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국감장에 선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일제 강제징용 근로정신대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아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 국감장에 선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일제 강제징용 근로정신대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2018년 10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아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그것들이 사람이여? 무릎 꿇고 사죄해도 모자를 판인디 사과 한 번 안했음서. 73년 동안 한 번도 안 했음서 뭐를 해? 내 너무 부에(부아)가 치밀어서 손발이 달달 떨리오. 일본, 그 말 내 입에 담기도 싫소."

뚜뚜뚜...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91) 할머니는 2일 <오마이뉴스>와 통화하던 도중 돌연 전화를 끊어 버렸다. 기자가 일본이 한국을 안보상 수출우대국에서 제외하기로 했다는 말을 한 직후였다.
  
"내가 기자님헌티 화 내려던 게 아닌데... 이게 막 가슴이 턱턱. 하이고 울화통이 터져서 그랬어. 국민들이라도 좀 알아줬으면 좋겠어. 나는 이제 사는 게 얼마 안 남았는데 평생 사과라는 것을 받아볼 수나 있겠느냐고..."

다시 통화가 닿았다. 양 할머니는 한층 낮아진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지만 분노는 여전했다. 수화기 너머로 가슴을 치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양 할머니는 "국민(초등)학교 6학년 (1944년) 때 교장이 '일본에 가면 돈도 많이 벌고 학교도 갈 수 있다'고 한 말에 속아 미쓰비시 항공제작소로 갔다"며 "그때 고생하고 온 일을 생각하면 일본의 일자도 말하기 싫다. 정말 얼마나 고생을 했던지... 그날 일은 더 말하기도 싫다"고 했다.

"대법원 판결 나왔을 때는 아주 혹시나 생전에 사과 받을 수 있는 건가 기대혔어. 그런디 이렇게 뻔뻔스럽게..."

말끝을 흐리던 양 할머니는 "일본은 70년 동안 발뺌하고서는 또 우리를 농락하고 있다"며 말을 이었다.
 
 2013년 11월 1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승소 소식을 듣고 감격에 겨워 환호하는 이금주 광주유족회 회장과 양금덕 할머니 모습.
 2013년 11월 1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승소 소식을 듣고 감격에 겨워 환호하는 이금주 광주유족회 회장과 양금덕 할머니
ⓒ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관련사진보기

 
끝인 줄 알았던 대법원 판결 "또 다시 농락당했다"

"(대법원 판결 나왔을 때) 기분이 정말 좋았제. 이제는 사과 받을 줄 알았어. 70년 넘도록 (일본이) 사과 한 번 안 했으니께. 그 전에는 대통령이고 나라고 우리 편 들어준 곳 하나 없었는데 이제는 뭐가 바뀌는 줄 알았지... 그런데 지금 봐. 무슨 보복이여, 악질이 따로 없어. 우리(피해자들)는 일본을 악질이라 하지 사람으로 인정 안혀."

지난해 11월 29일 대법원이 양 할머니를 비롯한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가 양금덕 할머니 등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 4명과 유족 1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총 5억6208만 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것.

그러나 판결 이후 일본 정부의 대응이 거세졌다. 지난 7월 4일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단행한 데 이어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을 각의 결정 한 것.

양 할머니는 "안 그래도 일본이 경제 보복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여기서 더 나선다는 거냐"며 "어떻게 잘못한 놈들이 더 성을 낸다는 것이냐"고 울분을 토했다.
 
 관부재판 1심 판결에서 근로정신대 사건이 기각되자 판결에 비통해 하는 아사히신문 보도 속의 양금덕 할머니 모습.
 관부재판 1심 판결에서 근로정신대 사건이 기각되자 판결에 비통해 하는 아사히신문 보도 속의 양금덕 할머니 모습.
ⓒ 이국언

관련사진보기


"나가 73년 동안 어떤 수모를 겪고 살았는디... 지금까지 눈물로 세월을 지낸 산 증인이 여기 있는데 어떻게 그러냔 말이여. 나가 일본에서 그런 일을 당한 후에 한국에서도 손가락질 받는 삶을 살았어. 아직도 우리(피해자들) 얘기 잘 모르는 사람은 나보고 위안부 할매라고 혀. 내 자식들이 길 가면 위안부 새끼 간다고 하고. 그나마 이제사 많이 알아줘서 다행이지만 계속 그런 세상을 살아 왔어.

그래서 일본이 사죄를 한다 해도 양심으로 사죄하지 않으면 받아줄 생각도 없어. 말로만은 안 돼. 그게 진심일지 아닐지 워찌 알겠어. 아베 지가 무릎 꿇고 눈물로 하소연을 해야지 우리가 사죄한다고 인정을 하지."


'사과'라는 단어를 재차 강조한 양 할머니는 "그런데 올해도, 내년도 아베 시대라는 거 아녀"라며 "다른 사람이 총리가 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베가 남아 있는 이상 사과는 턱도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일 오전 각의(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이날 일본 정부는 한국을 수출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일 오전 각의(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이날 일본 정부는 한국을 수출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분이 풀리지 않는 듯 연이어 목소리를 높이던 양 할머니는 통화 끝무렵에 한 가지 당부 말을 전했다.

"그래서 일본이 계속 경제 규제한다는 거잖여. 하면 지들만 하나? 우리도 할 수 있지. 우리도 지들 물건  안 사고, 일본 안 가고. 지금도 일본 상품 불매운동 하고 있잖여. 지들이(일본이) 한국을 얼마나 무시하는 거여. 애당초 그렇게 일본 거를(제품을) 사지 말아야 혔어.

그래도 이렇게 시민들이 같이 일본이랑 싸워주시니까 너무 고마워. 우리는 (일본한테) 사죄 한 번 못 받고 죽을지 몰라. 지금도 73년 넘도록 사죄 한 번 못 받고 있어. 시민들은 일본 놈들이 양심을 죽인 아주 못된 짓거리 한 놈들이라는 거 잊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