회준비위원회의 사무국을 맡게 되었다.

20주년을 맞은 한국투명성기구는 국제투명성기구의 한국본부이며 20년 동안 반부패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한 시민사회단체다."

- IACC에 참여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어떤 단체들이 내년 6월 한국을 방문하는지? 또 참가자들은 주로 누구이며 또 몇 명으로 예상하는지?
"19차 IACC 참여자 접수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세계적으로 한국의 반부패 활동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에 다른 대회(130개국 1,600여 명) 보다 참석자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 IACC 대회에서 논의 할 큰 의제는 무엇인지? 또 세부 분과프로그램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19차 IACC 의제는 '2030년을 설계하다: 진실, 신뢰 그리고 투명성(Designing 2030: Truth, Trust & Transparency)'이다. 세부 분과프로그램은 의제를 신청 받아서 향후 구성할 예정이다."
 
- 국내의 단체나 개인이 IACC 대회 프로그램에 전부 혹은 일부 참여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참여를 원하는 경우 IACC 홈페이지(https://iaccseries.org)를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아직 신청 접수가 시작되지 않고 있다. IACC에는 참가비가 있으며 조기에 신청하면 참가비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사회 공정성을 해치는 부패가 가장 큰 쟁점"

 - 지금 우리나라와 세계의 가장 큰 부패관련문제는 무엇이라고 평가하는지?
"세계적으로는 더러운 돈(dirty money)이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한다. 파나마 페이퍼스(문건) 등에서 드러난 것처럼 부패한 자금들이 세탁되어 차명재산으로 곳곳에 숨어 있다. '다스'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폭로한 약 1150만 건의 파나마 비밀문건에는 21만 4천여 개의 조세회피용 회사들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이 파나마 문건에는 정부 고위관료, 유명인 등 전세계 부유층이 어떻게 세무조사를 피해서 재산을 은닉했는지에 대한 정보도 포함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조금 다르다. 사회 공정성을 해치는 부패가 가장 큰 쟁점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일련의 사회적 이슈들을 보면 공정성에 매우 민감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한국투명성기구에서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향후 문제가 될 부패유형을 묻는 질문에 이해충돌, 정실주의, 그리고 부정청탁이 높게 나왔다. 뇌물과 횡령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공정과 관련성이 높은 부패를 우려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 한 국가나 사회가 부패를 제거하는 일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한국투명성기구의 조사결과를 하나 더 보자. 부패가 야기할 가장 큰 문제로 공정성 저해가 지목되었다. 그 다음이 사회통합력 저해다. 나는 이 조사에서 정확한 이유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부패는 뇌물이나 반칙을 넘어 사회전반의 공정성을 침해하고 사회통합력을 저해하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기' 위해서는 부패가 없어져야한다. 특히 사회 상층의 지위를 이용한 부패와 불공정행위가 가장 문제다."

- 박사님은 과거에는 노동운동을 했는데 개인적으로 반부패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동가로서 참여하게 된 계기나 동기가 궁금하다. 또 반부패운동을 하면서 느낀 보람도 많을 것 같은데?
"나는 오랫동안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에 참여했다. 민주화가 되고 노동이 공정한 대우를 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반부패운동에 참여하면서 '공정'이라는 화두가 내 생각의 중심에 있다. 공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반칙이 없어야 하는데 부패는 전형적인 반칙이다. 공정한 사회가 되어야 사회구성원들의 창의성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고 이것이 사회와 경제발전의 핵심적인 동력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1세대 대기업을 찾기 어렵다. 중국은 물론이고 미국의 경우에도 10대 기업에 창립 1세대가 많다. 한국인들이 창의성과 도전의식이 부족해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나는 공정한 게임이 이루어지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부패문제 개선이 바로 우리 미래의 삶과 먹거리와 깊이 관련되어 있는 우리 시대의 최대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반부패 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영광이다."

* 이상학 박사는 현재 한국투명성기구 정책위원장/이사, 청렴사회 민관실무협의회 민간의장, 고용노동부 정책자문위원, 대한민국열린정부(OGP)포럼 운영위원, 서울시교육청 계약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민주노총 정책실장(전)과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전)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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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영국통신원,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함석헌평전],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저자. 퀘이커교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국민권익위윈회 청렴포럼위원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