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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을 보도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갈무리.
 홍콩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을 보도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갈무리.
ⓒ SC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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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의 공식 철회를 선언했으나 시위대와 경찰이 또다시 충돌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7일 시위대 수백 명이 몽콕 지역의 프린스 에드워드 전철역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로써 홍콩 정부의 송환법 추진으로 시작된 주말 시위는 14주 연속 이어졌다.

람 행정장관이 지난 4일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 중 하나인 송환법 공식 철회를 선언했으나, 나머지 요구도 모두 수용해야 한다는 일부 시위대가 다시 거리로 나선 것이다.

시위대는 ▲ 송환법 공식 철회 ▲ 경찰의 과잉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를 요구하고 있으나 람 행정장관은 나머지 4개 요구를 거부했다.

이날 시위대는 경찰이 지난 주말 프린스 에드워드 역에서 시위를 진압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요구했다. 당시 경찰은 최정예 특수부대를 투입해 시위대 63명을 체포했다.

홍콩 전철 운영사인 MTR은 시위대의 요구를 거부하고 프린스 에드워드 역을 폐쇄했다. 경찰 측은 그러자 시위대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공격했고, 위협을 느낀 일부 경찰이 역 통제실 안으로 피신했다가 갇히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홍콩에서는 지난 주말 프린스 에드워드 역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에 시위대 3명이 숨졌다는 소문이 급속히 퍼지면서 이날 역 앞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을 두고 가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홍콩 정부는 성명을 내고 "시민과의 대화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악의적인'(malicious) 소문으로 사회 분열을 일으키려는 의도에 매우 유감"이라고 일축했다. 

당초 시위대는 또다시 홍콩국제공항 점거를 계획했으나 경찰이 원천 봉쇄에 나서면서 모든 항공편이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경찰은 공항 입구에서 항공권이나 호텔 예약 내역 등 여행객임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들은 입장을 허용했고, 공항 철도도 홍콩역과 공항역만 열고 나머지 역은 모두 폐쇄하면서 시위대의 이동을 차단했다.

계획이 틀어진 일부 시위대는 홍콩 도심의 몽콕 경찰서 앞에서 도로를 점거하며 불을 질렀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강제 해산에 나섰다. 또 다른 시위대는 쇼핑몰에 모여 연좌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한 73세 남성은 "나는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라며 "만약 젊은이들이 홍콩의 법치와 핵심 가치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온다면 나도 기꺼이 앞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시위대는 8일에도 경찰의 허가를 받아 차터 가든 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관 앞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태그:#홍콩, #송환법, #캐리 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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