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창원마산 우산동 공영주차장에 있는 장애인 콜택시 차고지.
 창원마산 우산동 공영주차장에 있는 장애인 콜택시 차고지.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우리는 기다리는데 도가 튼 사람들이에요."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는 어느 휠체어 장애인의 체념 섞인 말이다. 업무가 끝나는 오후 여섯 시에 맞춰 택시를 이용하기 위해 두 시간 전부터 접수를 한다. 두 시간을 기다려 원했던 시간에 택시를 탄다면 문제가 없지만, 이마저도 종종 지연되어 늦게는 2~3시간을 더 기다려 배차를 받아 귀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특히 교통이 혼잡해지는 비가 오는 날이면 '오늘 안에 집은 들어갈 수 있을까'를 걱정하게 된다. 이렇게 오래 기다려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왜 장애인 콜택시를 타야 하는 걸까?

그런데도 장애인콜택시를 타는 이유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에게 대중교통은 친절하지 않다. '2017 교통약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각 저상버스의 경우 88.9%, 지하철의 경우 68.8%의 휠체어 이용자가 이용 불편을 응답했다. 우선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떠나는 여정에서 턱이 있거나 노면이 고르지 못한 경우 휠체어의 접근성은 현저히 떨어진다.

특히 비나 눈이 오는 상황이면 길거리는 더욱 위험해져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서울시정책개발연구원의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에 따르면 버스의 경우 승하차의 어려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지연으로 인한 사람들의 시선으로 인해, 지하철의 경우 승강장과 차량 사이에 발생하는 틈과 단차, 복잡한 환승 구간과 위험한 리프트로 인해 이용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비장애인이라면 이용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지만 휠체어를 이용하면 높은 벽처럼 느껴진다.

이에 각 지자체에서는 장애인 특별교통수단인 장애인 콜택시를 200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휠체어를 탄 상태에서 원하는 곳에서 승하차와 이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졌다. 이용자 중 65.1%의 승객은 휠체어에 탑승한 장애인으로 이들의 이동권 보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한 장애인 콜택시가 고질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절대적인 공급의 부족과 예측 불가한 긴 대기소요 시간이다. 

턱없이 부족한 법정대수 기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시행규칙'에 따른 장애인 콜택시의 법정 대수 기준은 보행이 어려운, 지체장애인 1, 2등급 장애인 수를 기준으로 적용된다. 200명당 한대로 배정이 되는데, 이 기준은 지금의 수요를 감당하기 부족하다.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는 당사자의 경우 이동수단의 선택권이 현저히 줄어들게 되고 결국 택시를 이용하게 된다. 서울시의 경우 약 9만 명의 이용자를 487대가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측에서는 법정 대수를 100명당 한대로 바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급의 부족은 자연스레 엄청난 지연을 초래한다. 민원 건수에서 대기시간에 대한 민원건수는 23.7%로, 기타 민원을 제외하면 가장 주요한 민원 유형이다.  
 
ⓒ 사회적 프로젝트 썸모어 제공


"오늘은 한 시간 밖에 안 기다렸어요!"

서울시설공단의 2018년 6월 '장애인콜택시 종합현황철'에 따르면 가장 붐비는 16~18시의 경우 평균대기 시간이 63분에 이른다. 실제 이용자가 체감하는 시간은 이보다 더 길다. 김씨(22)는 이에 대해  "붐비는 시간대에 1시간 정도면 빨리 잡힌 거예요. 접수를 하고 4~5시간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어요."라고 했다. 장애인 콜택시의 긴 배차 시간을 포함해 또 하나의 문제는 배차 시간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장애인 콜택시를 5년 가까이 이용하고 있는 이씨(23)는 "이게 진짜 짐작이 전혀 안 돼요. 날짜, 날씨, 시간대에 따라 상황이 달라서 금방 배차가 될 것이라 예상해서 불렀는데 대기자가 130명이었던 적도 있어요"라고 했다.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이동하는 것에 있어 정시성을 보장받는 것은 중요한 요소이다. 물론 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도로 교통의 특성상 택시는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과 만나게 되면 이용자는 상식적으로 용인을 할 수 없는 시간을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한다.

장애 등급제 폐지로 인한 수요 폭증 대비책 마련해야

7월 이후 장애등급제가 폐지됨에 따라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이 넓어진다. 6단계로 구분되던 등급이 중증과 경증으로 바뀌어 이전에는 1급과 2급 장애인만 이용 가능했던 콜택시가 이제는 3급까지 포함된 '중증장애인'까지 대상에 포함된다.

장애인 콜택시를 437대를 운영하는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등급제 폐지 이후 이용을 위한 등록 가능 여부에 관한 문의가 많아지고 있고 실제로 등록자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향후 등록자 수가 약 8만 명인 지금보다 최대 2배가량인 16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증차를 예정에 두고 있을 뿐 정확히 언제 증차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급격히 증가한 수요에 맞추어 운행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에서 지금 나타나고 있는 지연 문제는 더욱 심화 될 것이다. 

법정대수 미충족 지역, 지속적인 관리 요구
 

국토교통부는 이에 맞추어 7월부터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시행규칙을 일부 개정하여 200명당 1대인 배정 기준을 150명당 1대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법 예고에 앞서 콜택시를 운영하는 각 지자체는 난감하기만 하다.

현재 전국 161개 특별·광역시 및 시군 중 80개는 명시된 기준조차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전남은 22개 시군 중 19곳, 경북은 23곳 중 18곳, 충남은 15곳 중 11곳이 법정대수를 어겼다. 특별 교통수단인 장애인 콜택시의 경우 지자체의 소관이다. 국가에서 직접 운영을 하지 않고 지자체에 맡겨 운영하고 있고, 이마저도 일부 지역은 다시 민간위탁으로 돌리고 있어 체계적인 관리의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원활한 운영 위한 운전원 채용 기준 마련해야

원활한 운영을 위해 차량 배정 기준을 높이기만 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이와 동시에 점검해야 할 것은 바로 장애인 콜택시의 운전원 채용 기준이다. 지역마다 채워야 할 차량 배정 수에 대한 기준은 제시되어 있지만 운전원에 대한 기준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일부 지자체에서는 법정 대수 기준만 충족시키고 운전원이 부족하여 차고지에서 놀고 있는 차량이 발생한다.

고양시는 3월 기준 차량은 86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운전원은 83뿐이다. 이마저도 운전원의 연차, 휴가 등으로 인해 실제 운행하는 차량은 더욱 적다.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운전원의 수는 단기계약직을 포함해서 한 대 당 두 명은 배치되어야 한다. 국가는 단지 차량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잘 운영이 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시민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보편적 교통복지 구현'을 실현하기 위해 2022년까지 교통수단과 도로 등 이동편의시설의 '기준적합 설치율'을 90%로 목표하고 있다. 하지만 교통약자 중 가장 열악한 휠체어 이용 당사자들의 이동권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휠체어를 타신 장애인을 찾아볼 수 없는 저상버스의 경우만 하더라도 단순히 도입률을 높이는 방법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이 가장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 콜택시에 대한 직접적인 예산 증액과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운영이 필요한 시점이다.

덧붙이는 글 | 국민 신문고에도 장애인콜택시 관련 정책 제안을 기재하였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