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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민진 정의당 청년 대변인
 강민진 정의당 청년 대변인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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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정의당은 강민진 전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위원을 청년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강민진 대변인은 2015년 정의당에 입당한 청년당원"이라며 "청소년 인권법과 선거연령 하향 운동을 중심에서 해왔다"라고 설명했다. 또 "정치에서 배제돼 있는 청소년들에게 정의당이 연단을 제공해야겠다는 각오로 강 대변인을 발탁했다"라고 밝혔다.

1995년생으로 현재 성균관대 4학년 재학 중인 강 청년 대변인은 2015년 정의당에 입당해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위원, 국회 정치개혁특위 자문위원을 거쳐 촛불 청소년 인권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을 역임했다. 청년 대변인 생활이 어떤지 궁금해 지난 13일 서울 망원동 근처 커피숍에서 강 청년 대변인을 만났다. 다음은 강 대변인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바꿀 수 없다는 무력감, 운동의 원동력이 되다

- 정의당 청년 대변인 맡으신 지 일주일 지났는데 어떻게 보내셨어요?
"지난주 화요일(6일) 취임 기자회견 했고, 이제까지 정론관 브리핑 세 번, 서면 논평을 한 번 했습니다. 적응하는 중입니다. 아직 제가 배워야 할 것도, 공부해야 할 것도 많아서 임명받을 때 인사말을 하면서 '기존 청년 담론에서 배제된 청소년, 대학에 비진학한 청년들, 지방 사는 청년 이야기를 많이 듣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많은 분의 말씀을 듣고 제가 더 배워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 대변인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을 텐데 제안이 왔을 때 어땠어요?
"심상정 당 대표님이 제안해 주셨어요. 제가 18세 선거권 관련해서 청소년 운동을 해온 걸 보시고, 이런 목소리들에 연단을 마련해주고 싶다고 말씀해주셨고요. 그 취지를 이해했고, 제가 이 자리를 통해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대학생이잖아요. 지금은 방학 중이지만 개강하면 학업과 병행하나요?
"휴학 생각은 하지 않고 있고요. 학업과 병행하려고 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시간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을 텐데 청년 대변인직이 상근직은 아니라서 병행은 가능할 것 같아요."

- 학교 폭력에 맞서 중2 때 자퇴하고 검정고시 보셨던데 학교는 공부만 하는 데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학창 시절 친구들과 관계를 통해 추억도 만들고 배우는 게 있잖아요. 아쉽진 않으세요?
"일반적으로 '학교폭력' 하면 학생 간의 폭력만 이야기하는데 사실 학교에서 제일 많이 일어나는 폭력은 교사에 의한 폭력입니다. 체벌이죠. 제가 자퇴했을 땐 교사에 의한 학생 체벌이 자주 일어나는 상황이었고,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저에게 큰 의미나 보람으로 다가오지 않았어요.

학교 안에서 만날 수 있는 인연이나 배울 수 있는 것도 있겠지만 전 학교 밖에서 배우고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밖에서 당시 진보신당에도 가입했고, 여러 사회운동이라든지 대안적인 커뮤니티를 만났죠. 저는 그런 점에서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 사회운동을 빨리 시작하셨는데 계기가 있나요?
"일단 저는 청소년의 위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었던 거 같아요. 특히 학교를 나오게 된 건, 학교의 폭력적이고 경쟁적인 문화를 학생이자 청소년으로서 바꿀 수 없어 무력감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 경험 때문에 이후에도 제가 청소년으로 다른 소수자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사회운동을 함께하게 된 것 같아요."

- 부모님은 뭐라고 하셨어요?
"아무래도 이런 길 가는 게 돈 많이 번다거나 안정적인 것은 아니니 그런 점에서 걱정하시지만, 기본적으로는 지지해 주십니다. 또 정의당 청년 대변인 맡은 소식에 대해서는 기뻐하고 계세요."

