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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이마트 전자매장 입구,
 대구의 한 이마트 전자매장 입구,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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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마트인 이마트 전자매장 매니저들이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고객들을 비하하거나 여성고객을 성희롱하고 고객 정보를 불법으로 공유한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과 대구소비자단체협의회,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3일 오후 이마트 월배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월 말 이마트에 근무하는 한 제보자로부터 받은 내용"이라며 채팅방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SNS에는 지난해 6월 9일에서 7월 2일까지 이마트 전자매장인 '일렉트로 마트' 매니저들이 고객이 맡긴 전자제품을 A/S하거나 일상적인 근무시간에 나눈 대화 내용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난해 6월 8일 이 단체 대화창에는 고객이 맡긴 컴퓨터를 수리하면서 "이 미친X, 여친은 남친이 지 사진 저장하고 컴터 맡기는 걸 알까?", "소라넷 회원이나 봐" 등의 말과 함께 사진을 공유했다. 

또 지난해 6월 15일에는 한 매니저가 손님이 맡긴 휴대전화를 언급하며 "돼지 같은 X들", "미친 오크 같은 X", "XX, 리액션 X같아서" 등의 비하 발언을 했다. 

이들은 매장을 다녀간 여성 연예인에 대해서는 "노래도 못해, 연기도 못해", "몸매는 33한데 꿀리지" 등 성희롱 발언을 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이 3일 공개한 이마트 전자매장 매니저 단체 채팅방 대화 내용. 여성 성희롱과 고객을 비하하는 내용 등이 들어 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이 3일 공개한 이마트 전자매장 매니저 단체 채팅방 대화 내용. 여성 성희롱과 고객을 비하하는 내용 등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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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에 따르면, 제보자는 지난해 12월경 관련 자료를 입수하고 올해 3월에 이마트 본사 신문고에 상황을 알리며 시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마트 측은 직원 개인들의 사적 행위로 여기고 증거자료 확보나 조사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는 이마트 직원들의 소비자 인권침해와 성희롱 실태를 공개하면서 제보 내용을 접할 당시의 놀라움을 다시 상기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건은 고객의 인권을 침해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마트 고객들은 면전에서는 '고객'으로 대우받는 듯했지만 뒷전에서는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욕설과 비하, 성희롱 및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당하고 있었다"면서 "이마트는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강혜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표는 "고객 정보를 소중히 여겨야 할 직원들이 윤리성도 저버린 채 불법적으로 빼낸 정보로 성희롱을 했다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며 "이런 일이 과연 이마트만의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주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매장 매니저들이 지나가는 여성 몸매를 품평하거나 노인을 혐오하거나 하는 것은 개인적인 일탈이 아니다"라며 "해당 제보자는 이 문제를 이마트에 분명히 이야기했지만 처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승익 변호사(대구참여연대 감사)도 "고객의 컴퓨터에서 사진을 유출한 것은 개인정보법과 성폭력특별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고객을 모욕하는 수준을 넘어 범죄행위이기 때문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 시민단체들이 3일 공개한 이마트 전자매장 매니저들의 단체 대화방 대화 내용. 여성 성희롱 등이 담겨 있다.
 대구 시민단체들이 3일 공개한 이마트 전자매장 매니저들의 단체 대화방 대화 내용. 여성 성희롱 등이 담겨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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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은 "이마트가 소비자 인권 침해와 성희롱, 개인정보 유출을 한 것은 심각한 사회적 범죄"라고 지적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검찰이 즉각 수사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또 "일부 매니저들의 일탈은 개인들의 사적인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기업 차원의 문제"라며 "관련 정황을 인지하고도 적극적으로 조치하지 않은 이마트의 최고 경영자 공개사과, 자체 조사 및 징계,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대구 시민단체들은 "이번 문제를 전국적인 사안"이라 보고 "서울을 비롯해 전국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대기업의 반인권적, 반여성적 행태가 개선될 때까지 시민행동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마트 측은 "부적절한 일탈행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신속히 진상조사에 착수해 사규에 따라 엄중징계하고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하고 필요하다면 수사의뢰나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혀왔다. 

태그:#이마트, #단체 대화방, #성희롱, #비하발언, #불법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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