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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준 이장이 그가 일구는 과수원에서 사과나무를 가꾸고 있는 모습.
 이기준 이장이 그가 일구는 과수원에서 사과나무를 가꾸고 있는 모습.
ⓒ <무한정보> 김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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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사진가, 이장.

충남 예산군 고덕면에서 사과밭을 일구는 이기준(68)씨의 직업이다. 정식 사진작가로 이름을 올리진 않았지만, 농사를 지으며 틈틈이 시간을 내 사진을 찍는다. 그는 어떤 계기로 사진 찍는 매력에 빠졌을까? 예순을 넘기던 해, '컴퓨터를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에 예산군농업기술센터로 향했다. 정보화 교육에서 배운 것을 활용해 블로그를 운영했고, 사진에 관심 가지는 계기가 됐다.

"블로그를 운영하며 우리 과수원 이야기도 담고 직거래 판매도 했어요. 블로그에 사진을 계속 찍어 올리다 보니, 사진 찍는 것에도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사진 배우고 싶다는 사람들을 모아 기술센터에 사진강좌 개설을 요청했고,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단다. 소소하게 이어지는 수상 행보는 배움의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예산군 농업인 정보화대회' 사진전에서 최우수상 받으면서 '사진을 깊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산군사진작가협회에 들어가 배우고, 농한기면 서울에 학원을 등록할 정도로 '열정가득' 이었다.

"농사일하면서 사진도 찍고, 정신없이 몰두했죠. 그때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을 잘 찍는법을 배운 것 같아요. 요즘은 그렇게까지 하지 못하고, 틈틈이 시간 날 때 혼자 나가는 편이에요"

순간을 찍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니 체력적으로 부담이 올 때도 있지만, 여전히 사진은 삶의 활력소다.

"지금까지 살면서 받은 상장은 초등학교 때 개근상 뿐인데, 60살 넘어 배운 사진으로 상을 받으니 뿌듯하죠. 사진 찍는 것이 참 재밌어요."
 
 충청남도 사진대전 대상 수상작 ‘휴식’.
 충청남도 사진대전 대상 수상작 ‘휴식’.
ⓒ 무한정보 <이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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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8월 24일 서산시문화회관에서 열린 '제49회 충청남도 사진대전 시상식'에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작은 오래전부터 구상해온 사진이란다.

"한여름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땀과 수고를 조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람 사는 모습을 사진에 담는 것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사람을 따라 사진 찍으러 다니죠"

그가 차분히 말을 잇다가 "사람 찍은 사진들 구경하실래요?" 하고 선뜻 작업공간에 초대한다. 평창동계올림픽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선수들의 순간들, 고덕면민체육대회 주민들 모습, 예산오일장 장꾼들의 일상이 담겨 있다. "재밌죠?"라고 묻는 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진다.

"사람 사는 모습이 최고예요. 한창 배울 때 마을에 카메라 들고 다니며 주민들 일하는 모습 찍고 그랬어요. 앞으로는 시장 사진을 집중적으로 찍어보려고요. 시장은 사람 사는 모습이 꾸밈없이 그대로 나오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한마디를 묻자 "사진을 처음 배울 수 있도록 해준 기술센터 정보화 교육 담당자분들께 감사하다는 얘길 꼭 담아달라"고 당부한다.

고향인 이곳에서 터전을 지키고, 10년여 넘게 마을 일을 맡아 지내고 있는 그는 '사진가 이장님'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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