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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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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우리나라의 발달 6-1'의 1쪽, 2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쪽 둘째 줄부터 요즘 배움책에서는 볼 수 없는 말들이 많아서 놀라우면서도 참 기뻤습니다. 이렇게나 많은 토박이말을 잘 살려 쓴 배움책을 볼 수 있어서 말입니다.

먼저 보이는 '가름'이라는 말이 참 반가웠습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단원'이라고 하는 곳이 많고 '마당'이라고 하는 곳이 드물게 있는데 이것을 '가름'이라고 한 것이 새로우면서도 이렇게 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모를 때 먼저 간 사람들의 발자국을 찾듯이 이렇게 먼저 쓴 말이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 셋째 줄에 나오는 '조각'도 반가운 말이었습니다. 흔히 '장'이라고 하고 그 보다 작은 것은 '절'이라 하고 합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소단원'이라고 하는데 '조각'이라는 말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말도 살려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어서 나온 '이루어짐'이라는 말은 요즘 배움책에서는 '성립'이라고 하는 말을 갈음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줄에 나오는 '살림'이라는 말은 요즘 배움책이었으면 '생활'이라고 했을 말입니다.

셋째 줄에는 '민족'이라고 했는데 다섯째 줄에는 '겨레'라고 한 것을 보고 두 말 가운데 하나의 낱말을 쓰지 못한 까닭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어 더 가슴 한 쪽이 아리기도 했습니다.

여섯째 줄에 나오는 '첫 살림'이라는 말과 2쪽 일곱째 줄에 나오는 '첫 살림살이'는 같은 뜻으로 쓴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요즘 배움책에서 '원시생활'이라고 하는 말을 쉽게 풀어 쓴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쪽 둘째 줄에 나오는 '지내온 길'과 '머물러 산 곳'도 참 쉽게 풀어서 쓴 말이라 반가웠습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역사'와 '주거지'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런 말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 고마웠습니다.

넷째 줄에 나오는 '한 핏줄'은 '같은 혈통'을 풀어 준 말이고 여덟째 줄에 나오는 '옮아 왔을'은 '이동했을'을 쉽게 풀어 준 말입니다. 그 다음 줄에 나오는 '옷을 지어 입거나', '곡식을 거두어 먹을', '돌을 갈아서', '들짐승을 잡아먹고 그 가죽을 벗겨서 몸에 걸치었으며'와 같은 말들이 모두 요즘 배움책과 다른 쉬운 말입니다.

이렇게 마음을 쓰는 것과 쓰지 않는 것이 얼마나 다른지 잘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말이 쉬운 말인지 그리고 어떤 말이 더 우리말다운 말인지를 생각해서 쉬운 말 우리말다운 말을 쓰고자 한다면 쓸 수 있다고 믿습니다.

누구의 자리에서 보느냐에 달린 것임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 요즘 일본이 우리에게 하는 것을 보면서 나라를 되찾았을 때 함께 되찾지 못한 우리말이 더 뼈아프게 느껴집니다. 옛날 배움책을 만들었던 분들의 마음으로 배움책을 만들 수 있도록 힘과 슬기를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4352해 더위달 서른하루 삿날 (2019년 7월 31일 수요일)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덧붙이는 글 | ※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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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으뜸 글자인 한글을 낳은 토박이말, 참우리말인 토박이말을 일으키고 북돋우는 일에 뜻을 두고 있는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 맡음빛(상임이사)입니다. 토박이말 살리기에 힘과 슬기를 보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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