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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가 장완익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장 주재로 열리고 있다.
 28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가 장완익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장 주재로 열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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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임직원들이 가습기 살균제 제품 '119가습기살균제'와 관련해 제품 출시 당시(1997년도) 흡입·독성 실험을 하지 않았다며 안전성 검증이 부실했음을 인정했다.

28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전날에 이어 열린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장완익, 아래 사참위) 주최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 나온 박헌영 LG생활건강 대외협력부문 상무는 "여러 가지 일반적인 자료들, 독성학에 의거해 시뮬레이션 한 결과"라며 "(신제품 출시 전에도) 해당 물질과 관련한 흡입독성 실험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119가습기살균제에 사용된 물질은 염화벤잘코늄(Benzalkonium chloride, 아래 BKC)과 Tego51이다. LG는 최근까지도 이 두 물질이 독성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특조위에 따르면 2017년 LG는 가습기피해자들의 모임에 'BKC와 Tego51에 대해 독성실험을 했고 안전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보고서 내용과 달리 시뮬레이션만 했고 실험은 하지 않은 것이다. 

이날 청문회 자리에서는 BKC에 대한 정부의 흡입독성 실험 결과가 최초로 공개됐다. 서동석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산업화학연구실 연구위원은 흡입독성실험 결과 BKC는 장기간 반복 흡입했을 경우 호흡기 계통(비강, 후두, 폐 등)의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BKC는 소독제와 피임용 살정제 등에 사용되는 물질로 섭취할 경우 소장 전체에 걸쳐 궤양·점상 출혈의 위험이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2017년에 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환경청도 '집에서 사용하는 항세균 제품의 경우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 그러나 가습기의 호흡 노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BKC의 위해성을 언급했다. 즉, LG생활건강이 살균제 개발에 사용한 BKC는 가습기에 넣어 호흡기로 노출되는 용도로 사용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2017년 LG생활건강이 제출한 자사 가습기살균제 제품 관련 안전성평가보고서.
 2017년 LG생활건강이 제출한 자사 가습기살균제 제품 관련 안전성평가보고서.
ⓒ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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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장완익, 아래 사참위)의 주최로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가 열렸다.
 28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장완익, 아래 사참위)의 주최로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가 열렸다.
ⓒ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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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청문회에서는 LG생활건강이 환경보건시민센터에 제출한 유럽화학물질청(ECHA) 자료도 지적됐다. 해당 자료는 LG생활건강 제품의 안전성과 타당성을 전혀 입증할 수 없다는 것. 최예용 사참위 부위원장(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이들이 제출했던 자료는 BKC의 경구독성을 입증한 것으로, 코로 흡입하는 제품의 유해성과는 무관한 자료"라며 "이런 잘못된 비교대상을 근거로 안전성을 입증하려고 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편 박헌영 상무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배·보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우리도 국가 기관에서 진행하는 (자사 제품과의) 인과관계 실험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거기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신속하고 빠른 배·보상을 할 의향이 충분히 있다"고 답했다.

오전 청문회를 마친 후 최예용 부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대화에서 "청문회를 연장해야 한다"며 "대부분의 대답이 신통치 않았다. 사실 LG생활건강 대표이사가 나와야 좀더 책임있는 얘기를 나눌 수 있는데... 지금 있는 사람들이 무슨 얘기를 할 수 있겠나"라며 아쉬움을 내비췄다.

이어 "하지만 이번 청문회에서 나온 BKC에 대한 실험 결과는 상당히 유의미한 것"이라며 "사실 이는 정부와 기업이 스스로 해야 할 일이다. 현재 이들은 피해자도 안 찾고, 안전 테스트도 안 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비판했다.
 
윤성규 전 환경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필제 국립환경과학원 위해성평가 과장과 자료화면을 보고 있다.
 윤성규 전 환경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필제 국립환경과학원 위해성평가 과장과 자료화면을 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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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가습기살균제, #청문회, #사참위, #LG, #옥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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