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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하기로 한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하기로 한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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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하는 흐름이 지속됐습니다."(7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미-중 무역분쟁이 좀처럼 타결되지 못하고 있고, 대외여건이 우리 경제에 상당히 큰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8월 이 총재)


세계 경제를 바라보는 한은의 시선이 한층 더 무거워졌다. 30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했다.

이후 마련된 기자설명회에서 이 총재는 보호무역 강화 등 최근의 세계 경제 흐름에 대해 시간을 들여 상세하게 소개했다. 지난달에는 "최근 대외 경제여건이 빠르게 변화한 측면이 있다"는 등 짧게 언급했었는데, 이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보호무역, 신흥국 금융위기... 암울한 세계경제

이날 이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이 악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그에 따라 많은 나라들이 자국 우선 원칙으로 보호무역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지정학적 리스크, 브렉시트를 둘러싼 움직임, 미국과 유로 국가에서의 포퓰리즘 정책, 일부 신흥국의 일종의 금융위기, 이런 것이 동시 다발적으로 같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계경제의 침체 가능성, 소위 'R(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라는 것이 부쩍 늘어나는 것이 작금의 상황입니다."

이 총재는 "많은 나라들이 이 같은 경기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금리를 속속 내리고 있고, 국내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앞으로) 대외 리스크 요인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이것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종합적으로 보고 정책을 펼치겠다"고 했다. 현재에는 이 같은 세계 경제 흐름이 우리 경제 성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황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현재도 재정·통화정책 같은 방향"

또 지난 29일 정부가 내년 재정지출을 크게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에 따라 한은이 당장 금리를 내려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이 총재는 강조했다. 그는 "사실상 경기가 어렵다 보니 (한은이 완화적으로)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정부도 재정을 확장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총재는 "현재도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이렇게 발표했다고 곧바로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은 크게 의미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의 통화정책도 경제활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운용되고 있다"며 "완화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에는 1.5%의 금리로도 우리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 경제가 더 악화한다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릴 여력은 남아 있다고 이 총재는 설명했다. 그는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낮아져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거에 비해 정책여력이 충분하다 말할 수는 없다"며 "그렇지만 앞으로 경제 상황에 따라 필요하면 대응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여력은 갖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금리 인하폭 조정? "25bp가 적절"

다만 한은은 금리 인하의 폭을 줄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한은이 2000년대 들어 금리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면서 정책금리 조정폭을 25bp(0.25%)로 해왔다"고 말했다. 이는 실물경제나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어느 정도 효과를 가져오는 최소단위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총재는 "일부 (다른 나라) 중앙은행이 25bp보다 적은 폭으로 조정한 사례는 있지만 이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금리가 매우 낮아져 정책여력이 크게 축소된 경우였다"고 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한은이) 기준금리 조정폭을 25bp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한은은 조동철·신인석 금통위원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0.25%포인트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수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태그:#한국은행, #기준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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