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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물건을 쓰고 사용하면서 우리는 자신이 쓰는 물건에 대해 알아가게 된다. 쓰면서 자신의 손에 익어가는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기업의 팬이 되기도 한다. 자신의 선호에 따라 특정 업체의 자동차만을 구매하는 마니아들도 있다. 가전제품의 경우 특정 업체의 것이 오래 간다며 애용하는 이들도 있다.

이렇듯 우리는 대개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에 대해 알고서 물건을 사용한다. 그런데 어떤 기업의 제품은 그 존재가 너무나도 당연해서 우리가 사용하는지 미처 알지 못하기도 한다. 이들 제품은 자연스럽게 우리들의 일상생활이나 문화요소의 하나로 다가왔다.

이들 기업의 힘은 이미 어떤 면에서는 국가를 초월하고 있고, 이들 기업이 제공하는 물품이나 서비스는 독점적이기에 다른 대안도 없다. 그러면서도 독점적인 대기업의 이미지 보다는 자유롭고, 과학기술에 기반한 이미지를 만들어낸 기업들이 있다. 바로 구글과 페이스북같은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식 우리의 삶을 바꿔가고 있다. 페이스북의 추천에 따라 소식을 접하고, 아마존에서 추천한 물건을 산다. 그러나, 이것이 정말 좋은 일인지는 생각해 봐야한다.
 
 생각을빼앗긴세계
 생각을빼앗긴세계
ⓒ 최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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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빼앗긴 세계'의 저자 프랭클린 포어는 과거 뉴 리퍼블릭이라는 전통있는 잡지의 편집장을 지냈던 인물로, 진보적인 성향이고 글과 책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그는 이 책에서 네 개의 거대 테크 기업들, 애플과 아마존, 구글과 페이스북에 대해 비판을 아끼지 않는다. 책의 표지도 매우 독특하게 생긴 것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함축하고 있다.

고도의 발달된 과학 기술과 실리콘 밸리의 자유주의적인 문화가 합쳐져서 성장한 테크 기업들은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본사가 위치한 국가뿐 아니라 전세계 다양한 지역에 진출해 있다. 경제 규모는 이미 웬만한 기업에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다.

또한 이들 기업은 자신의 분야의 독점적 사업자다. 과거의 어떤 자동차 회사도, 어떤 식품 회사도 완벽한 독점을 이뤄내지 못했지만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은 엄청난 점유율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이 되었다. 어떤 기업들은 아예 이들 기업에 인수합병되는 길을 택하기도 한다. 이들에게 경쟁은 의미가 없다.

이들 테크 기업들의 회장들은 스스로를 알리는데도 매우 적극적이고, 그들은 나름의 특징을 가진 유명인사다. 스티브 잡스와 주커버그를 두고는 다양한 미디어 매체가 창작물을 만들어냈고, 단순한 고객과 사업가의 관계가 아닌 지도자로 그를 받드는 사람들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구글과 아마존의 경영자들도 엄청난 명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책이 말하는 이들 기업들의 가장 큰 특징은, 이 기업들은 그 어떤 과거의 기업이 할 수 있었던 것 이상으로 인간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 잘 나갔던 기업들이 물건을 팔고 거대 생산 시설을 구축하더라도 인간 정신에 영향을 주는 정도는 제한되어 있었다. 반면, 구글과 페이스북같은 기업들은 우리가 생각하고 사고하는 방식 자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들은 특정 글을 사람들의 눈에 보이게도, 보이지 않게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에서 발생하는 구매의 3분의 1은 추천에 의한 것이다. 구매자는 알고리즘에 따라 추천된 행동으로 유도된다. 저자는 글을 쓰는 사람의 하나로서, 아마존에 매우 비판적이다. 아마존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세계가 펼쳐진 것은 사실이다. 또한 소비자들은 이를 간단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작가들의 근간이 되었던 출판사들은 큰 타격을 입었고, 작가들의 경제적 처지는 비참한 수준으로 크게 뒤떨어졌다. 때문에 작가의 고된 노동이 오랜 시간 투여되어야 하는 상품인 글의 특성상 출판의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는 것이 저자의 의견이다.

책에서 또 하나의 예로 소개된 기업은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은 회사가 보유한 나름의 길고 어려운 알고리즘을 통해서 이용자가 무엇을 볼지 정리해서 한정된 글을 보여준다. 놀라운 점은 저자에 따르면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60퍼센트 가량이 페이스북에 알고리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한다.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은 많은 부분이 베일에 쌓여 있다. 페이스북은 자신들의 선한 행동에 대해 발표하기도 하지만, 그 사실이 페이스북이 하나의 기업이라기에는 비현실적으로 강한 권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숨기지는 않는다.
 
페이스북이 갖고 있는 감정적, 심리적 파워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적어도 페이스북은 이를 의심하지 않는다. 페이스북은 선한 행동을 이끌어내는 사회적 압력을 살짝 높여서 투표율을 높였다고 자랑하고, 그 결과를 학술지에 발표하기까지 했다. (중략) 이 세상 어떤 기업도 민주주의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그렇게 정확한 숫자까지 동원해서 자랑하지 않는다. 다른 기업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하나의 기업이 감당하기에는 지나치게 큰 권력이기 때문이다. - 102~103P

이런 기업들이 출현하고 소비자들이 도움을 받고, 그들이 때때로 선한 행동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런 거대 기업들이 어떠한 선한 의도를 가지는지, 어떤 부차적 효과를 주었는지가 아니다.

이들은 너무나도 강한 힘, 막대한 양의 시민들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검색의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특정 방향으로 사람을 생각하게 할 수도 있고, 어떤 기업이나 단체의 글은 보이지 않도록 조작할 수도 있다. 책은 거대 기업들이 자신의 힘을 이용해서 교묘한 면세 조치에 접근하고, 성공하는 모습도 그려낸다. 이들은 정치인들과 끈끈한 관계를 가지고 있고 선거에 간접적으로 지원을 하기도 한다. 

저자는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데이터보호국이 필요하다고 보고 강한 규제의 필요성을 외친다. 데이터를 이용해 돈을 버는 기업들은 민주주의를 훼손하지 말아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나아가 정부는 개인 정보를 관리하는 기업이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억누르지 못하게 하고, 기업들이 다양한 정보원이나 관점에 접근할 권리를 평등하게 제공하도록 해야한고 본다.
 
1994년 앤서니 케네디는 "국민이 다양한 정보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존재해야 하는 가장 고차원적인 이유"라고 했다. - 258P
 
저자는 일반인들의 데이터는 당연히 일반인들이 소유해야 하는 것이고, 그들을 은밀하게 추적하는 기업들이 데이터를 다 가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은 잊기 쉬운 생각이다. 일상적으로 위에서 소개된 기업들의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다면, 가끔은 이 업체가 나를 너무 잘 아는 것은 아닌가, 이래도 되나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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