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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반일과 극일이라는 말이 많이 회자되는 때가 없다. 거기다 '토착왜구'라는 말까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 요즘 한국사회는 일본과의 경제갈등에 완전히 매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학생으로 와 한국생활 23년째를 맞은 미야우치 아키오(45)씨는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지한파다. 일본의 대학에서 조선과를 전공해 한국에 대해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었던 그는 1996년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한국과에 입학해 한일 관계에 대한 전문가가 됐다.

그가 올해 3월 구리시청의 8개월짜리 계약직 공무원이 됐다. 8월 14일 아키오씨에게 공무원이 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최근의 한일 관계에 대해 물어봤다.
 
 미야우치 아키오 씨
 미야우치 아키오 씨
ⓒ 송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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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무엇인가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 지역사회에서 오랜 기간 활동을 많이 했다.
"1996년에 한국에 와서 2001년에 한국 남자와 결혼했다. 2012년에 아이들을 위한 자조모임 활동을 했고 그즈음에 구리시의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역사프로그램을 이수하고 문화해설사가 됐다. 구리시의 동구릉과 아차산에 대해, 지역사회의 역사와 문화유적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이후 경기도의 문화해설사 심화교육을 이수하고 경기도의 문화관광해설사가 됐다. 각종 테스트를 치르고 정식 문화관광해설사로서 동구릉에 배치돼 올해 2월까지 약 7년을 일했다. 2015년에는 '구리역사동아리'를 만들어 일본 출신 다문화가족이 한일 관계에 대해 먼저 올바른 시각을 갖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 다문화가족이 공무원이 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문화관광해설사로 일할 때 처음에는 일본인 관광객만 안내했다. 그러다 초중고 학생을 안내하고 나중에는 다른 해설사와 동일하게 내국인들을 안내하는 역할을 했다. 지역사회 봉사가 이런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여태까지 다문화가족으로서 혜택을 받는 수혜자의 입장에 있었다면 이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이 되어서 개인적으로 영광이다. 저를 바라보는 후배들이 있고 구리시에서도 처음으로 다문화가족을 채용한 것이라 제가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 후배들에게 '저 언니 한국어 잘 하고 지역에서 봉사활동 많이 하고 열심히 하니까 공무원도 되는구나'하는 롤모델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 계약직이지만 공무원으로서 각오가 있다면?
"다문화가족도 한국사회에서 계속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렵지만 자신의 노력으로 한국에 무엇인가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다문화 정책, 다문화 사회에 대해 다문화가족들도 뭔가 기여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재능을 한국에서 펼쳐야 한다. 8개월짜리 계약직 공무원이라 다문화 정책에 대한 어떤 꿈을 펼치기는 어렵지만 이주여성의 어려움과 문제점을 듣고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다는 것이 소중하다."

- 다문화가족의 사회활동에 대한 생각은?
"다문화가족들은 아이들 때문에 그리고 한국어를 배우며 적응하는 과정 때문에 사회활동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억지로라도 사회에 나서야 한다. 안 되는 일이라도 도전해야 한다. 간혹 남편들이 아내에게 '언제까지 공부만 하냐, 봉사만 하냐'고 뭐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직장에 나가 돈 버는 일도 하라는 의미 같다. 하지만 이주여성들은 낯선 나라에 와서 힘겨운 도전을 하는 과정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면 좋겠다. 이주여성 입장에서는 '이거'라도 하고 있는 것이다. 남편들이 외국 나가면 그만큼 할 수 있나. 한국에서 살았던 것이 아니라면 뭐든지 힘들다. 가족들의 지지가 중요하다." 

