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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도 이웃도 구하지 못하고 여든여덟 해를 살았지만, 내가 구하려 한 것은
이 땅의 민주주의와 인권이었다.
나는 아직도 철이가 죽음과 맞바꾸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것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그것은 한 인간의 사랑일 것이다.
그 사랑은 무엇일까?
스물세 살의 철이는 세상의 한가운데서 무엇을 꿈꾸었을까?
나는 그 답을 지금도 찾고 있다 " -고 박정기 선생 일기 중
 
  
아버님 영원한 박종철정신으로 살겠습니다.
▲ 박정기 선생 1주기 추모제 아버님 영원한 박종철정신으로 살겠습니다.
ⓒ 김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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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11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우리들의 아버지 고 박정기 선생(박종철 열사 아버지) 1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장맛비로 궂은 날씨에도 사)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와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등 각 단체와 추모객들이 고인의 삶을 기리고 고인과 박종철 열사의 뜻을 이어 민주주의와 평화통일, '노동자 참세상'을 위해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장맛비로 비닐 아래 추모객이 모여있다.
▲ 추모제에 모인 이들 장맛비로 비닐 아래 추모객이 모여있다.
ⓒ 김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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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균 박종철 기념사업회 이사장의 인사말 이후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회 회장,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지선 스님과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등이 발언했다. 이들은 "박종철 열사가 목숨을 걸고 지키려했던 한 가지는 바로 사랑이었으며 그 사랑을 아버지인 박정기 선생이 42년간 삶으로 보여주었다. 이제 아베의 경제침탈과 무너진 노동자의 삶에 저항하며 자주 평화통일의 시대를 위해 촛불정신을 되살려 투쟁하는 것이 고인의 뜻을 이어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주 박종철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의 사회로 가수 윤선애씨가 추모공연을 하고 있다.
▲ 추모 공연 중인 윤선애  이현주 박종철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의 사회로 가수 윤선애씨가 추모공연을 하고 있다.
ⓒ 김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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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공연은 평소 박종철 열사가 좋아했던 메아리 단원 윤선애씨와 집회현장에서 늘 노래로 힘을 실어주는 박준 문화노동자가 맡아주었다. 추모식의 마무리는 다함께 '그날이 오면'을 제창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부자리에 누우면 철이가 고문을 버티고 버티다
최후에 가슴속에 간직한 게 무엇일까 생각했지.
'아들을 생각하며 한 치 부끄러움 없이 싸워 나가자.' 다짐하면서 잠들곤 했어. - 박정기 선생 일기 중
 
1주기 추모제에 모인 이들은 박종철 열사와 박정기 선생의 뒤를 이어 싸워나간다는 새로운 결기를 다지면서 발걸음을 돌렸다.

고 박정기 선생은 1928년 음력 10월 30일 경남 동래군에서 출생했으며 슬하에 종부, 은숙, 종철 3남매를 두었다. 평범한 시청 수도국 공무원으로 살아가던 박정기 선생은 1987년 1월 14일 막내 박종철 열사가 남영동대공분실에서 고문으로 사망하면서 투사의 삶을 살게 된다.

1988년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현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부회장을 지내며 강경대 열사 사건 재판 과정에서 항의하다 90일 간 투옥되는 등 유가족민주화운동의 선봉에서 투쟁한다. 1998년부터 '민주화운동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천막농성투쟁을 422일간 진행해 99년 12월 법령을 통과시켰다.

2000년 이후 민주공원묘역, 민주화운동유공자법, 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해 본격적인 노력을 기울였고 2009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위원회로부터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 대해 국가와 검찰의 잘못을 인정하며 국가와 검찰은 유족에게 사과할 필요가 있다"는 결정을 받아내기도 했다.

2018년 3월 문무일 검찰총장으로부터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수사에서 저지른 검찰의 잘못애 대해 사과를 받았다. 2018년 7월 28일 향년 89세로 별세, 7월 31일 민주시민장으로 막내 아들 박종철 곁에서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태그:#박종철 열사, # 박정기 선생 1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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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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