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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하다'를 옛날 배움책에서는 뭐라고 했을까요?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99
▲ "생산하다"를 옛날 배움책에서는 뭐라고 했을까요?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99
ⓒ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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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우리나라의 발달 6-1'의 13, 14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3쪽 넷째 줄에 나오는 '사립문'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옵니다. '도둑이 없어서 밤에도 사립문을 닫지 아니하였다'는 말 속에 나오는데 '사립문'은 왜 '사립문'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잇달아 들었습니다.

말모이(사전)를 찾아보니 '살+입+문'의 짜임으로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끝에 있는 '문'은 한자말이지만 모르는 사람이 없을 테고 '살'과 '입'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화살'의 '살'이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사립문을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게 나뭇가지의 잔가지를 추리고 '살'같은 작대기를 만들어 엮은 것이니까요. 

그리고 '입'은 '입다'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얼른 들었습니다. '입다'에 '옷을 몸에 꿰거나 두르다'는 뜻이 있으니까 '살을 꿰거나 둘러 만든 것'이라는 뜻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잘 아시는 분의 밝은 풀이를 듣고 싶습니다.

여섯째 줄과 일곱째 줄에 되풀이해 나오는 '내다'라는 말이 반가웠습니다. 이 말은 '나다'의 '하임꼴(사동형)'인데 요즘 책에서는 이 말이 아닌 '생산하다'는 말을 쓰기 때문에 보기 어려운 말입니다. 하지만 처음 본 사람들도 '나다'가 가진 여러 가지 뜻 가운데 이와 비슷한 뜻이 있기 때문에 얼른 뜻을 알아차릴 수 있었을 거라 믿습니다. 뒤에 이어서 나오는 '누에를 치고', '베를 짜고' '옷을 입고'하는 말과 '익힘'이나 '견주다'는 말도 반가운 말이었습니다.

열여섯째 줄에 나오는 "나라 일은 누가 어떻게 움직여 갔는가?"라는 월은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서 더 반가웠습니다. 그 가운데 '움직여 갔는가'가 더 반가웠는데 요즘 배움책이었다면 '운영해 갔는가'라고 했지 싶기 때문입니다.

14쪽 셋째 줄과 넷째 줄에 걸쳐서 '세 나라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를 살피고'가 나옵니다. 이 말도 참 쉬운 말이라 좋습니다. '삼국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살피고'라고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줄에 나오는 '더듬어 보자'도 참 좋습니다. '더듬다'에 '똑똑하지 못한 것을 짐작하여 찾다'는 뜻이 있기 때문에 요즘 흔히들 '짐작해 보자'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렇게 써도 된다는 것을 알게 해 주니 말입니다.

여섯째 줄에 나오는 '움직임'도 좋고 일곱째 줄에 나오는 '한 떼'라는 말도 반가운 말입니다. 이어서 나오는 '나려오다가'는 요즘에는 '내려오다'가 대중말(표준어)가 되어서 그렇지 그때 만해도 두루 쓰는 말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곱째 줄과 여덟째 줄에 나오는 '나라를 세우고'는 '건국하고'라는 말을 쉽게 풀이한 말이라서 좋고 열한째 줄과 열둘째 줄에 걸쳐 나오는 '먼저 들어와 살던 사람들'도 쉬워서 좋습니다. 이렇게 옛날 배움책을 보면서 이런 쉬운 말로 같은 뜻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짜장 기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쉬운 말로 된 배움책을 얼른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경남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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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으뜸 글자인 한글을 낳은 토박이말, 참우리말인 토박이말을 일으키고 북돋우는 일에 뜻을 두고 있는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 맡음빛(상임이사)입니다. 토박이말 살리기에 힘과 슬기를 보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