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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과 함세웅 신부 등 시민사회 원로들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해고자 복직과 명예회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등을 요구하며 50일째 단식과 43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용희 삼성 해고노동자의 복직을 촉구하고 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과 함세웅 신부 등 시민사회 원로들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해고자 복직과 명예회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등을 요구하며 50일째 단식과 43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용희 삼성 해고노동자의 복직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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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뼈가 드러날 정도로 말랐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최규진 인권위원장이 서울 강남역 사거리 교통폐쇄회로화면(CCTV) 철탑에 오른 삼성 해고자 김용희(60)씨의 건강 상태를 설명하며 한 말이다. '복직과 명예훼손'을 요구하며, 단식 50일째 고공 농성을 하는 김씨의 건강에 '빨간 불'이 켜졌다.

22일, 최 위원장은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79kg 몸무게가 30kg 이상 줄고, 지방은 물론 근육이 다 빠져 기립성 저혈압이나 저혈당 쇼크가 오면, (철탑에서 떨어지는) 끔찍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이미 오른쪽은 마비 증상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의 탄압과 만행이 떠올라 잠을 못 자고, 심리 상태도 극단적인 말을 쏟아내며, 위험하다"라며 "(김용희씨가) 의료진 접견을 거부하고 있어 더 이상 만날 수 없다. 김용희씨의 요구를 삼성이 받아들이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까 걱정이다."

최 위원장만 복직 투쟁에 나선 김용희씨의 건강 상태를 걱정한 건 아니다. 이날 사회원로와 시민사회단체 등도 긴급 기자회견에서 "가만히 있어도 땀이 쏟아지고 몸이 축나는 이 무더위에 (해고 노동자가) 장장 50일째 밥을 굶으며 고공 농성을 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삼성은 이번에도 해고 노동자의 죽음에 이르는 절규에도 대화조차 거부한 채 모르쇠를 일관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용희 노동자의 사례는 삼성이 무노조 경영에 집착하며 야기한 수많은 노동자 인권침해 사례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일하고 노동조합 설립을 시도하면, 삼성그룹 수뇌부는 매뉴얼대로 미행과 감시 폭행, 격리, 협박, 인사상 불이익 등 숱한 부당노동행위와 야만적 인권침해를 하며 노조 와해 공작을 했다"라고 규탄했다.

김용희씨는 경상남도 지역에 삼성 노동조합 설립하려다가 삼성 측에 의해 납치와 폭행, 간첩 누명 등의 탄압을 받았으며, 결국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한다. 김씨는 삼성에 '복직과 명예회복' 등을 요구하고 있다. (관련 기사: '삼성 10억' 마다하고 곡기 끊은 남자 "극악무도한 일 겪었다")
 
▲ 백기완 “50일째 밥 굶고 고공농성하는 삼성 해고노동자, 문재인 대통령이 해결하라” 시민사회 원로들이 22일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50일째 단식과 43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용희 삼성 해고노동자의 복직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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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삼성은 김용희 노동자의 요구를 전면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라며 "민주주의 원칙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끝까지 싸워 김용희 동지를 살려내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 황상기 대표는 "법에 보장된 노동조합을 만들려다가 해고된 김용희씨가 50일째 단식 중이며, 매우 (건강이) 위급한 상황이다. 삼성은 노동자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이 삼성에게 대들 것이다"라며 "김용희를 빨리 구해줘야 한다. 이재용은 김용희와 빨리 대화하라"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끝난 뒤 사회 원로와 시민사회단체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 74개 단체, 397명이 서명한 요구서를 청와대에 접수했다.

태그:#삼성해고자, #김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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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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