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3일 오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남쪽으로 10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TUV PROVINCE, SERGELEN SOUM,1-R BAG) 게르를 찾았습니다. 게르 둘레 양 우리에서 아이들은 새끼양을 끌어안고 놀고 있었습니다. 남자아이들은 까까머리였습니다. 뒤이어 게르 이동주택에 들어와서 아이들 뒷모습을 보자 변발이었습니다.
 
          변발을 한 아이 모습과 아이들이 새끼양을 껴안고 놀고 있습니다.
  변발을 한 아이 모습과 아이들이 새끼양을 껴안고 놀고 있습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변발은 머리 앞쪽이나 옆쪽 머리카락을 깎고 뒷머리만 남겨서 길게 땋아서 늘어뜨린 머리를 말합니다. 몽골 유목 문화의 영향으로 고려 때에는 왕부터 평민까지 변발 머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변발은 북방 유목민족의 습속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습속이 몽골 유목 민족들 사이에는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유목민족들은 아들이 태어나 세 살이나 다섯살, 딸 아이는 두 살이나 네살 때 마을 우두머리나 집안 어르신들을 모시고 축하 잔치를 엽니다. 이때 아이 머리카락을 변발로 자르는 단발식(Usnii nair, 우스니내르)을 합니다. 지금도 몽골 유목민족 사이에는 이런 습속이 남아있습니다. 우연히 게르 천막 주택을 찾았을 때 세살 아이 두 명이 변발(Gezeg tavih, 게제그타비흐) 모습이었습니다.

가족에 따라서 다르지만 대부분 첫 단발식 때만 변발로 머리카락을 꾸민다고 합니다. 더 큰 아이나 어른들 가운데 변발을 보지 못했습니다. 한때 변발은 북방 유목민의 독특한 머리 꾸밈으로 널리 퍼졌던 때도 있었습니다. 한반도에서도 고려 이후 조선 초까지 습속이 남아있었으나 이후 사라졌다고 합니다.
 
          변발 머리 세살 아이와 아이 엄마가 TV 보고있습니다.
  변발 머리 세살 아이와 아이 엄마가 TV 보고있습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아이가 태어나서 첫 단발식에서 변발을 하기 전까지 아이 머리에 손을 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단발식을 하기 전 아이는 요정이었지만 단발식을 거행한 뒤 드디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합니다.

변발은 사람 머리카락을 말 갈기처럼 꾸며서 만드는 것입니다. 말은 머리가 길고, 정수리에서 등에 걸쳐서 갈기가 있습니다. 변발은 말 갈기처럼 사람 머리카락을 꾸밉니다. 말을 가축으로 기르며 말과 더불어 이동하던 유목민들이 자신의 머리카락도 말 갈기처럼 꾸미는 것입니다.

사람 머리카락을 말 갈기처럼 꾸며서 사람과 말이 비슷한 모습을 만듭니다. 말과 비슷한 모습을 만들어 말과 사람이 서로 동일한 존재임을 나타냅니다. 같은 존재와 운명으로 똑같이 인격적인 교류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원시 심성(에니미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몽골 복장으로 말을 타는 모습과 몽골 말입니다. 안장은 등에 펠트 천을 깔고 판자와 가죽으로 만든 안장을 올려놓습니다.
  몽골 복장으로 말을 타는 모습과 몽골 말입니다. 안장은 등에 펠트 천을 깔고 판자와 가죽으로 만든 안장을 올려놓습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참고문헌>김상조 지음, 우물우물 몽골을 가다, 한국문학도서관, 2008년 08월,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에서 한국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변발, #단발식, #몽골, #게르, #어린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