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조국 국회 인사청문회는 열리지도 않고 시끄럽더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공정위원장 후보 인사청문회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수준 이하 발언으로 어수선하다.

먼저 최기영 과기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오간 말을 살펴보자면,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은 최기영 후보에게 "아내 관리도 제대로 못 하는 사람이 수십조 원의 예산을 사용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겠느냐"는 말을 했다.

아내를 '관리' 한다고?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이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내는 관리당하는 사람이 아니다. 한 가정의 주체인 아내와 남편의 관계가 동동해야 함은 따로 역설할 필요도 없는 주지의 사실이다. 비록 무늬만 그럴싸한 평등이라고 해도, 어떻게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의 입에서 아내를 관리 받는 대상으로 비하할 수 있는가.

아내를 관리받는 대상으로 전락시킨 박 의원의 발언은 권위주의적인 가부장에 찌든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박성중 의원은 아내를 관리 받는 대상으로 전락시킨 발언을 책임지고 사죄해야 한다.

다음은 조성욱 공정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벌어진 점입가경이다.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은 조후보자에게 "아직 미혼인 것으로 아는데, 대한민국의 제일 큰 문제는 출산을 안 하는 것"이라며 "본인 출세도 좋지만, 국가 발전에도 기여해달라"는 발언을 해서 후보자를 모욕 주었다. 너무 한심한 수준의 발언이라 논할 가치가 있나 싶을 정도다. 청문회장에서 나온 질문이었다. 공정위원장이라는 직위는 결혼안한 사람은 수행할 수 없는 직책인가?

그리고 '미혼'이 아니라 '비혼'이다. 아직 못한 것이 아니라 안한 것일 수도 있는데 미혼이라 단정 짓다니. 정갑윤 의원은 이 발언으로 성평등 감수성이 일천함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여기서 하나 묻자. 자유한국당에서 내세웠던 전 박근혜 대통령이 기혼자였나? 정 의원은 나라와 결혼하겠다던, 비혼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혼을 문제 삼았었나?

조성욱 후보자에게 출산율 저하의 책임을 추궁하는 언어도단은 대체 어떻게 성립할 수 있는가. 임신과 출산은 선택의 문제다. 기혼자라고 해서 반드시 아이를 가져야하는 것도 아니고, 독신이라고 해서 아이를 가지지 못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출산율이 그렇게 걱정이라면, 해마다 해외로 입양시키는 무수한 영아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대체 아이가 없어 안타까워 죽겠다는 이 나라에서 왜 그리도 귀한 아이를 해외로 무수히 보내고 있는 것일까. 정갑윤 의원은 이것부터 살펴보고 답해야 하지 않을까.

여성의 몸은 출산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자료 제출 요구하는 정갑윤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윤석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에게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출산율이 정말 걱정이라는 정 의원은, 출산율의 저하 양상이 중산층에선 약하고 저소득층에서 더 심각한 이유가 뭔지를 깊게 생각해본 적이나 있을까. 거칠게 말하면, 나 먹고 살 것도 없는데, 애를 낳아 키울 수 있을 리 없다.

양육비용은 어마어마하게 드는데 복지는 한심한 수준이고, 어디서 살지, 어떻게 살지도 막막한 사람들이 대체 어떻게 아이를 낳아 키울 깜냥을 낼 수 있단 말인가. 성 평등 감수성은 둘째치고, 출산율에 대한 진정한 고민을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매우 안이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그의 발언은 국가가 내놓는 출산정책마다 왜 허당인지, 그 이유를 절감하게 해준다.

정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부실한 국가 출산 정책에 대한 책임은 방기한 채, 개인 비혼 여성에게 출산하지 않은 일을 감히 비판할 수 있는 몰염치부터 반성해야 한다. 후보자가 비혼의 남성이었다 해도, 왜 결혼하지 않아 아이를 낳지 않느냐고 책임을 물었을까.

정갑윤 의원님,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여성의 몸은 출산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죄하세요.

며칠 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해묵은 지역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발언을 했다. (관련 기사: 어제는 "광주일고 정권" 오늘은 "북한행"... 나경원의 반 문재인정부 발언 '폭주') 자유한국당은 원내대표를 필두로 서로 아무 말 하기 대회라도 펼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다.

말은 참 쉽다. 하지만 그 말에 다치는 사람의 삶은 그렇게 쉽지 않다. 국민을 대표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 국민들이 무엇에 아프고 상처받는지를 제대로 살피고 말하시라. 아무말 이나 막 던지지 말고.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 게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책, 영화를 좋아하고 그에 관한 글쓰기를 합니다. 세상을 낯설고 예민하게 보려고 애쓰는 중입니다. 익숙함에 길들여지지 않으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