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마하가 제작, 판매하는 다양한 악기들 (usa.yamaha.com)

일본 야마하가 제작, 판매하는 다양한 악기들 (usa.yamaha.com) ⓒ Yamaha

 
일본의 경제 보복에 항의하는 'NO 재팬' 운동의 여파가 사회 여러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 유명 패션 브랜드가 시민들의 불매운동 영향으로 매출 고전을 겪는 것도 한 사례다. 스포츠계에선 비시즌에 이뤄지는 전지훈련 장소를 일본 대신 다른 나라로 이미 옮겼거나 향후 변경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일부에선 아예 내년 도쿄 올림픽 불참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도 등장했다.

음악업계에서도 일본과의 거리두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윤종신은 같은 소속사의 일본인 연습생 다케우치 미유와의 신곡 발표를 연기했다고 밝히면서 "잘못되고 그릇된 가치관과 역사관을 가진 사람들이 창작자들에게 상처와 피해를 준다"는 글을 본인의 SNS 계정을 통해 남겼다.   

창작 일선에서 활동중인 작곡가, 프로듀서들 중에선 일련의 움직임에 동참하고자 각종 음악 장비를 일본 대신 다른 나라 제품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일본산 제품을 대신할 기기가 마땅치 않다는 점 때문에 적잖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일본, 각종 음악 장비 중 핵심적인 위치 차지  
 
 누엔도, 큐베이스 등 다양한 음악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생산 판매하는 스테인버그도 일본 야마하가 인수한 지 오래다. (www.steinberg.net)

누엔도, 큐베이스 등 다양한 음악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생산 판매하는 스테인버그도 일본 야마하가 인수한 지 오래다. (www.steinberg.net) ⓒ Steinberg


국내 아마추어 및 프로 작곡가 상당수가 사용하는 작곡프로그램(DAW) 중 하나인 큐베이스는 스테인버그사의 제품이다. 그런데 이 업체를 수 년 전 인수한 곳은 바로 일본의 대기업 야마하(Yamaha)다. 오토바이, 골프 장비뿐만 아니라 악기 분야에서 야마하의 영향력은 상상 이상이다. 피아노, 기타, 드럼 등 일반 악기 뿐만 아니라 스튜디오 녹음과 공연 방송 제작 일선에서 사용되는 수많은 장비들은 이 업체의 주된 품목들이다.  

특히 각종 가요 작업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신시사이저에서 일본 업체들은 강력한 지위를 누린다. 야마하를 비롯해서 롤랜드(Roland), 코르그(Korg) 등 이른바 '신시사이저 3대장'은 모두 일본제다. 물론 커즈웨일(한국 인수), 아투리아(이탈리아) 같은 후발 경쟁 회사 제품도 있고 최근엔 소프트웨어 가상악기들이 대신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각 업체별 제품마다 지닌 고유의 음색을 구현하는 게 쉽지 않다보니 부득이하게 일본산 하드웨어인 신시사이저를 쓸 수밖에 없다.  

큐베이스의 경우 로직이나 스튜디오원 등 대체재가 있긴 하지만 이미 손에 익숙한 소프트웨어를 버리고 전혀 다른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기도 하다. 또한 디제잉 분야에선 역시 일본 업체 파이오니아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대체재 마련 쉽지 않지만... 마음만큼은 응원
 
 일본 롤랜드의 믹싱 콘솔 (www.roland.com)

일본 롤랜드의 믹싱 콘솔 (www.roland.com) ⓒ Roland

 
각종 공연 및 녹음에 사용되는 믹싱 콘솔부터 대형 스피커에 이르는 다양한 장비가 적게는 수십만 원부터 많게는 수천만 원대에 이르는 고가이다보니 함부로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나마 헤드폰이나 이어폰, 스피커, 마이크 쪽은 사정이 다소 나은 편이다. 미국 및 독일 업체들이 강세를 나타내는 제품군들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일본 회사들의 비중은 덜 하다. 안타깝게도 이들 전문 분야에서 한국산 제품을 찾는 건 하늘의 별따기 수준으로 쉽지 않다.  

때가 때인 만큼 NO 재팬 또는 일본 제품 불매에 대한 각양 각색 의견들이 인터넷 및 커뮤니티에서 오가곤 한다. 음악인들도 이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피력한다. 현실적으로 일본산 장비 없이 전문 작업을 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심적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편이다.   

비록 현실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의 범위가 크지 않다는데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응원의 마음 만큼은 잊지 않겠다고 말한다. 어떤 이는 "기존 사용하던 수천만원 짜리 제품 버리고 일 할 수 없는 거 다들 잘 알지 않냐?"라면서 "하지만 앞으로 구입해야할 장비 중 일본산을 대신할 수 있는 게 있다면 그걸 선택하고 옷이나 맥주 안 사기 등 일상에서 실행 가능한 것만큼은 동참하고자 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NO재팬 일본불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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