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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씨어터카페에서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공연을 방해 받은 ‘팝업씨어터 사태’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박종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씨어터카페에서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공연을 방해 받은 ‘팝업씨어터 사태’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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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씨어터카페에서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공연을 방해 받은 ‘팝업씨어터 사태’에 대한 공개 사과 자리에서 피해를 입은 연극 ‘이 아이’ 연출자 김정씨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박종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씨어터카페에서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공연을 방해 받은 ‘팝업씨어터 사태’에 대한 공개 사과 자리에서 피해를 입은 연극 ‘이 아이’ 연출자 김정씨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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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드린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 박종관 위원장이 고개를 숙였다. 박근혜 정부 시절 일어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 피해자들을 만나 사과했다.

"반쪽뿐인 사과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들은 항의했다. 예술위의 공개 사과는 수용했지만 가해자가 나타나지 않아 '진정성 없는 반쪽 사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과는 했지만

19일, 예술위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1층 씨어터카페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하나인 '팝업씨어터 사태'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했다.

팝업씨어터는 지난 2015년 예술위의 기획 프로그램인 '공연은 공연중'이란 팝업(POP_UP) 공연의 하나다. 극장 로비와 카페, 공원 등 다양한 장소에서 돌발적으로 연극과 무용, 음악 공연 등을 펼치는 것을 가리킨다.

지난해 4월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가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5년 10월 17일 예술위 일부 임직원들은 씨어터카페에서 공연된 팝업씨어터 <이 아이>(김정 연출)를 두고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며 공연을 취소하고 방해했다.

또, 차기 공연 예정작이었던 <불신의 힘>(송정안 연출)과 <후시기나 포켓또>(윤혜숙 연출) 대본을 사전 검열했다. 참여 예술가 섭외 과정부터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문화체육관광부와 청와대에 신원검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박 위원장은 사과문 발표에 앞서 "4년 전 이 자리(씨어터카페)에서 자행된 공연 방해와 취소사태에 사과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라며 "그런데도 드릴 말씀이 마땅치 않다. 한국 공연의 중심이 될 청년 예술인들에게 가해진 국가폭력 때문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오늘 이 자리는 내부 고발로 이 사태를 외부에 알리고 끝내 불이익을 당해 예술위를 떠난 전직 동료들의 헌신과 용기 덕분"이라며 내부고발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사과문에서 박 위원장은 예술위가 '국가 폭력'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그는 "예술위는 지난 정부의 소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 당시 청와대와 문체부를 통해 전달된 예술인 배제 및 사전검열 지시를 거부하지 못하고 해당 예술인 및 단체에 불이익을 주는 등 조직의 본분과 사명을 저버렸다"라며 "이는 다시는 자행돼선 안 될 국가 폭력이었다"라고 말했다.
  
▲ 가해자 빠진 반쪽짜리 사과에 화난 ‘팝업씨어터 사태’ 피해 예술인들 박종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19일 '팝업씨어터 사태’에 대해 공개 사과했지만, 피해 예술인들은 “가해자가 빠진 반쪽짜리 사과는 진정성이 없다”며 온전한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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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씨어터 사태'에 문체부와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도 설명했다.

"'팝업씨어터'는 2015년 9월 참여 예술가 섭외 과정부터 블랙리스트가 적용되고, 시행됐다. 섭외 예정 예술가들의 출생연도와 명단을 문체부 공연전통예술과에 제출해 청와대 등에서 블랙리스트 여부에 대한 신원검증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섭외 대상이었던 전진모 연출가에 대해 문체부로부터 배제 지시가 있었다."

예술위 임직원이 '팝업씨어터' 공연을 방해하고 취소한 과정도 밝혔다.

"예술위 문화사업부장이 씨어터카페에서 <이 아이> 공연을 관람하고 '세월호를 연상시킨다'고 예술위 경영전략본부장과 공연예술센터장 등에게 보고했고, 당일 밤 세 사람이 대책회의를 했다. 이후 문화사업부장은 '팝업씨어터' 담당자 김진이에게 <이 아이> 공연 취소를 지시했으며, 담당자가 공연 취소를 거부하자 문화사업부장이 <이 아이> 공연팀에 직접 (씨어터) 카페 테이블 및 의자 이동 불가, 음악 중지 불가, 카페 영업 중단 불가를 통보했다."

<불신의 힘>과 <후시기나 포켓또> 공연 대본 사전 검열에 대해서는 "당시 예술위가 대본 검열 논쟁이 공론화되자 문체부의 지시에 따라 사건의 사실관계와 다른 사과문을 게시했다"라며 "(오히려) 공익제보를 통해 이 사태를 세상에 알린 김진이 사업 담당자가 부당한 전보 조치를 당한 사실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예술위는 팝업씨어터 사태와 관련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의 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라며 "예술 현장의 동반자로서 든든한 지원자야 되어야 할 예술위가 본분을 다하지 않고 사명마저 저버린 이러한 잘못에 대하여 늦게나마 진심으로 사과드리고자 한다"라고 했다.