- 학교 체벌에 대해 말씀하셨잖아요. 하지만 2010년 지방선거에서 진보 교육감이 당선되면서 학교 체벌이 없어지지 않았나요?
"체벌이 금지된 게 2012년이거든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바뀌면서 금지됐는 데 그 당시 서울, 경기, 광주에 학생 인권조례가 생겼어요. 그것도 학생운동이나 시민사회에서 필요하다고 이야기해서 제정된 것이고, 그 성과로 초·중등교육법에 체벌은 안 된다는 조항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사실 학생 인권 정책 진행 상황은 진보교육감이냐 아니냐보다 학생인권 조례가 시행되는지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 같고요. (현재는 학생인권 조례가) 서울, 경기, 전북, 광주 등 네 지역에서만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 외 지역은 학생 인권 침해를 전담하는 기구가 교육청에 없어요. 그런 점에서 학생들이 피해를 입었을 때 해결할 통로가 없고, 그만큼 그 지역에서 학생 인권에 대한 기준이 없기도 한 거죠."

- 청년 대변인이란 말이 생소합니다. 아마도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듯한데요. 굳이 세대를 나눌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합니다.
"국회의원 평균 연령이 55.5세인데요. 여성 비율은 17%입니다. 저는 여성도 50%로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청년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시점으로 20대 국회의원은 한 명도 없거든요. 당선 당시 기준으로 (나이가) 20, 30대였던 국회의원이 3명 정도 있었는데 연령상으로 불균형한 거죠.

국회의원은 시민들의 모습 닮아야 하는 건데 우리나라 20, 30대 젊은 연령이 300명 중 3명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 점에서 청년 대변인이 나온 거라고 봅니다. 국회 구성과 관련된 건 아니지만, 청년 자리를 또 하나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청년들이 정치에 많이 참여하게 되어 '청년' 자를 붙일 필요가 없어지는 게 가장 좋겠죠.

저는 '청년 대변인'이라고 해서 '청년'에 대해서만 이야기해야 한다는 관점엔 반대합니다. 저 같은 경우도 여러 가지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요. 청년이기도 하지만 예전엔 탈학교 청소년이기도 했고, 여성이기도 하고, 청소년 인권운동의 활동가이기도 하는 등 여러 정체성이 있습니다. 제가 청년이라는 것만으로 설명될 수는 없잖아요.

직위에 '청년'을 붙인 것은 우리 정치에서 배제되는 청년들에게 기회를 많이 보장하자는 취지라고 생각합니다. '청년 대변인이니 그 분야에 대해서만 말해야 한다'거나 중요하지 않은 자리로 취급되는 건 문제 있다고 생각합니다."

- 내년 총선에서 2030 세대 표심 얻기 위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
"정당은 표를 받아야 하니, 2030세대 표심 얻기 위해 행동하는 것 자체는 문제 될 게 없죠. 그러나 청년을 위한 정치를 하지 않으면서 청년을 위한 정치하는 것처럼 속여서 표를 얻으려고 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청년 대변인이든 청년 비례후보든 정당에서 청년에게 자리를 만들어줄 때 일부 엘리트 청년에게만 그 기회를 주는 것은 비판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년 담론에서 누가 배제되느냐가 중요하다"

- 정의당 청년 정책 어떤 게 있는지 소개해 주세요.
"심상정 대표가 대선 후보였을 때 메인 공약으로 내세웠던 게 청년 사회 상속법이었습니다. 이건 20살 된 모든 청년들에 1000만 원의 기초자산을 주자는 건데요. 양육시설에서 성장한 청년들에게는 2000만 원을 주고, 부모에게 상속받을 게 많은 청년은 (받은 돈을 다시 국가에) 돌려주는 방식입니다.

일반적으로 청년들이 새롭게 자취한다거나 독립할 때 제일 먼저 필요로 하는 게 집 보증금이잖아요. 서울을 기준으로 하면 최소 500~1000만 원 정도가 필요합니다. 청년들이 자립을 시작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돈을 개별적으로 마련하는 게 아니라, 모두 같은 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자는 거예요.

그리고 그 이전에도 정의당은 대기업에서 청년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법을 발의했고, 300인 이상 기업은 매년 정원 5% 이상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것을 의무로 부과하는 법안도 정책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 그거면 충분하다고 보세요?
"충분하지 않죠. 일반적으로 청소년기엔 죽어라 입시 공부하고, 대학 가서 학점 관리나 스펙 쌓기를 열심히 하지만 정규직으로 취업하지 못하는 게 청년 문제로 여겨지잖아요. 물론 이런 상황에 처한 청년이 많고, 중요한 문제긴 하지만 아예 이런 시각에서도 배제된 청년이 있다는 거죠.

