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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한강포럼’에서 오스트리아 도나우인셀페스트의 토마스 왈드너 감독(왼쪽)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한강포럼’에서 오스트리아 도나우인셀페스트의 토마스 왈드너 감독(왼쪽)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 손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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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을 초청해서 워크숍을 했는데, '축제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냐'는 질문에 이 분은 첫째는 돈(money), 둘째는 예산(budget planning), 셋째는 재원(financial resources)이라고 답해서 좌중을 웃게 만들었다. 그때는 세계적인 예술축제 감독의 말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알겠다. 내가 1년 내내 돈 걱정을 하는데, 내가 축제 기획을 하는 것인지 사업을 하는 것인지 헛갈린다."(윤성진 한강몽땅 여름축제 총감독)

19일 오후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는 서울의 대표적인 여름축제가 된 '한강몽땅'의 개막에 맞추어 지속가능한 축제를 만들기 위한 포럼이 열렸다.

2013년 처음 시작된 한강몽땅은 5주간의 피서 기간에 매년 900~1000만 명이 찾는 대형 축제로 발돋움했다. 윤 감독은 "서울 시내의 다른 축제들이 한강몽땅 기간을 피해서 열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올해에는 해외관광객 1200명이 단일 프로그램에 참여할 정도로 저변도 넓어졌다"고 소개했다.

한강몽땅은 공공부담 예산의 규모를 지난해 11억 6500만 원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민간부담 예산이 30억 원에 달하기 때문에 총예산이 40억 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돈, 지속 가능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포럼에 초청된 외국 축제 감독들의 고민도 비슷했다.

싱가포르 리버페스티벌의 미셸 고 감독은 "리버페스티벌은 정부 지원을 차츰 줄여 올해는 지원 없이 가기로 했다. 그러나 돈은 여전히 중요한 문제다. 그게 없으면 많은 이벤트들이 퇴행될 것"이라고 말했고, 오스트리아 도나우인셀페스트의 토마스 왈드너 감독도 "정부가 40%에 달하는 지원을 끊는다면 큰 문제다. 무료 공연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티켓을 팔아야할지도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축제의 재원만을 놓고 따지면, 유럽은 관의 지원이 절대적이다. 연극제를 토대로 세계적인 여름 축제를 만들어낸 아비뇽의 경우 정부 지원이 1/3을 차지하는 가운데 티켓 판매(1/3)와 펀딩(1/3)으로 메우는 구조다.

반대로, 북미 지역은 기업 스폰서십의 전통이 강하다. 북미의 대표적인 영화제인 캐나다 토론토 국제영화제는 자체 수입 47.8%를 차지한 가운데 민간 협찬(31.1%), 공공지원(11.3%)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관 주도로 축제 문화를 일으켰지만, 기업 등 민간부문이 지원하는 비중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기업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과거에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점들도 드러나고 있다.

하천법상 하천, 국토계획법에 따른 녹지지역에 해당하는 한강에서는 옥외 광고물 설치가 법으로 금지돼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마케팅 목적으로 한강몽땅에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한 달 남짓의 기간에만 제한된 구역에서 하는 조건으로 스폰서 광고를 눈감아주고 있지만,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은 분명하다.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한강포럼’에서 이흥재 한국지역문화학회장(좌장, 가운데) 등이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한강포럼’에서 이흥재 한국지역문화학회장(좌장, 가운데) 등이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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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제는 기업들이 물건만 팔지 않고 브랜드를 팔아야 기업 이미지가 함께 올라간다는 점을 고민하고 있다. 기업이 그냥 돈을 주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류 연구위원은 "우리도 펀딩에 대한 노력을 해야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신뢰사회가 아니라서 펀딩이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김홍남 서울문화재단 혁신기획관은 한국에서는 두 번째로 국제공인모금전문가(CFRM: Certified Fund Raising Executive)로 선정된 인물이다.

김 기획관은 "축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인력에 대한 투자가 우선이지만, 지속가능한 축제를 위해서는 소수라도 펀드레이징을 전담하는 인력을 상시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축제 전년 또는 몇 년 전부터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작업을 유지해야만 결실을 보는 것이 펀드레이징의 특성이다. 총감독 하에 행정감독과 예술감독의 조직 편재도 고려해야 한다. 행정감독이 축제 재원을 다변화하거나 새롭게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참여아이템, 기념품 등 발굴하는 일을 맡아야 한다."

윤성진 총감독은 "기업은 마케팅으로 생각하고 축제 스폰서를 하려고 하는데, 우리는 그저 읍소하는 상황"이라며 "펀드레이징 조직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국내에는 펀드레이징 매니저가 별로 없다. 이 괴리를 메워야 한다"고 동의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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