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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개혁 당정 참석한 조국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경찰개혁의 성과와 과제 당정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 경찰개혁 당정 참석한 조국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5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경찰개혁의 성과와 과제 당정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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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잖아도 뜨거운 정치권에 논쟁거리가 추가되었다. 조국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으로 기용하느냐의 문제다. 자유한국당과 보수층은 극렬 반대를,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정부여당은 적극 옹호하는 입장이다.

시계를 잠시 되돌려보자.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은 권재진이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2011년 8월 권 수석을 곧바로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한다. 권재진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앞두고 당시 여당과 야당 사이에 격렬한 논쟁이 이루어졌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야당(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해에 총선과 대선이 모두 몰린 중요한 시기에 민정수석을 했던 권 후보자가 법무부장관으로 가면 선거의 공정성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여당(지금의 자유한국당)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시절 민정수석보다 더 정치적인 인물(아마도 박상천, 천정배 장관을 지칭하는 듯)도 법무부 장관을 했다는 논리로 방어막을 폈다.
 
민주당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대통령의 측근이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되면 검찰 중립성을 크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법무부장관은 다른 장관과 달리 검찰에 대한 지휘감독권이 있으므로 대통령 측근이 법무부장관으로 오면 측근을 통한 검찰 장악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정치공세를 이어갔다.

반면에 한나라당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이 독립성을 지향해야 할 감사원장, 검찰총장에 기용되는 것은 곤란하지만 정부부처 장관까지는 괜찮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말 국정운영의 원활화를 위해서는 당연한 인사조치라고 강변했었다.
 
당시 권재진 후보자의 청문회 과정에서는 ▲ 2007년 대선 당시 BBK 수사발표 지연 문제 ▲ 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 수사 개입 의혹 ▲ 장남 병역 특혜 의혹 등이 제기됐다. 하지만 역시 논쟁의 핵심은 '정치적 중립성' 문제였다. 여야의 격화된 논쟁 속에서 청문보고서는 채택되지 못했고, 이 상태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권재진 후보자를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했다. 그는 2011년 8월 12일부터 2013년 3월 11일까지 제62대 법무부장관을 지냈다.
 
 권재진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권재진 당시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2011년 8월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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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이제 여야의 공수가 교대된 상태에서 조국 민정수석의 법무부장관 임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아직 공식적인 임명 발표에까지 이른 것은 아니지만 청와대나 당사자인 조국 수석은 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권재진 민정수석을 두고 벌였던 여야의 논쟁을 생각하면, 지금에 와서 입장이 바뀌었다고 반대의 논리를 들어 공격과 방어를 할 순 없어 보인다. 자유한국당이 조국 수석의 법무부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것도, 더불어민주당이 그 임명을 옹호하는 것도 모두 궁색한 상황이다.

정치 상황의 변화에 따라 그때 그때 입장을 바꾸는 것이 이성적인 정치인의 모습인지 되묻고 싶다.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는 논거는 과거 민주당이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대통령의 측근이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되면 검찰 중립성을 크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는 점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조국 민정수석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고, 검경 수사권조정 및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도입을 위한 적임자라고 말한다. 정부여당은 자유한국당이 제기하고 있는 의혹, 그리고 자신들이 과거에 내세웠던 반대 논리에 어떤 대응을 할까?
 
정부여당이 공개적으로 찬성의 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이종걸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서 제시한 의견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 보기에는 같아 보여도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므로 문제 될 게 없다'는 논리다.

