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위밋업스포츠 신혜미 대표와 양수안나 대표
 위밋업스포츠 신혜미 대표와 양수안나 대표
ⓒ 박초롱

관련사진보기


신혜미 대표와 양수안나 대표는 축구선수 은퇴 후 은퇴 선수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여성 스포츠리더 과정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여성 은퇴선수들은 에너지도 능력도 넘치는데 왜 자기 사업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는 강사의 한마디가 열정 많은 대표의 마음을 건드렸다. 유쾌한 대표들은 '한 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위밋업스포츠(대표 신혜미, 양수안나, 김재희)를 만들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인 만큼 척하면 척이에요. 싸울 건덕지가 하나도 없어요. 사업을 오래 하다 보면 금전적인 문제로 싸우게 된다는데 저희도 돈 때문에 한번 싸워보고 싶어요. (웃음). 싸움하게 되는 그날까지 열심히 일할 예정이에요."
 
언니들 축구대회를 위해 WK리그 여성축구단 선후배들이 지원해준 축구공들
 언니들 축구대회를 위해 WK리그 여성축구단 선후배들이 지원해준 축구공들
ⓒ 박초롱

관련사진보기

 
여성 스포츠인에게 녹록지 않은 삶

활동 기간이 길지 않은 운동선수들은 은퇴 후 다른 직업을 찾는 일이 쉽지 않다. 특히나 여성 스포츠인들의 상황은 더욱 녹록지 않다. 비교적 남성보다 스포츠 지도자나 교수가 되는 관문이 좁기도 하고, 결혼이나 출산을 하면 자연스레 운동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저도 경력단절 여성이었어요. 축구선수를 은퇴한 뒤 여성스포츠리더 과정을 배우면서 중국 상해체육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도 취득했지만 취업이 어려웠어요. 상황이 그렇게 되다 보니 저 자신도 '내가 나이대나 경력이 애매하구나'라는 생각까지 했어요. 일하고 싶은 열정은 있는데 취업이 되질 않으니 많이 힘들었었어요. 정말 나중에는 '사무보조라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 신 대표

알고 보니 이런 고민은 신 대표뿐만 아니라 여성 스포츠인들이 한 번쯤은 했던 고민이었다. 그래서 그는 여성들이 연대해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위한 고민이 많다. 양 대표는 "혼자는 힘들지만 같이 가면 즐겁다"며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한 번 도전해보자'라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라고 말했다.  
 
7월에 진행됐던 언니들축구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7월에 진행됐던 언니들축구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박초롱

관련사진보기

 
열정 넘치는 언니들, 사비로 첫 축구대회 개최

두 대표는 은퇴한 선배들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서 무작정 '언니'들과 함께할 수 있는 축구 경기를 자비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의리 있는 선·후배들 덕분에 WK리그(여성 축구 리그)의 심판까지 총출동했다. 구장을 예약하고 사람들을 모아 심판도 선수도 운영도 모두가 여자인 언니들 축구대회 첫 회가 시작됐다.

양 대표는 "축구 경기를 하기로 한 날이 지난해 7월 7일이었는데 그날 새벽에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너무 기쁜 나머지 둘이 같이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7월 7일은 위밋업에 의미 깊은 날이기도 해 올해 언니들 축구대회도 7월 초로 날을 잡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기업가를 목표로 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내가 잘하고 있나'라는 고민을 많이 했는데 재도전팀으로 선정돼 사업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사업에 참여하면서 부탁하는 것들이 많은 편인데 멘토님들이 항상 흔쾌하게 도와주셔서 고마운 마음이 많아요." - 신 대표
 
(위 여성 축구 클리닉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아래 수어로 배우는 홈트를 촬영 하고 있는 모습)
 (위 여성 축구 클리닉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아래 수어로 배우는 홈트를 촬영 하고 있는 모습)
ⓒ 박초롱

관련사진보기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위밋업스포츠
 

위밋업스포츠는 여성과 스포츠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것에 중점을 둔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들이 조금 더 스포츠와 가까워지게 하고, 스포츠를 직업으로 가지고 있거나 가졌던 여성들이 계속해서 스포츠를 통해 활동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활동을 기획한다. 

