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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도서전 문학동네 부스 앞에서 최원석 대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제도서전 문학동네 부스 앞에서 최원석 대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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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이라는 본명보다 인스타그램 아이디 '최초딩'으로 많이 알려진 그는 출판사 '문학동네' 1년 6개월 차 마케터다. 1만2천 명의 구독자를 지닌 파워 인스타그래머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다.

2019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렸던 주말, 문학동네 부스에서 그를 만났다. 정해진 퇴근 시간보다 2시간이 지났지만 그는 끊임없이 걸려오는 업무 전화로 쉴 틈이 없었다. 출판사 마케터의 삶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심신이 고된 날에는 고객이 남긴 인스타그램 댓글을 보며 다시 힘을 낸다는 사람. 그의 원동력부터 목표까지, 모든 일상은 책과 맞닿아 있었다.

야근은 없지만 주말 근무는 있다

- 문학동네 책 마케터는 무슨 일을 하나요?
"책 기획부터 판매까지 편집을 제외한 모든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우선, 책이 나오기 전 편집자와 회의를 통해 방향성을 잡습니다. 때로는 책의 표지나 제목을 정할 때 의견을 내기도 해요. 그다음 책이 완성되면 마케팅 플랜 수립은 물론 프로모션 상품의 디자인, 생산업체 소통까지 직접 합니다.

편집자가 만든 책을 받아 온·오프라인 서점에 찾아가 홍보도 해야 하고요. 이때 서점 입고 수량과 노출 정도를 조정하게 됩니다. 또 카드 뉴스 등 홍보 콘텐츠를 기획·제작해 업로 하고, SNS 채널 관리까지 맡아 진행해요. 오프라인 책 행사를 기획부터 운영까지 총괄할 때도 있습니다."

- 모든 출판사 마케터가 이렇게 많은 일을 소화하나요?
"출판사마다 다릅니다. 문학동네처럼 마케터가 전반적인 업무를 모두 담당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업무를 세세하게 나눠 맡아 진행하는 출판사도 있습니다."

- 야근이나 주말 출근이 잦은 편이겠어요.
"야근은 없습니다. 회사가 파주에 있기 때문에 시간 맞춰 셔틀버스를 타야 해요. 야근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죠(웃음). 그래서 업무시간에 최대한 다 끝내놓으려는 생각으로 높은 집중력으로 일해요. 대신 책 행사가 있을 때 주말 출근을 하기도 해요. 작가를 만나고 싶어 하는 독자들이 많기 때문에 특히 국내 작가의 책이 출간되면 특히 행사가 많아져요. 이번 달에는 오프라인 행사가 많아 이틀을 제외하고 매 주말에 출근했습니다. 하지만 힘들거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아요. 재밌거든요."

- 담당하시는 책은 매달 몇 권 정도 출간되나요?
"지난 달에는 5~6권 정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책마다 출간 일정이 다 다르기 때문에 평균적인 수치를 말씀드리긴 어려워요. 책 제작이 들어가서 출간까지 적게는 일주일, 많게는 1년까지 걸리기도 하거든요.

작가님이 원고를 제때 안 주시는 경우나, 원고는 전달받았지만 적절한 때에 출간을 위해 시기를 미루는 경우도 있죠. 제가 본격적으로 투입되는 시기는 출간일 2주 전부터라고 보시면 돼요. 김훈이나 김영하 등 스타 작가님의 책은 기간을 한 달 이상으로 잡기도 합니다."

- 문학동네가 첫 직장인가요?
"문학동네 입사 전에는 서점 직원이었어요. 반디앤루니스에서 7년, 교보문고에서 1년, 북티크에서 8개월 정도. 그러니까 총 8년이 넘는 기간을 서점에서 일한 거죠. 그때 책의 후기를 올리는 개인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문학동네 마케팅 담당자가 제 계정을 보고 같이 일해 볼 생각 없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심지어 한 번도 얼굴을 뵌 적이 없는 분이었는데 제 SNS만 보고 직접 서점으로 와주셨어요. 디지털 마케팅이 중요시되는 때라 SNS 관리 능력을 크게 봐 주셨나 봐요."

- 마케팅 직무에 도전하는 데 두려움은 없었나요?
"워낙 도전하는 것을 즐기는 성격이라서요. 두려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그 떨림까지 즐기려고 해요. 재밌잖아요. 덕분에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데 망설임이 없는 편이에요. 이런 점을 보면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 속 강단이(이나영)와 성격이 닮은 것 같아요. 새로운 일에 무서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편이에요."