▲ 두 수석은 청와대에서 역할이 달랐고(사정기관의 통제와 공직 사정에서 사법개혁) ▲ 경력이 다르며(검사와 학자 출신) ▲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에 기대하는 역할(권력누수 방지와 사법개혁의 완성)이 다르다는 것이다. 또 ▲ 법무부장관의 파트너 격인 검찰총장이 다르다는 점(김준규, 한상대 총장에 비해 윤석열은 강골이고 또한 조국 수석은 사법개혁의 과제만으로도 벅찬 업무여서 장관이 수사에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점)을 든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차이로 ▲ 권력기관이 근본적으로 변했다는 점을 든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정원·국군기무사령부·정치검찰·정보경찰 등은 과거의 '관행적인 일탈'조차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으면서, 권력 기관의 조직문화가 달라지고 요원들의 생각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권재진 수석은 수사에 직접 개입할 여지가 컸던 것이고, 조국 수석은 수사 개입의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논리다. 그러니 수사 개입의 위험성이 컸던 권재진 수석은 법무부장관을 맡아서는 안 되고, 수사 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는 조국 수석은 법무부 장관을 맡아도 된다는 이야기다. '나는 믿을 수 있고, 너는 믿을 수 없다'는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종걸 의원의 논거를 자세히 살펴보자. 이명박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국정운영의 양상, 권재진과 조국 민정수석의 역할이나 생각이 다르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민정수석이 대통령의 비서로 지시감독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

과거 민주당이 권재진 수석의 법무부장관 임명을 반대했던 이유는 '비서로 일하던 사람은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에 있었던 것이므로, 장관 임명 후에도 그러한 인적관계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결국은 대통령이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등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법무부 장관은 다른 장관과 달리 검찰에 대한 지휘감독권이 있으므로 대통령 측근이 법무부 장관으로 오면 측근을 통한 검찰 장악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당시의 우려가 지금 와선 사라졌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 근거는 없다.  
 
 이종걸 의원이 <조국 수석의 법무부장관설 비판을 비판한다>며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이종걸 의원이 <조국 수석의 법무부장관설 비판을 비판한다>며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 이종걸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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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논리의 일관성은 세워야 한다

근대국가에 들어오면서 법치주의를 도입하게 되었고,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에 의한 지배가 일반화되었다. 법치주의 이전 인치의 시대에는 사람(지배자)에 따라서 적용의 결과가 달랐다. 아무리 합리적 이성을 가진 지배자라 하더라도 기준을 달리 할 수 있는 위험성은 존재했다. 기준이 달라지면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생활이 불안해진다. 그러한 위험성을 없애야 했고, 그래서 등장한 것이 법치주의다.

법치주의는 경우에 따라서는 최상의 결과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수단이었다. 정권이 바뀌었고, 민정수석의 역할이 바뀌었다는 형식적 이유를 들어 자신들이 내세웠던 기준을 바꾼다면 예측가능성이 전혀 없게 된다. 어떤 이유를 내세우더라도 이종걸 의원의 입장은 법치주의를 도입했던 근본적 취지를 벗어나는 것이다. 위험성을 내포한 최선보다 위험성 없는 차선을 택해야 하는 것이 국민들의 합리적인 선택일지도 모른다.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냐의 문제를 떠나 최소한 자신들이 내세웠던 논리는 일관되게 유지해야 한다. 권재진 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문제를 두고 당시의 여야가 보였던 찬반의 논리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정반대의 상황에 부딪히자 전혀 다른 입장을 보이는 여야의 태도에 국민들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조 수석의 법무부장관 임명을 옹호하는 민주당이나 극렬하게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등 보수세력의 입장 모두 국민들은 불편하게 바라볼 뿐이다.
 
합리적인 근거가 없이 상황에 따라 논거가 변하는 여야의 공방은 서로가 어깃장을 놓는 것에 불과하다. 비단 조국 수석의 장관 임명뿐만 아니라 여야의 입장 변화에 따라서 정반대의 논리를 전개하는 사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철학의 빈곤이나, 정당 지휘부의 지시에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 말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찬반에 앞서 과거 자신들의 태도가 어떠했었는지를 명확히 짚어보고 낯 뜨거운 행동을 멈춰야 할 것이다.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도 갖춘 정치인이라면 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김정범 변호사는 법무법인 민우 소속으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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