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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돌라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에 오른다. 15분이면 접근할 수 있다.
▲ 곤돌라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에 오른다. 15분이면 접근할 수 있다.
ⓒ 정명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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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한창인 여름, 산은 오라 하고 물은 머물라 한다. 덕유산의 손짓에 망설임 없이 세 번 찾았다. 시작은 야생화 탐방이었지만, 마무리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산행이었다.
 
동자꽃   홀로 남은 동자가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숨을 거두자, 양지바른 곳에 묻었더니 피어난 꽃이다. 동자 얼굴처럼 동그랗고 볼그스레하다.
▲ 동자꽃  홀로 남은 동자가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숨을 거두자, 양지바른 곳에 묻었더니 피어난 꽃이다. 동자 얼굴처럼 동그랗고 볼그스레하다.
ⓒ 정명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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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추리   일월비비추와 함께 덕유산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야생화다. 7월 말이 절정이다.
▲ 원추리  일월비비추와 함께 덕유산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야생화다. 7월 말이 절정이다.
ⓒ 정명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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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수염   하얀색 작은 꽃들이 총총히 박혀 있다.
▲ 까치수염  하얀색 작은 꽃들이 총총히 박혀 있다.
ⓒ 정명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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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천국

드디어 날을 잡았다. 야생화 보러 가는 날이다. 몇 번의 시도가 비로 무산된 후, 친구의 부름에 일단 접수했다. 전날까지 망설였다. 새벽 예보에 큰비는 없을 거라고 하여 무조건 출발했다.

간단히 김밥만 챙겼다. 곤돌라 매표소에서 본 모니터에는 온통 안개뿐이었다. 설천봉에 올랐다. 조망이 좋지 않았다. 안개로 덮인 상제루를 지나 산행을 시작했다.

잘 정리된 숲속 계단을 올랐다. 야생화 천국이었다.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사진 찍느라 바빴다. 전진하는 속도가 한없이 느렸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추월했다. 비가 간간이 내리고, 바람이 끊임없이 불었다. 꽃이 춤을 추었다.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드디어 느꼈다. 범꼬리, 노루오줌, 꿩의다리, 까치수염, 꽃며느리밥풀 등 이름도 예뻤다. 함께한 야생화 전문가의 설명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나태주 시인의 말처럼, 풀꽃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주목   향적봉에서 중봉으로 이어지는 길에서 만난 주목이다. 덕유산 주목은 1,000여 그루가 자생하며, 수령은 300~500년이다.
▲ 주목  향적봉에서 중봉으로 이어지는 길에서 만난 주목이다. 덕유산 주목은 1,000여 그루가 자생하며, 수령은 300~500년이다.
ⓒ 권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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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이 곳곳에서 위용을 자랑했다. 죽어 있는 것 같아도, 한쪽에 잎이 무성했다. 끈질긴 생명력에 감탄했다. 어떤 분 글처럼, 삼천 년이 지나도 지금 있는 곳에 그대로 있을 성싶었다.
 
生而千年不死 (살아서 천 년 죽지 않고)
死而千年不倒 (죽어서 천 년 넘어지지 않고)
倒而千年不朽 (넘어져 천 년 썩지 않네)
 
비가 오락가락해서인지, 새들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지저귀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집에 돌아오니 무더위가 절정이었다. 한낮에는 폭우가 쏟아졌다고 했다. 그런 줄도 모르고 꽃구경에 푹 빠져 있었다. 야생화를 보여주었다. 부러워했다. 다음 산행은 동행하기로 약속했다.
 
