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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그만해 핵마피아 핵 그만해." 

지난 9일 오전 대전시청에서 울려퍼진 노래다. 환경 래퍼인 그린그레이 공연으로 시작된 탈핵도보순례단의 기자회견에서는 '대전 탈핵'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탈핵을 위한 열정이 타오르는 순간이었다. 발전소가 없는 대전에서 탈핵의 목소리가 높이 울려퍼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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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례단 기자회견 모습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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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원자력연구원에는 전국에서 2번째로 많은 폐기물이 보관되어 있다. 원자력연구원에는 하나로 원자로가 있고, 전국에 공급되는 모든 핵연료는 대전핵연료주식회사에서 만들어진다. 핵산업의 핵심도시가 바로 대전인 것이다. 

2013년 6월 6일 첫 순례를 시작한 탈핵도보순례단(단장 성원기 강원대교수, 이하 순례단)이 매년 대전을 통과해 서울로 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7년간 순례단이 이동한 거리만 7000km라고 한다. 2019년에는 고리에서 출발하여 8월 24일 광화문에 도착한다. 대전에서는 9일과 10일 양일간 순례했다. 

9일 대흥동성당을 출발한 순례단은 10시 30분 시청에서 'NO답 핵폐기물, 탈핵만이 답이다'라는 주제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대전의 탈핵을 위해 활동하는 대전환경운동연합 등의 탈핵시민단체와 순례단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핵 마피아들을 영구 봉인하는 퍼포먼스도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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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마피아 봉인 포퍼먼스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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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고준위핵폐기물(사용후핵연료)의 영구처분장은 아직까지 만들어진 사례가 없다. 고준위핵폐기물은 원자로가 최초 가동된 이후 70년 동안 처분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시민들은 대부분 알지 못한다. 결국 봉인해야 할 것은 아직도 찬핵을 주장하는 핵산업계라는 의미의 포퍼먼스로 진행된 것이다. 

기자회견을 마친 순례단은 유성성당까지 이동하면서 시민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고 대전에서 1일차 순례를 끝냈다. 순례단은 대전의 핵문제를 실감할 수 있는 하루였다고 소감을 나누며 하루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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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성당 출발전의 모습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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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두 번째날. 유성성당에서 순례단은 출발했다. 순례단은 오전 10시경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도착해서 피케팅을 진행했다. 대전원자력안전시민협의회가 10시 30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진행되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핵종분석 오류와 화재 등 원자력연구원의 사고가 잦은 상황에 대한 철저한 조치와 대응을 요구하는 피케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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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앞에서 피케팅중인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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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구원은 대전에 보관하고 있는 중전준위 폐기물 2600드럼을 경주방사성폐기물 처분장으로 보냈으나 2111드럼에서 핵종분석이 잘못되면서 반입이 불허되었다. 핵종의 농도에 따라 처분동조 제한치 등이 적용되기 때문에 오류가 있어서는 안 되는 과정이다.

그런데 1~2개도 아닌 약 80%가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원전의 '노심손상빈도(CDF)는 1/10,000년~1/100,000 이라는 원자력계의 말을 신뢰할 수 없는 이유이다. 핵종분석조차 이렇게 오류가 많은데 안전하다는 말을 믿으라고만 하고 있는 것이다. 

30여 분간의 피케팅을 마친 순례단은 원자력연구원으로 향했다. 원자력연구원 앞에서는 탈핵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외했다.

'탈핵'의 핵심은 원자력연구원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원자력 발전에만 포커스를 가지고 연구하는 시대는 이제 탈피해야 한다. 원자력연구원의 폐쇄가 되어야 하겠지만, 현재는 원자력 폐기와 안전과 의학분야 등에 다양한 분야에 대한 투자 전환이 필요하다. 에너지 전환과 함께 원자력 연구분야의 다각화가 진행되어야 한다. 이제 원자력계는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세대를 위해 빨리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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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맛비에 순례중인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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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도보순례단은 원자력연구원을 떠나 신탄진성당까지 순례를 이어갔다. 연구원에서부터 시작된 장맛비가 걷는 것을 더 힘들게 만들었지만, 순례단의 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유성성당에서 신탄진성당까지 약 20km와 대흥동성당에서 유성성당까지 약 10km를 걸으며 2일간의 대전순례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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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력연구원에서 기념사진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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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는 기자회견, 피케팅과 함께 걸으며 많은 시민들을 만났고, 대전의 원자력 문제를 공유하는 시간을 보낸 순례로 기록된다. 순례를 마치며 탈핵을 위해 꼭 한번 행동해보고 싶었다는 참가자의 말의 가슴에 남는다. 

하루 10km 이상 걸어본 적이 없다는 한 참가자는 미래의 아이들을 생각하며 20km를 묵묵히 걸었고, 힘들지만 보람된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나눴다. 신탄진 성당을 마지막으로 대전순례는 끝이 났다. 순례단은 11일 신탄진 성당에서 청주로 이동하여 광화문으로 이동한다. 순례단의 한걸음이 탈핵으로 가는 힘찬 희망의 걸음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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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례를 마친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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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핵마피아, #탈핵, #탈핵도보순례단,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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