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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예불 합장한 손은 조금씩 떨리지만, 삼배 올리는 몸짓은 조금 어색하지만 부처님 앞에 예경 올리는 마음만은 같다. 고즈넉한 저녁 빛 감도는 화엄사 대웅전에서의 저녁예불을 모시는 보리수아래 회원들과 자원봉사자들
▲ 저녁예불 합장한 손은 조금씩 떨리지만, 삼배 올리는 몸짓은 조금 어색하지만 부처님 앞에 예경 올리는 마음만은 같다. 고즈넉한 저녁 빛 감도는 화엄사 대웅전에서의 저녁예불을 모시는 보리수아래 회원들과 자원봉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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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장한 손은 조금씩 떨리고 삼배 올리는 몸짓은 살짝 어색하지만 부처님 앞에 예경 올리는 마음만은 장한 불자다. 고즈넉한 저녁 빛 감도는 화엄사 대웅전에서의 오후 예불, 어스름 새벽빛 밝아오는 각황전에서 새벽예불도 빠짐없이 올렸다. 몸이 불편한 만큼 마음을 더 다잡고 신심을 더 굳건히 담아 올린 예불이다.

불교를 사랑하는 장애인 모임 보리수아래(대표 최명숙)가 18일과 19일 이틀간 19교구본사 화엄사(주지 덕문 스님)에서 중증장애인을 위한 템플스테이를 진행했다. 거동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한 템플스테이와 사찰 순례는 가끔 열렸었지만 교구본사에서 템플스테이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행사는 화엄사 측에서 비용을 지원하고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장애·비장애의 구분을 뛰어넘어 '일불제자(모두가 부처님의 제자)'가 되는 시간을 제공했다.
  
 ‘화엄에 들어 내마음을 보여줄게’ 이번 템플스테이는 ‘화엄에 들어 내마음을 보여줄게’란 주제의 작은 산사음악회도 진행됐다. 장애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어우러진 공연은 화엄사 보제루 마루를 울렸고 관객들의 가슴도 함께 울렸다.
▲ ‘화엄에 들어 내마음을 보여줄게’ 이번 템플스테이는 ‘화엄에 들어 내마음을 보여줄게’란 주제의 작은 산사음악회도 진행됐다. 장애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어우러진 공연은 화엄사 보제루 마루를 울렸고 관객들의 가슴도 함께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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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10명과 자원봉사자 2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템플스테이는 '화엄에 들어 내 마음을 보여줄게'란 주제의 작은 산사음악회로 시작했다. 발달장애를 가진 퓨전 국악인 최준 회원은 피아노 연주와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를 공연했다. 지체장애가 있는 오카리나 연주가 이병선 회원과 자원봉사자 이정선씨의 오카리나 합주, 뇌병변장애인 성인제 시인과 김영관 시인의 자작시 낭송, 동국대 힐링코러스 태정옥 씨의 노래, 이송미밴드 공연 등이 어우러져 화엄사 보제루 마루를 울렸고 관객들의 가슴도 함께 울렸다.

저녁에는 문화국장 무진 스님과 차담도 진행됐다. 차담에서 장애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은 마음을 터놓고 서로를 알아가며 진솔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이상복 파주 한사랑공동체 원장,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에 대한 편견을 깨고 퓨전 국악인 최준을 탄생시킨 아버지 최정돈씨의 숨겨진 이야기, 우측편마비의 장애를 갖고 있지만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자원봉사도 하는 이정보 작가, 감수성 풍부하고 눈물 많은 오카리나 이병선 연주가, 재택근무로 하루 8시간씩 일하는 홍현승 회원 등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깊어가는 늦여름 산사의 더위를 시원하게 씻어 내려갔다.
 
손에 손 맞잡고 예불을 마치고 늦여름 산사를 둘러보며 함께 하는 보리수아래 회원들과 자원봉사자들. 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들었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 넘쳐났다.
▲ 손에 손 맞잡고 예불을 마치고 늦여름 산사를 둘러보며 함께 하는 보리수아래 회원들과 자원봉사자들. 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들었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 넘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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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 하나만 하겠다"며 시작된 홍현승 회원의 말은 가슴에 와닿았다.

"장애불자가 적어서 사찰에서 장애인들이랑 같이 법회를 본적이 적었습니다. 화계사에 다니면서 종각이 높은 곳에 있고 핸드레일이 없어서 혼자 갈 수 없었는데 주지 스님에게 부탁했더니 어느 날 나무로 된 핸드레일이 생겨서 종각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후에 튼튼한 철제 핸드레일도 생겼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두시면 장애인들도 충분히 신행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사찰에도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많이 마련되어서 접근하기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또 장애인 시설이 없다, 없다 하니까 장애인들이 사찰이나 관광지들을 가지 않는데 장애인시설이 있는 곳을 알리고 자랑을 많이 해서 많은 장애인이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최준씨의 아버지 최정돈씨는 함께한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부탁한 이야기도 심금을 울렸다.

"장애를 가진 아이의 부모님들이나 형제들은 항상 아이들보다 하루만 더 살게 해달라는 소원이 있고 그 소원을 절에 오면 기도하고 기도합니다. 그렇지만 여러분들이 이렇게 함께 해주신다면 저희가 그런 걱정을 안 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겁니다. 자원봉사자들 여러분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출가 전 시집을 냈던 시인이었다'고 밝힌 문화국장 무진 스님도 "김영관 시인과 성인제 시인의 시를 들으면서 다시 시를 써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서 "내일 아침에는 예불도 함께하고 성보박물관도 참관하고 여러 가지 체험을 통해 불교 문화재를 배우는 시간도 있으니 편하게 쉬고 재미있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스님과의 차담 템플스테이중 화엄사 무진 스님과의 차담이 열렸다. 차담에서 장애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은 마음을 터놓고 서로를 알아가며 진솔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 스님과의 차담 템플스테이중 화엄사 무진 스님과의 차담이 열렸다. 차담에서 장애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은 마음을 터놓고 서로를 알아가며 진솔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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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숙 보리수아래 대표는 "장애인들이 쉽게 가기 힘든 천년고찰 화엄사에서 특별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어서 장애인들과 봉사자들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으로 남을 것 같다"면서 "흔쾌히 여러 편의를 지원해 주신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을 비롯해 무진 스님, 선타 스님 등 여러 스님께 감사한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보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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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남자이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을 계기로 불교계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