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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5일 15:30분경 안국역에서 서대문우체국까지 272 버스를 탔다. 앞에 있는 티비를 보았다. 밑에는 tbs 뉴스자막이, 위에는 '얍티비'라는 데서 여러 영상을 틀어주고 있었다.

'DOW DOW'라는 만화가 나왔다. 귀여운 캐릭터 둘이 나오는 데 한 캐릭터는 화장실에 들어가서 면도하고 목욕을 하는 등 시간을 허비한다. 다른 캐릭터는 밖에서 들어가려고 기다리다가 힘들어 한다. 결국 밖의 캐릭터는 천장에다 줄을 매달고 의자위에 올라가 자살하려고 한다. 간박의 차이로 문이 열리고 캐릭터는 해우를 하러 들어간다.

나는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해서 굳이 자살방법을 보여줘야 하는지 의아했다. 그래서 서울시 다산콜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직원은 서울시 사항인지 알아보고 연락주겠다고 했다.

tbs에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부서 돌리기 결과, tbs 는 밑에 자막 뉴스만 제공한다고 했다. 버스TV 사항이라고 했다.

얍티비에 전화를 했다. 해당 영상이 Dow Dow X Yaptv로 올라왔기 떄문이다(만화 이름은 도우도우이다). 얍티비 직원은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다며 메모를 남겨주겠다고 했다. 내 이름과 번호를 남겼다. 그 직원은 규제를 받는다고 하는데 어느 기관인지는 모른다고 했다.

이후 방통위에 전화했다. 방통위는 인터넷이나 종편, 방송에 나온 내용의 공정성, 객관성, 편향성만 심의한다고 했다. 버스 방송은 심의대상이 아니다.

다시 얍티비에 전화했다. 담당자 번호와 직책을 받았다. 이사였다. 다시 전화를 걸자 채널 관련 이사가 받았다. 이사는 어린이들도 볼 수 있는 건데 그렇게 묘사한 것은 잘못이라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화장실을 못가서 절박한 상황을 묘사한 것이라고 한편으로 변명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계속 방송에 나가는 것이냐고 물으니 다음 주 월요일부터 내려간다고 했다. 1주일에 1번씩 방송이 재편성되기 때문이다. 

다산콜센터에 전화한 지 40분 후에 서울시 버스정책과에서 전화가 왔다. 정확히 무슨 내용인지 물어보길래 내가 설명해주면서 이미 얍티비랑 전화해서 내리기로 했다고 했다.

그 직원은 "공익광고는 서울시에서 미리 보지만 이것은 아마 얍티비 자체 수주 광고일 것"이라고 했다. 나는 방통위 심의대상도 안되고 서울시도 심의를 안 하기 때문에 기록을 남겨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서울시 버스TV도 엄연히 방송이다. 얍티비 홈페이지에 의하면 시내버스는 하루 460만 명이 이용한다. 그러므로 버스TV에 노출되는 사람도 460만 명이다. 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은 시청률로 따지면 전인구의 10분의 1이다. 그러나 심의와 관련해서는 사각지대이다. 방통위는 인터넷이나 방송이 아니기 때문에 손을 놓고 있고 서울시는 '민간업자의 광고'라서 모른다고 한다.

사전 검열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문제제기를 할 통로도 책임주체도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 방송이 나가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준공영제 버스, 즉 세금으로 운영되는 버스에서 시민들은 시장의 힘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된 것이 아닌가?

태그:#서울시, #버스, #얍티비, #광고, #버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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