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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을 받은 안산 동산고등학교 학부모들이 8일 오후 청문회가 열리는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보훈교육연구원 앞에서 '교육청 재량평가 교육감 마음대로. -12점이 웬말이냐'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을 받은 안산 동산고등학교 학부모들이 8일 오후 청문회가 열리는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보훈교육연구원 앞에서 "교육청 재량평가 교육감 마음대로. -12점이 웬말이냐"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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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재지정 평가와 관련해 논란이 분분하다. 이번 기회에 쟁점이 되는 문제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사고 논란과 관련해 자사고와 보수 언론의 논리는 크게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자사고를 폐지하면 ▲강남 8학군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 ▲일반고로 하향평준화를 하자는 거냐 ▲학생, 학부모 혼란은 누가 책임지느냐 ▲수월성 교육이라는 현실적 요구는 어찌할 것이냐 ▲자사고 폐지만으로 고교 서열화 문제가 해결되느냐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 가지씩 논쟁점을 짚어본다.

강남 8학군 부활? 허구적 논리일 뿐

강남 8학군 부활은 과거 학력고사와 수능시험이 중심이었던 대입 경험에서 비롯한 걱정이다. 강남 8학군은 '내신'이라는 변수가 작동하지 않던 시기였다. 학력고사와 수능시험 중심의 대학 입시에서 내신은 그 어떤 존재감도 발휘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대학 입시의 중심은 정시가 아니다. 수시 중심의 대학 입시체제가 공고하게 뿌리를 내렸다. 수시 중심의 입학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는 고등학교 생활을 얼마나 충실하게 소화했는가이고, 그 핵심 평가 지표 가운데 하나가 바로 내신성적이다.

더군다나 전국 4년제 대학 신입생 정원의 77.3%를 수시로 선발한다. 수능시험으로 선발하는 정시 규모는 기껏 해봐야 20%를 살짝 웃도는 수준이다. '강남 8학군 부활'은 허구적 논리일 뿐이다. 

일반고로 하향 평준화? 질적 상향으로 전개되어야

자사고 폐지는 일반고의 교육과정 편성 자율권 확대를 전제로 진행해야 한다. 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의 자율권을 자사고에는 부여하면서 일반고에 허락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바로 '특권교육'이자 '차별 교육' '분리 교육'이다. 자사고 폐지는 일반고 수준을 질적으로 높이는 쪽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자사고는 되고 일반고는 안 된다는 논리를 가지고는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
  
 서울 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고·한대부고 등 8개 자율형사립고가 교육청 운영성과평가에서 지정취소가 결정됐다. 서울시교육청은 "8개교는 운영평가 결과 자사고 지정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해 지정취소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서울 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고·한대부고 등 8개 자율형사립고가 교육청 운영성과평가에서 지정취소가 결정됐다. 서울시교육청은 "8개교는 운영평가 결과 자사고 지정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해 지정취소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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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고로 전환된 학교, 신속한 지원 뒷받침해야

학생과 학부모가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정책적 배려가 절실한 것은 분명하다. 이 부분은 자사고 정책 도입 초기에도 있었다. 자사고 지정 첫 해에는 같은 학교 내에서도 2학년과 3학년은 일반고였고, 1학년 신입생만 자사고였던 때가 있었다. 당시 1학년 학부모는 2, 3학년 학부모에 비해 세 배나 비싼 등록금을 냈다. 똑같은 교원과 시설, 환경 등에서 지내는 게 옳으냐는 내부 비판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큰 혼란을 겪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2, 3학년은 졸업할 때까지 자사고 학생 신분을 그대로 유지한다. 1학년 신입생부터 일반고로 입학하게 된다.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한 후에 교육과정 다양화는 물론이고 진학 실적도 상승했던 미림여고(주석훈 교장)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과정에서 일어날 혼란을 막기 위해 교육부 장관은 신속하게 동의 절차를 밟고 해당 시·도교육청은 일반고로 전환된 학교에 행정·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

수월성 교육이라는 현실적 요구 어찌할 것인가

수월성 교육, 즉 학업성적이 우수한 아이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사회적 요구와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건가에 대한 문제 제기는 우리 사회가 첨예하게 논쟁하는 지점이다.