"요즘에는 취미나 체력향상 등을 위해 운동에 관심을 가지는 여성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위밋업의 모든 프로그램이 강사도 여성, 수강생들도 여성이라는 것이 장점으로 어필되는 것 같아요." - 양 대표

위밋업스포츠는 전·현직 운동선수들이 함께 힘을 모아 축구대회를 여는 언니들 축구대회, 여성 국가대표 선수들이 가르치는 스포츠 클래스,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로 배우는 홈트(홈트레이닝) 영상 제작 등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주짓수 국가대표 이은미 관장이 진행하는 여성들을 위한 주짓수 기초교육이 큰 호응을 얻었다.

신 대표는 "4~6월에 매주 토요일에 한 타임씩 주짓수 강의를 진행했었는데 인기가 높아져 7월에는 수업을 두 타임으로 증강했다"며 "주짓수라는 종목 자체가 몸을 쓰는 수업이기 때문에 강사와 수강생 모두가 여성인 점과 국가대표 선수가 직접 운동을 가르쳐준다는 것 등 덕분에 강의의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일하는재단 지하교육실에서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함께일하는재단 지하교육실에서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 박초롱

관련사진보기

 
재단에 기부하는 첫 사회적기업 되고파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에 참가하는 단체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단연 '서류'다. 준비해야 하는 문서의 종류도 많고 대부분 서류 작업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운동선수다 보니 서류를 다루는 일에 어려움을 느꼈다"며 "사회적 기업가 육성 사업에 참석할 때마다 문서나 기업 운영 등 잘못 진행하고 있었던 것들을 알게 돼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위밋업스포츠는 지난해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에 이어 올해 다시 한번 재도전팀으로 참가 중이다. 양 대표는 "작년 육성사업에 참가할 때는 멘토님들이 많은 배려와 응원을 해줘서 10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며 "올해는 재도전팀이기 때문에 작년과는 다르게 멘토님들이 위밋업스포츠만의 색을 나타낼 수 있는 사업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는 수익성과 사회적 가치 사이에서 중심을 잡기 위한 노력과 3년 뒤 위밋업스포츠가 어떤 모습으로 성장했을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함께 일하는 재단에 다양한 사회적기업들이 거쳐서 갔고 대성한 기업들도 많지만, 아직 재단에 기부한 기업은 없다고 들었어요. 위밋업스포츠도 나중에 성장해서 함께 일하는 재단에 기부하는 첫 번째 사회적기업이 되고 싶어요" - 신 대표
 
제2회 언니들 축구대회에서 언니조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제2회 언니들 축구대회에서 언니조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 박초롱

관련사진보기

 
여성을 위한 스포츠 플랫폼을 목표로 

위밋업스포츠는 이처럼 여성 은퇴선수, 스포츠에 관심이 있는 여성, 스포츠를 누리지 못하는 여성 등 여성을 위한 스포츠 플랫폼으로의 역할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스포츠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어 더 다양한 종목의 클래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양 대표는 "처음에 선수들에게 강의를 제안하면 부담을 느끼거나 걱정을 하곤 하지만 막상 수강생들을 만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수강생들을 가르친다"며 "강의 후 수강생과 선수들이 뿌듯해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 옆에서 북돋아주고 이들을 위한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위밋업스포츠가 할 일 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많은 분들이 스포츠 클래스에 관심을 주셔서 이번에는 농구교실을 계획하고 있어요. 또 스포츠 브랜드와 배드민턴 교실도 함께 진행 해 볼 예정이고 엄마와 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사업구조를 탄탄하게 해서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큰 목표에요. 또 이를 통해 위밋업스포츠를 포함한 '여성'과 '스포츠'에 연관이 있는 사람들이 모두 윈윈하게 된다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신 대표)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함께일하는재단의 홈페이지와 블로그에도 함께 실립니다.


태그:#함께일하는재단, #사회적기업가,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나의 일과,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