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럽 중 유일하게 지난해 대비 관중이 감소한 전남 드래곤즈의 2019년은 다소 우울해 보인다.

올해 K리그는 '봄'을 맞이했다. 지난해 열린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기적의 승리를 시작으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거치며 실로 오랜만에 축구로 국민들의 시선이 쏠렸다. 새로운 항해를 하고 있는 파울로 벤투호도 순항하고 있고, U-20 대표팀이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하는 등 한국 축구는 연일 호재를 맞이했다.

국가대표팀을 향한 애정은 자연스럽게 K리그로 옮겨 갔다.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 주말에 열린 26라운드까지 K리그1은 126만 6명의 누적 관중을 기록했다. 지난해 K리그1의 총 관중수 124만 1320명을 벌써 돌파했다. 아직 72경기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뤄낸 쾌거다.

경기당 평균 관중도 당연히 대폭 상승했다. 올 시즌 K리그1 경기당 평균 8077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는 지난해 평균 5445명에 비해 50%에 가깝게 증가한 수치다.

K리그2도 뜨거워진 열기를 함께 한다. 현재 24라운드까지 소화한 K리그2는 누적 관중수는 31만 755명이다. 아직 리그 일정이 1/3이 남은 상황에서 지난해 총 관중수인 31만 622명을 돌파했다. 경기당 평균 관중수도 1707명에서 2656명으로 크게 상승했다.
 
 2019년 5월 3일 DGB 대구은행파크(포레스트 아레나)에서 열린 K리그1 대구 FC와 상주 상무의 경기. 이날 9120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2019년 5월 3일 DGB 대구은행파크(포레스트 아레나)에서 열린 K리그1 대구 FC와 상주 상무의 경기. 이날 9120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유일한 관중 감소팀 전남... 승격도 사실상 불가능

K리그 대부분의 클럽이 관중 증대로 즐거운 한 해를 보내고 있는 반면, K리그 22개 클럽 중 올해 유일하게 관중수가 줄어든 구단이 있다. 바로 지난 시즌 강등의 철퇴를 맞은 전남이다.

올 시즌 전남의 홈 경기당 평균 관중수는 2040명이다. 지난해 평균 3279명에 비교해 무려 37%에 달하는 관중이 감소했다. 현재 K리그1의 최하위 제주 유나이티드와 팬 기반이 약한 상주 상무, K리그2 최하위 대전 시티즌의 평균 관중수도 모두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지표다.

물론 강등을 당한 팀의 평균 관중수가 전년 대비 감소하는 일은 흔하다. 그럼에도 모든 클럽이 관중 상승이란 열매를 취하고 있는 사이, 유일하게 관중 감소 사태를 겪고 있다는 점은 전남 입장에서는 참혹한 결과다.

일단 부진한 성적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24라운드까지 승점 26점을 획득하는 데 그친 전남은 리그 8위에 위치하고 있다. 다이렉트 승격을 바라볼 수 있는 1위 광주FC와 2위 부산 아이파크의 경쟁에 끼어드는 것은 언감생심이고, 승강 플레이오프의 마지노선인 4위(승격 권한이 없는 아산이 4위 이상을 차지하면 5위)권과 승점 격차도 10점이나 난다. 사실상 승격이 불가능한 상황까지 몰려 전남 팬들의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부진한 영향도 컸다. 팀의 주축 한찬희와 김영욱 등을 잔류시키며 곧장 승격을 외쳤지만, 5월까지 고작 3승(3무 7패)을 챙기는 데 그치며 리그 초반 판도 장악에 실패했다. 개막 직전 전남 팬들의 기대감은 빠르게 실망감으로 변했다.

브라질의 파비아누 감독을 선임하며 전남 구단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맞기는 강수도 뒀지만, K리그 무대에 적응하지 못하며 지난달 파비아누 감독은 경질됐다. 시즌 도중에는 김남일 코치의 P급 지도자 자격증 특혜 논란 등도 있었다.
 
 전남 드래곤즈 선수단의 모습(자료사진)

전남 드래곤즈 선수단의 모습(자료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아직 희망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지난 19일 아산을 2-0으로 꺾은 전남은 이번 주말 부천FC를 상대로 올해 첫 연승에 도전한다. 흐름을 타지 못해 순위 상승에 애를 먹었던 전남에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터닝포인트의 기회가 왔다.

하지만 전남만큼 갈 길 바쁜 부천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매 라운드 나타나는 경기력 기복도 전남의 아킬레스건이다. 긴 터널에 들어간 전남의 2019년이 쉽게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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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드래곤즈 관중 감소 K리그2 승격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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