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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 지명된 김현수 전 농식품부 차관의 청문회가 29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공익형 직불제 개편 등 사람 중심의 농정 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지명 소감을 밝힌 그에게 귀농 20년차의 농사꾼이 묻습니다.

첫째, 부재지주와 가짜농사꾼 처벌할 의지 있는가

2008년 10월 대한민국 공직사회 '최대 스캔들'이라 불리는 쌀직불금 부정수급 사건이 당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의 폭로로 시작됩니다. 감사원이 2008년 11월 26일 쌀직불금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제출한 보고 자료에 따르면 2006년 쌀직불금을 수령한 99만8000명 중 벼 수매 실적이나 비료 구매 실적이 전혀 없어 실경작자가 아닐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28만 명, 그 중 농업 외의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은 총 17만 3497명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회사원 9만9천명, 공무원 3만9971명, 공기업 임직원 6213명,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2143명, 금융계 종사자 8442명, 언론계 종사자 463명이 직불금을 수령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공무원의 쌀 직불금 부정수령 사실이 밝혀질 경우 직불금 환수와 파면·해임 등 법적 징계절차를 밟고, 2005년 이후 쌀 직불금 수령자와 2008년 신청자 전원을 대상으로 하는 쌀 직불금 부정수령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직불금 환수 외에 어떠한 징계도 없었으며, 직불금 부정수령 조사는 행해지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8년.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농업·농촌에 관련된 융자·보조금 등을 지원받기 위하여 농산물품질관리원에 농업경영 관련 정보를 등록한 농업경영체 수는 1,658,627개를 기록합니다.

같은 주소지에 사는 부부나 부자가 별도로 농업경영체 등록을 하는 경우(동일주소지에 2개 이상 농업경영체가 등록된 경우)가 전체의 9.7%인 161,236개,
영농조합법인이나 농업회사법인의 형태로 농업경영체 등록을 한 경우 11,600개,
농업경영체 총수에서 중복등록과 법인 등록을 빼 가구 수로 환산하면 1,485,791호가 됩니다. 
 
2018년 농림어업조사 결과
 2018년 농림어업조사 결과
ⓒ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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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2018년 12월 1일 기준으로 발표한 농가 수는 1,021,000호입니다. 정부 기관인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더라도 적어도 46만 명이 부재지주이거나 가짜 농사꾼이란 추측이 가능합니다. 2008년의 28만 명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10년 만에 46만 명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장관 후보자에게 묻습니다. 농업경영체 등록을 한 모든 농가에 대한 전수 조사를 통해 우리 농업 70년의 적폐이자 농정 개혁의 근본 과제인 부재지주와 가짜농사꾼을 처벌할 의지는 있는가?

둘째, 진정한 직불제 개혁에 나설 의지 있는가

장관 후보자는 지명 소감에서 공익형 직불제 개편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에서도 직불제 개혁안을 만드는 중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부와 농특위에서의 논의가 기존의 직불금은 그대로 놓아둔 채 추가 재원을 투입하는 것으로 결론지어질까 우려가 됩니다.

진정한 직불제 개혁은 현재 작목과 면적을 기준으로 한 직불제를 농가의 소득과 재산을 기준으로 한 직불제로 바꾸는 것입니다.

현재 농업소득보전법에 따라 농외소득 3700만 원 이상인 농가는 직불금을 받을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논, 밭, 조건불리지역 직불금만 해당할 뿐 친환경 직불금, 경관보존 직불금 등 여타의 직불금은 농외소득이 3700만 원이 넘는 농가들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2018년 12월 20일 한은과 통계청, 금감원 등이 발표한 '2018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3월말 기준 가구당 평균 자산은 4억 1573만 원, 부채는 7531만 원으로 순자산은 3억 4042만 원이라고 합니다.

장관 후보자에게 묻습니다. 농민 내부의 소득불평등을 심화할 뿐인 현행 직불제의 근본적 개혁을 위해 농외소득이 3700만 원 이상인 농가와 재산이 4억 1573만 원 이상인 농가를 모든 직불금 지급 대상에서 배제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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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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