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의 상품 거래 등으로 벌어들인 돈이 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은 지난해보다 10% 가량 줄었지만, 주식 등 투자소득이 역대 최대를 나타내면서 경상수지 흑자 흐름이 이어졌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7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7월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69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93억5000만 달러 이후 9개월 만에 최대 흑자를 기록한 것. 경상수지는 앞서 지난 4월 일시적으로 적자를 기록했었는데, 이후 3개월 연속 흑자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상품수지 흑자는 61억9000만 달러로 2018년 7월 107억9000만 달러에서 크게 줄었다. 올해 7월 수입이 420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 감소했는데, 수출은 482억6000만 달러로 10.9%나 줄어든 영향이다. 수입보다 수출이 더 크게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를 나타냈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수출 감소의 경우 세계 교역량이 줄고, 반도체와 석유류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라며 "수입은 유가하락 영향으로 감소했지만 (그 중) 소비재 수입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관광객 늘어 여행 적자 축소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여행수지와 운송수지가 개선되면서 2018년 7월 30억9000만 달러에서 올해 7월 16억7000만 달러로 줄었다. 여행수지 적자는 14억9000만 달러에서 11억8000만 달러로 감소했고, 운송수지 적자도 5억6000만 달러에서 3억6000만 달러로 축소됐다.
여행수지 적자는 우리나라에서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보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더 많이 늘면서 전년동월대비 기준 11개월 연속 개선됐다. 지난 7월 출국자수는 264만3000명으로 전년비 5.9% 증가했고, 입국자수는 144만8000명으로 15.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국인 입국자수는 전년비 26.5% 늘어난 51만9000명을 기록하면서 2017년 3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조치로 중국이 한국관광을 제한하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올해 7월 일본인 입국자수도 27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19.2% 증가했다. 지난 6월에 비해서는 2.7% 감소했다. 일본 수출규제가 지난 7월1일 발표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 일본인 여행객이 줄었는지는 8월 통계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은 쪽은 설명했다.
해외투자 늘면서 소득 역대최대
지난 7월 해외에서 노동이나 금융거래 등으로 벌어들인 돈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의 흑자규모는 30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중 급료 및 임금의 경우 8000만 달러 적자를 보였지만, 투자로 벌어들인 돈은 30억8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배당소득은 19억3000만 달러, 이자소득은 11억5000만 달러였다.
문 부장은 "전반적으로 투자소득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그 동안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돼 (우리나라 기업들이) 벌어들인 외화로 해외증권·채권투자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이자·배당소득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해외투자 잔액은 2010년 1440억 달러, 2015년 2859억 달러, 올해 6월 말 4088억 달러 등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는 것이 한은 쪽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해외 투자액이 커지면서 기조적으로 배당금도 늘어나게 되는 것"이라며 "안정적으로 외화가 들어오는 것이어서 경상수지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