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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독일의 여름은 꽤나 선선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독일의 여름은 꽤나 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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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독일의 여름은 꽤나 선선했다. 여름날 중 더운 날은 손꼽을 정도였다. 해가 쨍쨍한 날에도 건물 안이나 그늘 아래에만 있어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랬던 독일의 여름이었는데, 지난해부터 무더운 더위가 너무 빈번하게 독일을 찾아오고 있다.

올해의 경우, 지난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무더위가 지속됐었다. 어느 날은 38도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올해의 유난스러운 더위 시즌이 지나갔기를 소망했지만, 안타깝게도 무더위는 또 다시 찾아왔었다. 약 10일 이상씩 유지됐던 두 차례의 무더위로 2019년도의 여름이 끝난지, 아니면 8월에 또 찾아올지 모르겠다. 

한국에 비하면 길지 않은 더위이지만, 더위가 찾아오면 한국보다 더 힘들게 버텨야한다. 왜나면 독일에는 에어컨이 없기 때문이다. 가정 집은 물론 없고, 에어컨이 없는 사무실도 많다. 레스토랑 역시도 물어보나마나 에어컨이 없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1년 중 더운 날이 얼마 없기에 굳이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들었었다. 낮에 아무리 더워도 잠을 못 잘만큼의 열대아는 독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 외에도 에어컨을 구매하지 않는 다른 이유들이 많은데, 주변 독일인들에게 들은 내용은 다음과 같다.

롤러셔터(Roller Shutter) 창문으로 햇빛을 막으면 그리 무덥지 않다. 독일 집의 창문에는 철 소재로 된 블라인더가 있다. 햇빛과 우박, 비 등을 막기 위해서 설치해놓은 것인데, 낮 시간에 롤러 셔터를 내리고 있으면 집안은 그리 덥지 않다. 공기 자체는 습하지 않기에 열이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만 차단하면 견딜 만하다.

설치 비용과 전기요금이 높다. 독일 집들은 에어컨 설치를 염두에 두고 지은 건물들이 아니다 보니 설치하기 위해서 작업해야 하는 게 번거롭다. 인건비가 비싸기에 설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추가로 드는 금액이 높다. 아울러 전기요금 역시도 비싼 편이기에 여름 내내 사용하기엔 너무나 큰 사치로 다가온다고 한다. (참고로 독일의 전기세는 세계에서 제일 비싸기로 소문나 있다.)

환경을 엄청 생각하는 독일인들은 에어컨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고 생각한다. 에어컨 생산 공장에서 배출되는 환경 오염 물질과 사용 시에 발생하는 프레온 가스가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키기에 에어컨 구매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외에도 재미있는 이유가 있었는데, 에어컨의 인조 공기가 싫다느니 혹은 에어컨 소리가 싫다는 의견도 있었다. 자연 속 맑은 공기를 마시고 자란 독일인이 느끼는 에어컨의 공기는 별로인가 보다.

지난해부터 더위가 길어지면서 요즘에는 에어컨에 관해 독일인들의 생각이 점점 변화하고 있는 듯하다. 더위가 길어질수록 일터에서의 효율이 떨어지니, 에어컨이 설치된 사무실이 전에 비해 많이 늘어났다. 또한, 신차로 교체된 대중교통 수단에도 에어컨이 완비되어 있다. 감수해도 되는 며칠의 불편함이 길어지니 이들 역시도 점점 편리함을 찾고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태그:#독일문화, #유럽무더위, #독일에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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