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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사회교과서 불법 조작 사태 긴급 간담회'에서 집필자 동의 없이 무단 수정된 교과서를 살펴보고 있다. 2019.6.27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6월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사회교과서 불법 조작 사태 긴급 간담회"에서 집필자 동의 없이 무단 수정된 교과서를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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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야~ 아이고야~"

2009 교육과정에 따른 초등학교 사회 국정교과서(이하 역사교과서) 편찬책임자였던 박용조 교수(진주교대)는 두 번 탄식했다. 지난 3일 '자유한국당이 초등 역사교과서 무단 수정 논란에 대해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냈다'는 소식을 기자로부터 전해 듣고서다.

"국정조사? 정략적 활용 내가 바라는 것 아니다"

박 교수는 지난달 27일 한국당이 개최한 '문재인 정권의 사회 교과서 불법 조작 사태 긴급 간담회'에 참석해 교육부를 성토한 인물이다. 이날 그는 "2017년 9월초 교육부 연구사로부터 '대한민국 수립'이라고 되어 있는 교과서를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고쳐달라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나는 고쳐줄 수 없다고 고함을 질렀다"고 말했다. 편찬책임자인 자신이 동의하지 않았는데 교육부가 2018년 3월에 나온 초6 역사교과서 내용을 213곳 무단 수정했다는 것이다.

이날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잘못된 교과서를 전부 몰수해서 폐기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이어 한국당은 지난 3일 국정조사 요구서를 내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정작 교육부의 교과서 몰래 수정 문제를 처음 제기한 박 교수는 3일 오후 기자와 전화인터뷰에서 "정략적 활용은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서다.

"내가 이 사건을 제기한 것은 교육에 정치색을 일으키지 말자고 하는 건데, (정치권에서) 정략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게 아니다."

이어 박 교수는 "나는 정권이 달라짐에 따라 자꾸 교과서를 바꾸는 교육부의 행위에 주목한 것이지 정당들끼리 싸우는 것은 바라는 바도 아니다"면서 "정당들은 (교과서에) 정치색을 입히지 않는 법이나 제도를 만들어주는 게 맞는 것이지 그걸 갖고 싸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또 한국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2016년 한국당 집권 시절 초6 역사교과서 수정을 놓고 벌어진 한국당의 책임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하지만 박 교수의 비보도 요구에 따라 발언 내용은 싣지 않는다.)

이에 따라 박 교수는 "한국당의 국정조사 관련 자문위원에 일절 참여 안 한다고 그랬으며 '저는 좀 빼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2016년 3월 처음 배포된 초6 역사교과서는 크게 두 차례 수정 파동을 겪는다.
 
 실험본에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고 썼다가 최종본에서는 '대한민국 수립'이라고 고친 2016년 제1차 수정 파동을 겪은 초6 역사교과서 내용.
 실험본에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고 썼다가 최종본에서는 "대한민국 수립"이라고 고친 2016년 제1차 수정 파동을 겪은 초6 역사교과서 내용.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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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파동은 2016년에 벌어졌다. 2009 교육과정 내용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고 적은 실험본과 심사본 내용을 최종본에서는 '대한민국 수립'이라고 '바꿔치기' 한 것이 그것이다. 이는 '이승만 건국론'을 강조해온 박근혜 정부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교육과정까지 위반한 행동이란 비판을 받았다. (관련기사 "교육부 맘대로 고쳐" 국정교과서 집필진 부글부글 http://omn.kr/hyxs)

2차 파동은 최근 박 교수가 제기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 교육부가 지난해 3월에 나온 초6 역사교과서에서 '대한민국 수립'이라고 적힌 기존 내용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고 편찬책임자인 박 교수 몰래 고쳤다는 것이다. 최근 검찰은 2018학년도 초6 역사교과서를 '집필자 동의 없이 무단 수정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로 당시 교과서정책과장과 교육연구사, 출판사 관계자 등 3명을 기소했다.

박 교수와 인터뷰는 지난 2, 3일에 걸쳐 이틀간 3차례, 모두 한 시간여에 걸쳐 진행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박 교수는 교육부의 교과서 '몰래 수정' 방식에 대해 날을 세웠다. 하지만 뜻밖에도 교육부가 지난해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교육과정 위반 상태를 바로 잡은 것에 대해서는 "(교육과정 상) 옳은 일"이라고 말했다. '비정상적인 교과서를 정상적으로 만든 것 아니냐'는 물음에 대해서도 "그렇다. 옳은 일이다"고 말했다.

201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수정에 "교육과정 상 옳은 일"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 인터뷰에 응해 줘서 고맙다.
"내가 다른 언론에 (여러 종류의) 이야기를 다 했다. 그런데 그것을 받아 적는 사람들이 자기들한테 이로운 것만 받아 적더라고. 이러니 내가 기본으로 갖고 있는 마음과 (기사가) 다른 방향으로 가버리니까. 사실은 인터뷰를 하기가 싫어서 요즘 기자들 인터뷰를 안 한다."

