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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비사슴병에 대한 보도가 각 언론사를 통해 확산되고 있습니다. 좀비사슴병으로 알려진 광록병은 최근에 갑자기 증가하는 질병이 아닙니다.
 좀비사슴병에 대한 보도가 각 언론사를 통해 확산되고 있습니다. 좀비사슴병으로 알려진 광록병은 최근에 갑자기 증가하는 질병이 아닙니다.
ⓒ 네이버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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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몇 언론사에서 외신 보도를 인용해 '좀비사슴병'이라는 타이틀로 10년 내에 좀비사슴병이 인간에게도 유행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좀비사슴병'이라는 명칭은 실제로 통용되는 명칭은 아닙니다. 정식 명칭은 '광록병(Chronic Wasting Disease, CWD)'이며, 광우병의 사슴판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광우병과는 엄연히 다른 질환입니다. 광록병은 흰 꼬리 사슴, 노새 사슴, 붉은 사슴, 엘크 및 순록 등을 자연적으로 감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광우병과 광록병은 프리온 질환(prion disease) 또는 전염성 해면상 뇌병증(Transmissible Spongiform Encephalopathy, TSE)이라고 불립니다. 프리온 질환은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드문 진행성 신경 퇴행성 질환입니다. 이 병은 긴 잠복기 기간, 뉴런 손실과 관련된 특징적인 해면체 변화 및 염증 반응을 유발하지 않는 것으로 다른 질병과 구별됩니다.

광록병과 같은 프리온 질환을 가진 동물은 프리온 단백질이 천천히 뇌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여러 가지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증상이 삼키기 어려움, 과도한 타액 분비, 갈증 증가, 특이한 행동, 마비 등 좀비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좀비사슴병'이라고 불리는 것 같습니다. 이런 증상은 동물이 죽기 몇 주에서 몇 달 동안 지속될 있지만 일부 동물은 이와 같은 임상 증상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광록병의 원인 물질은 프리온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프리온'이라는 단백질은 전염성이 있으며, 정상적인 단백질에 영향을 주어서 감염성을 지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단백질분해효소나, 열, 방사선 및 포르말린 처리 등에 의해 감염력은 저하될 뿐이지 감염역이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프리온을 처리하는 과정이 매우 힘든 것입니다. 그러므로 광록병과 같은 프리온 질환은 빠르게 진행되며 광우병에서 알려진 것과 같이 치명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광록병, 우리에게 어떤 해를 끼칠까
 
 북미지역에서는 광록병의 발병 상황이 지속적으로 감시되고 보고되고 있습니다.사슴을 사육하거나 사냥을 하는 북미 이외의 나라에서도 광록병의 발병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습니다.
 북미지역에서는 광록병의 발병 상황이 지속적으로 감시되고 보고되고 있습니다.사슴을 사육하거나 사냥을 하는 북미 이외의 나라에서도 광록병의 발병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습니다.
ⓒ cwd-inf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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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질병관리본부(CDC)에서는 현재까지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보고되는 광록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광록병은 미국 대륙의 최소 24개 주와 캐나다의 2개 주에서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광록병은 노르웨이, 핀란드 및 스웨덴에서 보고가 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보고가 있습니다. 즉, 우리나라도 광록병의 청정 국가는 아닌 것입니다. 

최근 좀비사슴병이라는 이름으로 광록병 보도가 나오면서 유명해졌지만, 광록병은 이미 1967년 미국 콜로라도 연구소에서 보고가 있었던 이래로 지금까지 꾸준히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 캐나다로부터 수입된 엘크로부터 광록병 감염사례가 발견된 이후 종종 국내 발생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광록병은 과거 20여년 이상 꾸준히 확산되어온 질환입니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것과 같이 최근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질병은 아닌 것입니다. 

현재 광록병이 인간에게 전염 될 수 있음을 암시하는 직접적인 과학적 증거는 없습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광록병을 일으키는 프리온 단백질이 대변, 타액, 혈액 또는 소변과 같은 체액을 통해 직접 접촉하거나 토양, 음식 또는 물의 환경 오염을 통해 간접적으로 동물 사이에 퍼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광록병에 걸린 사슴에게서 유래한 조직은 사람이 사용하거나 소비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비록 아직까지는 인간에게 전염이 된다는 보고는 없었지만, 프리온 단백질의 특성상 전염이 안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광록병에 걸린 사슴의 프리온 단백질이 오랫동안 환경에 남아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므로 감염된 사슴이나 엘크가 죽은 후에도 다른 동물들이나 인간에게 전염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사슴 광록병은 감염 지역에서의 전염 비율이 10%를 넘고, 일부 지역은 25%에 달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포획된 사슴 무리에서는 감염비율이 75%에 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안전할까
 
 한의원 및 한방병원에서 치료목적으로 사용하는 한약재인 녹용의 원산지는 러시아와 뉴질랜드산 녹용을 사용합니다. 이들 두 나라에서는 아직까지 광록병의 발생이 보고되고 있지 않았습니다.
 한의원 및 한방병원에서 치료목적으로 사용하는 한약재인 녹용의 원산지는 러시아와 뉴질랜드산 녹용을 사용합니다. 이들 두 나라에서는 아직까지 광록병의 발생이 보고되고 있지 않았습니다.
ⓒ 대한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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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들의 녹용 사랑은 중국인들과 더불어 세계적입니다. 그래서 일선 한의원에서 한약 상담을 하다 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생녹용을 한약에 넣어달라는 부탁들 받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한약은 엄연한 약입니다. 한약에 개별적으로 구해온 생녹용을 넣어달라는 부탁은 약재가 뭐든지 많이 들어가면 좋다는 잘못된 생각에서 기인된 것입니다. 또한 한의학적으로는 추운 지역에서 들여온 녹용을 약효가 좋은 것으로 보는데, 러시아의 시베리아나 뉴질랜드의 남섬 등에서 생산된 녹용을 한약재로 취급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도 광록병 발병의 보고가 있는 등 광록병 청정지역은 아닙니다. 녹용 등의 소비가 많은 우리나라는 광록병 발병 보고가 빈번하지만 소비가 적은 북미지역보다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서 한약재로 유통되고 있는 녹용의 경우 대부분 러시아산과 뉴질랜드산 녹용을 사용합니다. 러시아와 뉴질랜드는 광록병 발병 보고가 없는 광록병 청정국가이므로 지금까지는 안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나라에서 광록병 보고가 나온다면 역시 조심해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광록병의 보고가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국내의 사슴고기, 녹용 및 녹혈과 같은 사슴의 부산물을 소비하는 경우 해당 사슴이 광록병의 위험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까지 좀비사슴병, 즉 광록병의 위험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북미지역 광록병의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광록병의 발생 상황을 지속적으로 예의 주시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덧붙이는 글 | [참고문헌]
https://www.cdc.gov/prions/cwd/transmission.html
https://www.cwd-info.org
http://www.inspection.gc.ca/animals/terrestrial-animals/diseases/reportable/cwd/eng/1330143462380/1330143991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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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면허의사(의사+한의사). 한국의사한의사 복수면허자협회 정회원. 올바른 의학정보의 전달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의학과 한의학을 아우르는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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