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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의 청석에듀씨어터 공연장은 청소년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학생들은 몇 시간 후에 열리는 발표회 리허설에 여념이 없었다. 

지난 5일 오후 이곳에서는 꿈의학교 세 곳의 공동 작품 발표회와 수료식이 열렸다. '댄스컬 꿈의학교', '드리밍뮤지컬 꿈의학교', '이 한 몸 다 바쳐 꿈의학교'이 함께 했다. 꿈의학교는 경기도교육청이 운영하는 '학교 밖 학교'다. 이재정 교육감의 핵심 정책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꿈(진로 등)을 찾게 하는 게 목표다.

본공연보다 더 뜨거운 리허설 열기
 
학생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학생들 작품 발표회
 학생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학생들 작품 발표회
ⓒ 경기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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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은 무척 흥미로웠다.

헐렁한 티셔츠에 트레이닝복 차림 아이들이 무대에 오르고 경쾌한 음악이 울렸다. 그리고 춤사위가 이어졌는데, 무대에 올릴 만한 세련된 동작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막춤에 가까워 보였다. 이어 길쭉한 북을 이용한 난타 공연이 선보였다. 이 역시 박자가 잘 맞지 않아 서로 티격태격. 이래서야 공연이 될까?

알고 보니 이 모든 게 공연의 일부였다. 티격태격하며 무대에 올릴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 자체가 '작품 스토리'였던 것이다. 이 작품은 공연자 5명이 한 몸처럼 박자를 척척 맞춰 신나게 북을 치면서 끝났다.

초등학교 2학년 남학생과 1학년 여학생이 등장한 무대도 인상적이었다. 남학생의 프러포즈를 여학생이 거절하는 내용이었다. 초등학생들도 꿈의 학교에 참여할 수 있다니...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 중·고생과 함께 공연을 준비하고 무대에 선다는 게 쉽지는 않을 터. 

이기복 청석에듀씨어터 대표에 따르면 "애초 이 작품은 중고생을 대상으로 했지만 '간절히 하고 싶다'고 간청해와 초등학생도 함께 하게 됐다"고 한다. 2학년 남학생에게 "오고 싶다고 졸랐느냐?"고 묻자 "조르지는 않았어요, 그냥 오고 싶다고 했더니 엄마가 데려다 줬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중고생과 함께 무대에 오른 당당한 초등학생
 
학생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학생들 작품 발표회
 학생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학생들 작품 발표회
ⓒ 경기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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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학생들 작품 발표회
 학생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학생들 작품 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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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공연은 리허설과 똑같이 진행됐다. 다른 게 있다면 관중석에서 들리는 박수와 함성이 리허설보다 훨씬 더 컸다는 점이다. 이날 작품 발표회는 학생, 학부모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공연이 끝난 뒤 이기복 대표는 "광주 청소년들의 열정이 폭염을 눌렀다"라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그는 "땀을 뻘뻘 흘리며 공연을 준비하는 모습에서 열정을 느꼈다. 열정은 살아가는 힘이다. 열정이 있으면 잘 살 수 있다. 이곳은 열정을 가르치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유영 드리밍 뮤지컬 꿈의학교 꿈짱 학생(고1)
 이유영 드리밍 뮤지컬 꿈의학교 꿈짱 학생(고1)
ⓒ 경기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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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영 드리밍뮤지컬 꿈의학교 꿈짱 학생(고1)은 "후배(친구)들과 함께 뮤지컬을 해보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친구들이 잘 도와줘서 정말 감사하다. 특히 초등학생들이 말을 잘 따라줘서 고마웠다. 우리를 끝까지 믿어준 선생님께 감사한다"라고 전했다. '꿈짱'은 주도적으로 학교를 만들어 이끄는 학생을 가리키는 말이다.

수료식 뒤에도 배움이 이어지는 게 장점
 
학생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학생들 작품 발표회
 학생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학생들 작품 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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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학생들 작품 발표회
 학생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꿈의학교 학생들 작품 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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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연과 함께 수료식을 한 꿈의학교 세 곳은 '학생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꿈의학교(아래 만들어가는 꿈의학교)'다. 배우고 싶은 게 있는 학생이 커리큘럼부터 선생님 역할을 하는 '꿈지기'까지 직접 선택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꿈의학교' 핵심 모토인 '학생 스스로 정신'과 딱 맞아떨어지는 형태다. 

이외에도 꿈의학교는 전문가 개인이나 비영리 단체 등이 운영하는 '학생이 찾아가는 꿈의학교'와 꿈의학교 운영자 인큐베이팅을 하는 '마중물 꿈의학교' 등이 있다.

이 중 '만들어가는 꿈의학교'는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2019년 전체 경기꿈의학교 1908곳 중 40%인 754곳이 '만들어가는 꿈의학교'이다. 2018년 374곳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날 수료식을 한 꿈의학교 세 곳은 청석에듀씨어터라는 든든한 공간이 있기에 가능했다. 청석에듀씨어터는 꿈의학교 학생들에게 연습장과 공연장 등을 기본으로 지원하고 조명, 의상, 음향까지 갖춘 교육시설에서 연극과 뮤지컬을 배울 수 있다. 또 현역 배우들이 강사로 있어 체계적이고 실제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특히 수료식 이후에도 배움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기복 대표는 공연이 끝난 직후 "만들어가는 꿈의학교는 끝났지만 이곳 문은 계속 열려있다. 원한다면 연습을 해도 좋다. 오는 10월 26일로 예정된 공연전문가 꿈의학교 공연인 '레미제라블'에 함께 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이기복 대표는 지난 2015년부터 광주 공연전문가 꿈의학교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관련기사] 학교 탈출 교사부부 전 재산 털어 극단 차린 이유

태그:#꿈의학교, #청석에듀씨어터, #공연전문가 꿈의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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