예를 들어 특성화고 학생들이나 저와 같은 탈학교 청소년들, 그리고 청소년 때부터 일할 수밖에 없는 분들, 대학 가지 않은 청년들, 스펙이 요구되는 직업 구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스펙 쌓기를 할 이유조차 없는 청년들도 있는 거거든요.

일자리 정책도 중요하지만, 청년 담론에서 배제되는 게 누구인지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여성 청년 같은 경우 이슈가 되는 불법 촬영이나 데이트 폭력과 관련된 것은 사실 모든 여성에게 해당하는 얘기지만, 특히 젊은 여성에게 중요한 문제가 되는데 이런 게 청년 이슈로 잘 생각되지 않거든요. 좁은 시각에서 생각하는 게 문제인 거죠."

- 20대들의 가장 큰 고민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학점 좋고 스펙 많이 쌓은 청년에게는 취업 문제가 가장 큰 고민일 거고, 성폭력 등과 같은 문제에 직면한 청년에게는 그런 문제가 제일 중요할 거예요. 굉장히 다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에 사는지 지방에 사는지도 영향을 많이 미치기 때문에 답하기 어려운 질문인 것 같아요."

- 그럼 어떻게 청년 대변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임명 받을 때 기자회견에서 그냥 '청년을 대변하겠다'고 한 게 아니라 기존의 청년 담론에서 배제된 청년의 목소리를 더 듣고, 그에 대해 더 이야기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18세 선거권 운동해오기도 했지만, 청소년의 경우 유권자가 아니다 보니 정치인들이 이 문제에 관심이 없어요. 젊은 정치인이 많이 나올 수 있는 건 청소년기부터 정치를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정당 가입도 19세 이상부터 하게 돼 있습니다. 청년 정치가 어려운 것과 청소년 참정권이 없는 현실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 요즘 정치권의 채용 비리 의혹이 계속 나오는데, 청년 입장에서 이를 어떻게 보는지도 궁금해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 채용 비리 관련 뉴스를 보면 착잡하죠. 물론 김성태 의원 같은 경우는 (비리 관련 의혹이) 드러났는데, 밝혀지지 않은 게 얼마나 많겠어요. 그런데 이런 문제는 비리만 없어지면 해결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이 동등한 기회와 자원을 가지는 게 필요한 거 같아요.

예를 들어 비리가 벌어지지 않더라도, 청소년기에 공부만 한 사람과 알바를 해야 하는 사람 사이에는 차이가 생깁니다. 또 서울 지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기회와 도시 외 농어촌에서 사는 사람이 가지는 기회가 다르지요. 이런 걸 고르게 맞춰주는 게 교육 시스템이어야 하지 않나 생각해요."

-  20대 사이 '젠더 갈등'이 심하잖아요. 이런 문제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일단 전 '젠더 갈등'이란 명칭이 현실을 잘 표현하진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남성과 여성이 갈등하는 상황이 아니거든요. 객관적으로 한국은 여성들이 평등하게 대접받지 못하는 사회입니다. 이건 저의 개인적인 주장이 아닙니다. OECD 관련 지수들을 보더라도 한국은 여성에게 유리천장이 두꺼운 나라에 속합니다. 성별 임금 격차도 100대 63이고요. 이런 지표를 봤을 때 (현 상황을 단순히) 남성과 여성이 갈등하는 것으로 규정할 게 아니라, 여성이 평등하게 이 사회를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각 당이 청년 대변인을 두거나 준비 중입니다. 이런 모습에 대해 장경태 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은 "각 당이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자리를 만드는 건 나쁘지 않다"면서도 "들러리 세우기, 표심 잡기라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선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또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각 당이 청년 대변인이라는 마이너리그를 만들려는 시도에 대해선 우려스럽다. 청년이라는 꼬리표가 아닌 일반 대변인 직위를 주고 결코 능력에서 뒤처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 줘야 한다"라고 주장했는데요.
"기존에 정치권에서 청년에게 자리를 만들어주고, 생색을 냈던 문화에 대해 다른 당 청년 정치인이 우려하시는 듯하고, 이런 우려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정의당의 경우 저는 청년 대변인이지 '부'자가 없거든요. 비상근이긴 하지만 상근 대변인과 같은 직이에요. 동등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거죠.

정의당은 청년 대변인을 들러리 세우려는 게 아니라 목소리에 권한을 주고 제가 원한다면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정당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당에서도 실질적 권한과 책임을 주는 청년 정치 관련 자리를 마련해주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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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