그는 출판업계가 배경인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 방영 시기에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주변 반응을 계기로 그 드라마를 몇 편 보기도 했다고.

"드라마 속 출판사 직원들의 책상이 너무 깨끗해 놀랐어요. 제 책상만 봐도 양옆으로 책으로 산이 쌓여있거든요. 그 옆에 프로모션 상품들이 정신없이 나열되어 있고요. 실제 출판사 사무실에서는 나올 수가 없는 풍경이죠. 그 외 회사 분위기나, 업무는 디테일하게 잘 그려낸 것 같아요. 마케팅 직무를 담당하는 강단이 역할에 이입이 가장 많이 되더라고요. 다만, 강단이가 커피 심부름을 하거나 개인 세탁물을 맡기는 등 불합리한 잡무를 처리하는 경우는 절대 없습니다."

마케터는 책을 얼마나 읽을까

- 최근 일하면서 가장 기분 좋았던 날은 언제였나요?
"김훈 작가 산문집 <연필로 쓰기> 리커버 에디션의 뜨거운 반응을 확인했을 때요. 리커버 에디션의 판매량과 매출도 증가했고 SNS에서의 고객 참여도가 기대 이상으로 높았어요. 제가 디자인에 대한 의견부터 친필사인 기재 여부, 사은품 선정까지 기획을 한 건이라 더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죠. 요즘 항상 이 책을 가방 안에 가지고 다니고 있어요.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랑하려고요. (웃음)"

- 반대로 언제 힘들다고 느끼시나요?
"솔직히 신간이 나올 때마다 힘들어요. 새롭게 모든 것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이 벅찰 때가 많죠. 그럴 땐 서점에 가요. 제가 마케팅한 책을 읽는 사람들을 보면 힘든 게 다 사라지거든요. 내가 한 고생이 더 값지게 느껴지는 순간이에요. SNS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도 도움을 많이 받아요."

- 출판사 마케터는 어떤 자질을 지녀야 하나요?
"자질보다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첫 번째로 책에 대한 애정을 품고 있어야 하죠. 단순히 좋아하는 일을 취미 삼아 할 때와 그것을 직업으로 삼았을 때 간극이 꽤 크거든요. 아무리 좋아하는 것이라도 가끔 질릴 때가 있기 마련이잖아요.

저도 때때로 책이 질려서 읽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었기에 알아요. 저는 한 달에 10~15권의 책을 읽고, 꼭 봐야 하는 원고가 10개까지 들어올 때도 있어요. 원고를 확인해야 마케팅을 기획, 실행할 수 있으니 아무리 힘든 순간이 와도 절대 지치면 안 되는 거죠. 그래서 이런 순간들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애정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는 열정이에요. '사람들이 책에 흥미를 갖게끔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어야 해요. 제가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하는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어요. 제 게시글을 보고 단 한 사람이라도 책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하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여기에  책은 문학동네 책뿐만 아니라 '책' 자체를 뜻해요. 모든 사람이 책을 꾸준히 읽는 문화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 개인적으로도 하는 일이 많다고 들었어요.
"'초딩 시선'이라는 글을 주 3회씩 연재합니다. 시즌 1, 2를 잘 마무리한 덕분에 올해 7월부터 시즌 3을 시작할 수 있게 됐어요. 책도 쓰고 있습니다. 올해가 지나기 전 출간을 목표로 두고 있어요.

또, '월간 최초딩'이라는 북클럽도 운영하고 있어요. 신청자를 받아 매달 책을 큐레이션 해주는 방식이에요. 구독자의 성향에 맞는 책을 고심해서 선택하고, 일일이 주소를 적고 배송까지 하죠. 이때 주문은 대형서점보다는 규모가 작은 동네서점을 애용해요.

그만큼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열여섯 분만 받아 소규모로 진행하고 있어요. 매달 일정 금액을 받고 있지만,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빼면 오히려 적자입니다. 하지만 활동의 목적이 수익이 아니라 책을 읽게 하는 자체라 괜찮아요. 뿌듯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더 많은 사람이 책을 읽게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가끔 '최초딩님 덕분에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 말을 더 많이 듣는 게 제 최종 목표입니다. 제 역할이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더 열심히 노력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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