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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 책의 제목을 본 순간부터 심상치 않았다. 도대체 무슨 내용으로 구성된 책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책의 제목만 봐서는 각자의 삶을 잘 살아가자는 격려와 위로의 글을 썼을지, 경쟁이 심한 한국 사회에서 강인하게 살아가라는 독설로 가득한 글을 썼을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이 책을 쓴 옥영경 작가는 대안교육에 수십년을 몸담아온 교육자이며, 현재 '자유학교 물꼬'의 교장으로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책에서 자신과 '자유학교 물꼬'에 대해 '처음에는 제도권 학교에 반하는 학교를 꿈꾸고 실험한 시간을 건너, 이제는 절대다수의 아이들이 있는 제도권 학교를 지원하고 보완하는 역할에 더 의미를 두고 또 다른 배움터를 꾸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책은 대안교육에 몸담으면서 그가 생각하고 느낀 점을 정리한 것이다. 동시에 '자유학교 물꼬'가 있는 산골에서 자신의 아들 '한단'과 살아온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기도 하다.

기자는 지금부터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생각해볼 만한 또는 생각해야만 하는 쟁점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책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 표지
 책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 표지
ⓒ 한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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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이다. 작가는 이 시대 한국 학부모들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다.
 
'아프리카 동물의 세계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벗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다. 사슴 한 무리가 사자에게 쫓겨 도망가는데, 그 무리에서 약한 것들을 빼놓더란다. 허약한 것들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줄의 맨 뒤로 보내 사자의 먹이가 되는 동안 다른 사슴들이 멀리 달아나기 위해서였다. 약한 몇몇 때문에 내 새끼가 희생양으로 넘겨지지 않도록 하려는 것, 바로 이 시대, 이 나라 학부모들의 모습이 아닐지. '교육'이란 이름으로 우리가 그토록 목매는 것은 결국 이 시대에서 어떻게든 내 아이가 살아남게 하겠다는 것 아닌지.'  - 12쪽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드라마 <SKY캐슬>이 떠오른다. 옥영경 작가의 분석처럼, 어떻게든 내 아이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생각이 지금의 입시지옥 대한민국을 만든 것은 아닐까. 이 과정에서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 있는 가정과 그렇지 못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 간에 교육 격차가 확대되면서 그것의 대물림 또한 증가하고 있다. 아래는 계층 간 교육수준 격차에 대한 작가의 설명이다.
'학교는 미쳤고, 학교 교육은 엉터리이고, 학교는 바보를 만든다고 곳곳에서 외치지만, 오늘도 우리 아이들은 가방을 메고 학교로 간다. (중략) 학교에는 아이들이 남았다, 그것도 아주 많이. 공교육이 좋은 교육을 제공해야 하는 절대적인 첫째 까닭이 바로 그것이 아닐지 싶다. 그렇지 않다면야 결국 사교육을 감당할 수 있는 부자들만 유리할 테고, 그들만 살아남고 말 테니까.

(중략) 2017년 8월 KDI 이주호 교수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서 계층 간 교육수준의 격차가 확대되면서 그것의 대물림 또한 증가하고 있다. (중략) 그러니까 한 번 흙수저는 영원한 흙수저란 소리다. 그렇더라도 학교가 구원이 되는 아이들이 있다. 그들에게는 학교가 꿈을 꾸는 유일한 장소다.

(중략) 보호막마저 충분하지 않은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에게 그래도 학교는 국가가 그 자격을 보장하는 어른들이 포진하고 있는 곳이다.' - 46~48쪽

부모의 계층이 아이가 받는 교육 수준에 영향을 주고 그로 인해 계층의 대물림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몇년 전에 등장한 '수저론'이 실제로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교육 공급자에서 가장 큰 변수는 사실 부모가 아닌가 싶다. 아이의 선택으로 어떤 학교에 가더라도 그 학교를 보내는 건 결국 부모이니까. 그래서 어떤 부모들은 비제도권 학교 교육과정을 고르기도 한다.'   - 49쪽

그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아이의 삶에 덜 개입할 것'을 권했다. 아이의 사소한 것까지 챙기는 요즘 부모들이 보기에는 낯설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아래는 작가의 설명이다.
 
'토마스 쿡의 소설에 나온 비유였을 것이다. 보통 씨앗을 주문하면 대개 예상한 것과 같은 씨앗이 온다. 그런데 한 번은 내가 주문하지 않은 게 왔다. 씨앗을 뿌리고 장미를 기대했는데 나온 것이 제라늄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계획을 바꾸어야 한다. 원래 내가 바라던 장미처럼 물을 주고 거름을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인정해야 한다. 제라늄은 장미가 아니지만, 적어도 건강한 제라늄으로 키울 수는 있지 않겠는가. 

나는 바라던 장미가 아니라 제라늄이다. 아이도 바라던 장미가 아니라 제라늄이다. 장미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건강한 제라늄으로 얼마든지 행복할 권리가 있고 잘 살 수 있다. (중략) 내가 아이에게 적게나마 잘한 게 있다면, 그의 삶에 덜 개입한 게 아닐까 싶다. 대단한 교육 혹은 양육의 사유 안에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그저 나 살기가 바쁘다 보니 얻어진 결과이긴 하지만···. 한단을 봐도 물꼬에서 만나는 아이들을 봐도 덜 만질수록 빨리 낫는 뾰루지 같다는 생각이 아이들을 만나는 날들만큼 쌓였다.' - 98~100쪽

'아이들을 공부로 학원으로 뺑뻉이 돌리지 않아도 저들 일은 저들이 알아서 한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한껏 보낼 시간과 공간일 뿐이다. 우리 어른들이 더할 것이라면 그저 사랑 혹은 안전망, 그리고 우리 삶이나 살면 된다.' - 269쪽

때로는 부모가 원하는 자식의 모습대로 자식을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봐야 한다. 부모의 가치관과 욕망을 아이에게 주입했다가 화를 부른 사례가 꽤 많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작가가 생각하는 교육은 무엇인지, 즉 교육이 가장 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소개하고자 한다. 열 명에게 물어보면 열 명 모두 각자가 생각하는 교육의 목적, 우선순위는 다를 수 있다. 누군가는 '인성'이라고 말할 것이고 혹자는 '출세'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작가는 교육이 가장 우선순위로 선택해야 할 것은 '작고 약한 것을 살피는 마음'이라고 했다.
 
'작은 것, 약한 것을 살피는 마음을 나는 '염치'를 포함하여 '사람의 마음' 혹은 '사람의 노릇'이라 이른다. 교육이 꼭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라면 나는 단연 그것을 고르겠다. 사람의 마음을 저버리지 않는 것, 사람노릇 하는 게 결국 교육의 궁극이 아닐지. 아이들을 바라보며 저 아이들을 걱정할 게 없겠다 싶은 순간을 되돌아보면 특히 그들이 다른 존재를 따뜻하게 보살피고 있을 때였다.' - 263쪽

교육이란 참으로 어려운 문제다. 교육에 대한 논의는 수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뾰족한 해법이 나오지는 않는다. 다만 지금의 교육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이롭지도 않고 행복하지도 않다는 걸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다.

지나친 사교육이 크게는 한국 사회, 작게는 부모와 아이들을 불행으로 이끈다는 것을 알면서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불안하기 때문이다. 이 상황을 타개할 주체는 결국, 부모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부모들의 결단만이 남았다.

자신의 아이들에게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라고 말할 수 있는 부모들이 더 많아지기를. 그리고 아이들이 그들의 생명력으로 힘차게 날아오르기를.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

옥영경 (지은이), 한울림(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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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서 역사문화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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