재발 방지 대책도 약속했다. 박 위원장은 "예술위는 다시는 이렇게 중요한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 작년 말 관련 직원들에 대한 정직 등 징계처분과 현업과의 격리 등 인사 조치를 했다"라며 "제도 개선과 내부 고발자 보호, 직원 교육 등을 추진하고 있다. 피해 예술가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관계 회복의 길'을 함께 걷고 싶다"라고 말했다.

"가해자 왜 안 나타나나?"

하지만 '팝업씨어터 사태' 피해자들은 반발했다. 박 위원장의 사과는 수용했으나 가해자로 지목된 현직 예술위 임직원들이 기자회견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자 '진정성 없는 반쪽 사과'라고 항의했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씨어터카페에서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공연을 방해 받은 ‘팝업씨어터 사태’에 대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개 사과 자리에서 한 연출가가 "가해자가 빠진 반쪽짜리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며 항의하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씨어터카페에서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공연을 방해 받은 ‘팝업씨어터 사태’에 대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개 사과 자리에서 한 연출가가 "가해자가 빠진 반쪽짜리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며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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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아이>를 연출한 김정씨는 "그 당시 현장에서 벌어졌던 참혹한 순간 속에 있던 당사자이기에 우리에게 직접 모욕적인 행동을 가한 당사자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말을 이었다.

"그날의 일을 생생히 기억한다. 내 눈앞에서 공연을 찾아와준 관객들과 친구들,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소중히 만든 공연을 짓밟은 잔인하고 폭력적인 행위를 기억한다. 오늘 이 자리에도 그분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적어도 양심이 있다면 반성의 의미에서 예술가를 지원하는 일에서 한발 물러나십시오."

<후시기나 포켓또>와 <불신의 힘>을 연출한 윤혜숙-송정안씨는 "예술위 등 사건 관련자들은 자신들의 그릇된 행동으로 인해 피해자들과 동료들이 어떤 시간을 보내야 했는지 전혀 상상하지 못할 것"이라며 "예술위는 이 시간, 이 자리가 당시 공익 제보를 이유로 부당 전보 조치 당한, 결국 본 사건에 대해 조직 내에서 유일하게 책임진 한 담당자, 개인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박종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씨어터카페에서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공연을 방해 받은 ‘팝업씨어터 사태’에 대한 공개 사과 자리에 참석해 내부고발로 피해를 입은 김진이씨(가운데)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박종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씨어터카페에서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공연을 방해 받은 ‘팝업씨어터 사태’에 대한 공개 사과 자리에 참석해 내부고발로 피해를 입은 김진이씨(가운데)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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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한별, 김준수, 김진이씨 등 내부 고발자도 입장문을 내놨다.

"예술위 직원이었던 우리의 피해를 이야기하는 것이 때로는 두렵고 염려스러운 일이었다. 팝업씨어터 사태 이후 우리는 모두 예술위를 떠났다. 좋아했고, 꿈꾸던 일을 포기했다. 우리는 우리의 실명을 공개한다. 팝업씨어터 사태는 더 이상 우리에게 감추어야 할 낙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날 분하고 또 부끄러웠던 기억을 외면하지 않겠다."

질의응답 시간에도 피해자들의 항의는 계속됐다. 한 피해 예술인은 "(피해자들은) 실명을 내걸고 엄청난 용기를 내서 나왔는데 가해 당사자는 공개 사과 자리에 나오지 않고, 예술위는 가해자를 보호하고 있다"라며 "부끄럽지도 않나. 피해자들은 또 반쪽짜리 사과문을 듣고 돌아가야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화예술위 송시경 예술공간운영본부장은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가해자는 총 23명이다"라며 "이 중 13명이 정직과 감봉 등의 징계를 받았고, 나머지 10명은 퇴직 등의 이유로 징계를 받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팝업씨어터' 사건과 관련한 가해자 3명 중 1명은 이미 퇴직해 징계를 피했고, 나머지 2명은 각각 정직과 감봉 3개월의 처분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박 위원장은 "이번 공개 사과를 끝이 아니라 제도 개선 등 부족한 과정을 해내겠다는 출발점이라고 이해해 달라"면서 "조직보다는 현장을 향한 문화를 잃지 않도록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박종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씨어터카페에서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공연을 방해 받은 ‘팝업씨어터 사태’에 대해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있다.
 박종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씨어터카페에서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공연을 방해 받은 ‘팝업씨어터 사태’에 대해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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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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