여기서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수월성 교육 못지않게 기초학력 미달에 해당하는 학생들을 위한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서라도 절실하게 필요하다.

수월성 교육과 기초학력 미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법은 '고교학점제' 도입이다. 학업성취도가 우수한 학생에게도,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에게도 자신의 수준에 맞는 교과목을 선택하여 수강할 수 있는 방식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개인별 학업성취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정해진 교과목 시간표에 따라 일방적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각 개인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표준화 방식의 한계라고 지적할 수 있다.

현재 경기도교육청은 2022년 전면시행을 앞두고 고교학점제 시범학교를 운영 중이다. 문재인 정부는 2025년 전면 도입을 위해 로드맵을 발표했다. 하지만 고교학점제가 현장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공고한 고교 서열화를 해소해야 한다. 둘째, 수능과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 셋째, 교사의 개인별 평가권을 확보해야 한다. 넷째, 교사가 수업과 상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업무는 행정실과 행정실무사에게 모두 이관해야 한다. 다섯째, 고등학교 교사들의 주당 수업시수를 12시간 이하로 법제화해야 한다.

이 다섯 가지가 전제되지 않는 고교학점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고교학점제는 이 다섯 가지 전제 조건이 준비된 이후에 실행되어야 한다.

자사고 폐지만으로 고교 서열화 문제 해결 못해

'자사고 폐지만으로 공고하게 굳어진 고교 서열화 체제가 깨지겠는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물론 그렇지 않다. 자사고도 영재고(과학예술영재고), 과학고, 자사고, 외고, 국제고, 일반고라는 서열화된 체제 내에서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처럼 공고한 고교서열을 해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영재고와 과학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영재교육진흥법 시행령 제14조(영재학교의 입학 자격 등)'를 개정해야 한다. 영재·과학고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사교육에 몰입하지 않으면 합격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영재·과학고에 입학하기 위해 드는 사교육비 총액은 1인당 1억 6천만 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따라서 영재고와 과학고 운영 방식을 위탁교육 형식으로 바꾸고, 영재고 입학 자격을 '중학교 졸업 예정자'가 아니라 '일반고에 재학 중이며 1학년 과정을 수료한 학생'으로 바꿔 대상자를 선발해야 한다. 일반고 수학, 과학 교사들이 수업과 실험 등을 통해 해당 영역에 영재성을 보이는 학생을 이들 기관에 위탁하는 것이다.

영재·과학고에서 2년간 교육을 받았으나 위탁 교육기관이기에 졸업은 일반고에서 하는 형태다. 특목고에 해당하는 외고와 국제고 등도 마찬가지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0조(특수목적고등학교)를 개정하거나 삭제함으로써 일반고 전환도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영재학교와 과학고, 외국어고, 국제고가 속해 있는 특수목적고등학교의 일반고 전환을 통해 고교 서열화가 해소될 수 있다.
  
학생들의 시선 모든 학생들은 우리의 별빛이다. 학생들 하나 하나를 귀하게 여기면 앞으로 우리 사회에 멋진 이야기들이 이어지지 않을까.
 모든 학생들은 우리의 별빛이다. 학생들 하나 하나를 귀하게 여기면 앞으로 우리 사회에 멋진 이야기들이 이어지지 않을까.
ⓒ 김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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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나는 청소년들은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고교 서열화와 대학 서열화라는 이중 절벽과 마주 서야 한다. 그것이 이 땅에 태어나는 우리 아이들이 감내해야만 하는 숙명이다.

과연 우리 사회가 건강한가? 이대로 다음 세대에게 우리 사회를 물려줘도 괜찮은 걸까? 이 물음은 철저하게 기성세대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하는 선결과제이다. 이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아이들은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피라미드 꼭대기에 올라서기 위해서 하루 15시간씩 학업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살인적 경쟁시스템 속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삶은 누가 대변할 것인가. 누가 그들의 고통에 응답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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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 하나고 교사 /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 / 청렴사회 민관실무협의회 실무위원 /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공익신고센터장 / 내부제보실천운동 운영위원 /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 공익내부제보지원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