설천봉   곤돌라를 타고 쉽게 오를 수 있다. 남녀노소 즐겨 찾는 산행 들머리다.
▲ 설천봉  곤돌라를 타고 쉽게 오를 수 있다. 남녀노소 즐겨 찾는 산행 들머리다.
ⓒ 정명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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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적봉   하늘이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한다. 운 좋은 사람들이 환호하고 있다.
▲ 향적봉  하늘이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한다. 운 좋은 사람들이 환호하고 있다.
ⓒ 정명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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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평전   중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덕유평전 위 뭉게구름이 솜처럼 피었다가 사라진다.
▲ 덕유평전  중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덕유평전 위 뭉게구름이 솜처럼 피었다가 사라진다.
ⓒ 정명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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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좋은 사람만 허락하는 풍광

푹푹 찌는 날이었다. 무주에 접어들자 맑은 하늘에 검은 구름이 몰려왔다. 기어이 비가 내렸다. 향적봉은 여전히 안개에 싸여 있었다. 무더위를 생각하니 즐겁기만 했다. 안개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지런히 움직였다.

중봉에 오르니 파란 하늘이 보였다. 모처럼 열린 하늘이었다. 먹구름이 다가오다가 빠르게 사라졌다. 잠깐 파란 하늘이 보였다. 다시 검은 구름이 몰려오고, 또 파란 하늘이 보이고… 하늘이 변화무쌍했다. 전망대에서 덕유평전 끝자락 백암봉을 바라보았다. 그 너머 남덕유산을 생각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향적봉으로 되돌아오니, 온통 파란 하늘이었다. 사람들이 환호했다. 멋진 하늘을 보며 감탄했다. 어린아이를 안고 온 가족도 있었다. 파란 하늘과 함께 정상 모습을 사진에 담느라 바빠 보였다. 멋진 작품이 될 듯했다. 아이가 커서 사진을 보면 감탄할 것 같았다.

설천봉 경광은 더욱더 장관이었다. 운 좋은 사람만 허락하는 풍광이었다. 파란 하늘과 하얀 뭉게구름이 아름답고 평화로웠다.
 
칠연계곡   욕심 많은 사람의 집이 통째로 물에 떠내려가며 크고 작은 폭포와 못이 생겼다고 한다.
▲ 칠연계곡  욕심 많은 사람의 집이 통째로 물에 떠내려가며 크고 작은 폭포와 못이 생겼다고 한다.
ⓒ 정명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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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엽령   완만한 경사에 시야가 확 트여 멀리까지 한눈에 보인다.
▲ 동엽령  완만한 경사에 시야가 확 트여 멀리까지 한눈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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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엽령   남덕유산 방향 파란 하늘에 잠자리가 비행하고 있다.
▲ 동엽령  남덕유산 방향 파란 하늘에 잠자리가 비행하고 있다.
ⓒ 정명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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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폭포와 못에서 여름 나기

동기들과 함께한 정기 산행이었다. 여느 때처럼 한곳에 모여 출발했다. 안성탐방지원센터에서 동엽령까지 오가는 코스다.

칠연계곡을 걸었다. 크고 작은 폭포와 못이 펼쳐졌다. 곱게 다듬어진 돌과 맑은 물이 청량한 소리로 우리를 반겼다. 매미 소리도 아름답게 들렸다. 차원이 다르다며 다들 즐거워했다. 계곡이 깊어질수록 폭이 좁아졌다. 물소리가 사라졌다 다시 들리기를 반복했다.

마지막 500여 미터는 가파른 구간이었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었다. 구슬땀에 옷이 흠뻑 젖었다. 좁은 길 양옆에서 산오이풀 꽃송이가 우리를 환영했다. 잠자리가 무리 지어 축하 비행을 했다. 동엽령 정상이다. 시야가 확 트여 멀리까지 한눈에 보였다.

잠시 전망대에 걸터 앉았다. 백두대간을 걷는 산꾼을 보았다. 육십령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대단한 체력이 부러울 뿐이었다.

예상 시간을 훨씬 초과하는 산행이었다. 늦은 점심을 근처 송어장에서 해결했다. 친구들이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해는 아직 중천에 있었다. 동기산악회 공식 건배사로 긴 하루를 마무리했다.

"백두산!"
"한라산!"

백 살까지 두 발로 산에 가자. 한 발로라도 산에 가자. 우리 모두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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