- 2016년 1차 수정 당시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대한민국 수립'으로 갑자기 바뀌었다. 2009 교육과정을 위반했다는 게 현재 교육부 주장이다.
"맞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맞다. 그건(대한민국 수립이라고 쓴 건) 잘못된 거다. 교육과정을 어긴 것이었다."

- 2018년 교육부가 2차 수정 당시 교육과정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고 고쳤다.
"교육부가 그 부분을 바로 잡으려고 하는 것은 맞다."

- 교육부가 2018년에 '대한민국 정부수립'으로 고친 건 비정상의 정상화 아닌가?
"그거는 옳은 일이다."

- 그렇다면 2016년 1차 수정 당시엔 가만히 있다가 2018년 2차 수정에 대해서만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뭔가?
"2016년에도 (수정에) 동의하지 않았다. <오마이뉴스> 당시 보도 내용('교육부 맘대로 고쳐' 국정교과서 집필진 부글부글 http://omn.kr/hyxs)이 정확하다."

- 하지만 타 언론사 인터뷰에서는 2016년 수정 요구에 대해 동의했다는 취지로 말하지 않았나?
"나는 그 때도 수정에 동의하지 않았다. 국정도서편찬위탁계약서가 있다. '교과서 편찬기에 갑인 교육부장관이 수정을 요구할 수 있으며, 을인 편찬위원장은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무조건 수용할 수밖에 없다. 계약서 적법 규정에 따라 요구하는 것이라 내가 뭘 할 수 있겠나? 당시 (교육부와) 뜻이 같은 적도 없다. 동의하지 않았다.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고쳤다는 증거자료가 있다."

- 2018년 교육부의 수정 요구에 동의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교육부에서 고쳐달라는 전화를 해서 고함을 쳤다. 지금도 흥분이 된다. 못 고치겠다고 그랬다. 2016년 교과서 수정을 내가 한 것도 아니고 교육부가 한 것 아닌가. 근데 또 같은 교육부가 (원래대로) 고치라고 하니까 화가 났다."

- 교육과정에 맞추는 2018년의 수정 취지엔 동의한 것 아닌가?
"교과서 수정보완기에는 교육부가 자체 수정할 수 있다고 계약서에 되어 있다. 자기들이 자체 수정하면 될 일을 그 사람들이 내가 수정한 것처럼 위조한 것이다. 회의록도 조작하고 도장도 내가 모르게 찍었다. 이게 문제라는 거다. 나는 교과서가 나온 뒤에서야 213곳이 수정된 것을 알았다."

"교육부 스스로 고쳤다면 아무 문제 없었을 것을..."

- 그래서 문제를 제기한 것인가?
"내가 말하는 논점은 왜 자꾸 교육부가 정권 바뀔 때마다 '이렇게 바꾸라 저렇게 바꾸라' 하느냐다. 교육부가 바뀌어야 한다. 정권을 잡은 사람들은 교과서를 바꾸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 있다. 그런데 왜 이를 막아줄 울타리가 되어야 할 교육부가 나서서 고치라고 그러냐는 것이다. 더구나 자기들 마음대로 내용을 고칠 수 있는데도 왜 내가 고친 것처럼 위조를 해갖고... 지금이라도 교육부가 사과하면 깨끗하게 끝날 일이다."

- 그래도 2016년 잘못된 1차 수정을 방관하다가, 뒤늦게 문제를 제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방관? 하하. 나는 그 당시(2016년)에도 못 고치겠다고 했고, 이번(2018년)에도 못 고치겠다고 했다. 교육부가 자기 이름으로 고치면 아무 문제가 없다. 내가 무얼 잘못한 게 있나."

- 2009 교육과정의 대의를 따른다면 2018년 2차 수정에서는 고쳐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걸 교육부가 스스로 고치면 된다. 그걸 왜 내 이름을 도용하면서 그랬냐 이 말이다."

- 지난 6월 27일 한국당 간담회에 나간 것 자체가 교과서에 대한 정치행위라고 보지는 않나?
"지난해 3월 한국당 의원들이 이 문제를 고발했다. 개인인 내가 고발을 했다면 이 문제가 정말 밝혀질 수 있었을까. 한편으론 한국당에 고맙지 않느냐. 그래서 한번은 고맙다는 말을 전해야 할 것 같아서 참여했다."

- 초등 국정교과서 찬성론자로 알려져 있는데...
"잘못 알려진 것이다. 나는 검정교과서로 가는 것 찬성한다. 정치적인 그런 입김이 작용하지 않도록 제도나 절차를 잘 보완해서 하라는 말이 와전된 것 같다."

- 이전에 한국교총 회장 선거에서 낙선하셨는데, 다음 총선에 한국당 비례대표하시는 것 아닌가? 하하.
"비례대표는 무슨 비례대표냐? 그런 뜻은 없다. (한국당 간담회나 이전 언론 인터뷰에서) 너무 과하게 얘기한 건 아닌가 내가 반성을 많이 한다. 앞으로 여든 야든 정치권 행사에는 가지 않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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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