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한국 청소년 야구가 미국에게 대역전패를 당하며 11년 만의 우승 도전이 좌절됐다.

이성렬 감독이 이끄는 U-18(18세 이하) 한국 야구 대표팀은 7일 부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U-18 야구월드컵 슈퍼라운드 미국과의 최종전에서 5-8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슈퍼라운드에서 2승 3패로 3위를 기록하게 됐다. 미국은 호주, 캐나다에 이어 한국을 제압하며 4승 1패로 결승 무대에 올랐다. 미국은 8일 결승에서 대만과 대결을 벌이게 됐다. 한국은 같은 날 낮 12시 호주와 3-4위 전을 벌인다. 일본은 한국과 2승 3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승자승 원칙에 의해 5위에 그쳤다.

 
 7일 오후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WBSC U-18 야구월드컵) 슈퍼라운드 한국과 미국의 경기가 8-5 미국의 역전승으로 끝났다. 경기 종료 뒤 한국 선수들이 관중을 향해 인사한 뒤 아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떠나고 있다.

7일 오후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WBSC U-18 야구월드컵) 슈퍼라운드 한국과 미국의 경기가 8-5 미국의 역전승으로 끝났다. 경기 종료 뒤 한국 선수들이 관중을 향해 인사한 뒤 아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떠나고 있다. ⓒ 연합뉴스

 
5점차 지키지 못하고 대량 실점

한국은 지난 6일 한일전에서 극적으로 기사회생했다. 0-2로 뒤지고 있다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연장 승부에서 10회말 3점을 내리 뽑으며 5-4로 승리했다.

미국전에서도 전날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연장 혈투를 치른 후유증이 더 커보였다. 선발 이강준부터 이주엽, 오원석, 장재영, 이승현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미국의 타선에 고전했다.

출발은 완벽했다. 1회부터 한국 타선은 불을 뿜었다. 1회말 김지찬의 3루타와 박주홍의 내야 안타로 선제점을 따냈다. 장재영의 볼넷 출루 이후 이어진 1사 1, 2루 기회에서 박민의 중전 적시타로 한 점을 더했다. 미국의 '에이스' 믹 아벨을 조기 강판시키는 수확을 얻었다. 2회말에도 한국은 2사 만루에서 장재영의 내야 안타로 2점을 더했고, 2사 1, 3루에서 박민의 우전 적시타로 5-0을 만들었다.

하지만 3회부터 미국은 저력을 발휘했다. 로버트 하셀이 선발 이강준에게 투런 홈런을 쳐냈다. 한국은 이강준을 내리고 이주엽을 내세웠으나 4회 초 2점을 허용했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5-4로 좁혀졌다. 쫓기기 시작한 한국은 5회초 수비 실책으로 1점을 미국에 헌납했다. 3루수 송구 실책과 포수의 파울 플라이 실책이 뼈아픈 순간이었다.

5-5 동점 상황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미국은 6회초 공격에서도 막강 화력을 뽐냈다. 놀란 맥린이 쳐낸 공이 중견수 박시원의 글러브에 맞고 뒤로 흘러나갔다. 맥린은 2루까지 출루했다. 이후 무사 1, 3루에서 밀란 토렌티노, 헌터 하스의 적시타로 7-5로 경기를 뒤집었다.

기본기 부족 

초반에 맹위를 떨친 한국 타선은 이닝을 거듭할수록 빈공에 시달렸다. 로사리오를 상대로 5회부터 7회까지 모두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8회말까지 로사리오에게 13타자 연속 범타로 돌아선 한국은 2사에서 강현우, 박시원의 연속 안타로 2명의 주자를 출루시켰지만 후속 타자 이주형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미국은 9회초 1사 2루에서 이승현의 폭투를 틈타 2루 주자 콜비 홀터의 빠른 주루 플레이로 쐐기를 박았다. 한국은 9회말 선두타자 김지찬이 좌전 안타로 출루했지만 후속타자 불발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최대 변수는 태풍이었다. 이날 전국이 태풍 영향권에 돌입했고, 대회가 열린 부산광역시 기장군도 폭우에 휘몰렸다. 이에 경기 시작이 지연됐고, 메인 경기장 대신 3구장으로 옮겨서 치렀다. 한국과 미국이 모두 같은 조건이었지만 미국이 더욱 빨리 적응했다. 반면 한국은 줄곧 플라이볼을 제대로 잡지 못하며 실책을 연발했다. 기본기에서 큰 격차를 보였다.

한국은 숙적 일본에게 승리했지만 대만, 호주에게 패하며 11년 만에 노린 우승의 꿈 역시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한국 미국 U-18야구월드컵 야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신뢰도 있고 유익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