"많은 일본인들은 일본의 실제 모습을 보지 않는다"
 
 13일 오전 DHC테레비의 '도라노몬뉴스'에서 출연자 햐쿠타 나오키(가운데)가 맥주를 따라 마시는 흉내를 내며 한국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조롱하고 있다.
 13일 오전 DHC테레비의 "도라노몬뉴스"에서 출연자 햐쿠타 나오키(가운데)가 맥주를 따라 마시는 흉내를 내며 한국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조롱하고 있다.
ⓒ DHC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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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한일 관계가 심각하다. 아키오씨의 생각은?
"일본 정부는 경제보복이 아니라고 하지만 한국인이 그렇게 볼 수밖에 없는 타이밍에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단행했다. 정말 경제보복이 아니라면 오해 없이 조심스럽게 하는 것이 도리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와도 싸우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바로 이웃해 있는 한국과 분쟁을 서슴지 않는다. 이해가 안 된다."

- 일본 정부는 그렇다치고 일본 국민들의 생각은 뭔가?
"많은 일본인들은 일본의 실제 모습을 보지 않는다. 일본 정부를 지지하는 많은 분들, 무관심한 분들이 저는 무섭다고 느낀다. 지금 일본 정부는 과거 전쟁 시기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러려다 보니 헌법을 바꿔야 하고 헌법을 바꾸기 위한 여론을 만들기 위해 '혐한' 분위기를 건드린 것이다. 이런 것을 안 보여주는 일본 언론이나 또 안 보려고 하는 일본 국민들이 무섭다."

- 일본의 국민성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일본인들은 정권의 편을 드는 언론만 접하다보니 잘못된 생각과 편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일 역사에 대해 학교에서 제대로 교육하지 않기 때문에도 그렇다. 과거 한-일협정에 대한 것도 정치 지도자들이 하는 얘기에 의문을 갖지 않는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이라는 삼권분립에 대한 상식보다 일본 지도자들의 얘기를 맹신하는 것이다. 착하고 예의 바른 민족성과 국민성으로 인해 일본인들은 전쟁도 여러 차례 치렀다. 지배층의 행위가 맞는 것인지 때로는 의심도 해야 하는데 일본인들은 그런 것이 없다. 반면 한국인들은 과거 원나라의 침략에 맞서 40년이나 저항하지 않았나. 정치 지도자들을 무조건 맹신하지도 않는다. 한국인들은 자신감이 있다."

- 한-일 관계에 갈등이 계속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한국은 역사적으로 피해의 나라이다. 그런데 일본은 배려하지 않으면서 피해를 입힌 나라로부터 배려를 받으려 하고 있다. 일본은 자신이 진지하게 사과했는지 또 이 사과가 잘 받아들여졌는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가해자가 피해자에 대해 갖춰야 하는 예의이자 의무이다."

- 앞으로 한일관계는 어떻게 될 것 같은가
"고대사를 보면 삼국시대부터 일본은 한국이 없으면 유지될 수 없었다. 중화문화권을 중심이라고 치면 문화가 중심에서 변두리로 가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의 문화가 한반도를 거쳐 일본으로 전해지고 받아들여졌다. 조선통신사 등 한일 양국은 1천년이 넘는 우호협력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임진왜란과 식민지 지배, 지금의 경제갈등이 있지만 햇수로 따지면 100년도 안 된다. 한일 두 나라는 전쟁과 갈등보다 더 길고 튼튼한 우호협력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번 경제갈등도 해결 못할 일이 아니다"

- 요즘에도 수요집회에 나가고 있나
"일본 정부 규탄 촛불시위가 더해졌다. 지난 주말에도 일본대사관 앞에 가서 많은 내국인들과 같이 시위를 했다. 더워서 죽는 줄 알았다. 젊은 노동자들을 만났는데 일본인이라고 하니 많은 질문을 하더라. 그런데 일본에서는 한일 역사에 대해 거의 교육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 등 많은 것을 모르고 있더라. 그래서 양국 국민들의 격차가 이렇게 크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그 외에도 나에게 힘을 주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포기하지 말자. 작은 것이라도 목소리를 내는 일을 포기하지 말자고 다짐한다. 한국 국민들도 양심적인 일본인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면 좋겠다."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 1400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재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 1400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재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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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기다문화뉴스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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