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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사상 첫 남·북·미 정상들의 판문점 만남에 대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미북회담장 밖에서 대기해야 했던 현실이 결코 환영할만한 일은 아님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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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운전자'로 시작해 '중재자'를 자처하더니 이제는 '객(客)'으로 전락한 것 아닌가 싶다."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이번 회담에서 대한민국 대표는 역할도, 존재도 없었다."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지난 6월 30일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만남에 대한 보수 야당의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등 남북미 정상이 1953년 정전협정 체결 후 66년 만에 판문점에서 만난 점, 사실상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점 등에 대해선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찍은 것이다. 

이번 남북미 정상 판문점 만남이 가져올 정치적 여파에 대한 견제구 성격이 짙었다. "(남북미 정상 판문점 만남에 대한) 찬사에만 휩쓸린다면 이 또한 야당이 할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야당의 책무는 문제가 어디 있는지 고민하고 이에 대한 언급을 해야 하는 것"이라는 나 원내대표의 발언이 대표적이었다.

나경원 "통미봉남 전략 고착화 우려... 대한민국 국익 셀프 패싱 우려"

나경원 원내대표는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평가대로 역사적 순간이었다.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후 끊긴 대화가 다시 됐다는 점도 고무적이다"면서 이 같은 평가를 곁들였다.

특히 그는 "무엇보다도 '통미봉남(通美封南 : 미국과의 실리적 통상외교를 지향하면서 남한 정부의 참여는 봉쇄하는 북한의 외교전략)'의 고착화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3차 정상회담 후 지난 5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단순한 테스트(로 본다)"고 답한 것이 그 근거였다.

이와 관련, 나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국민과 국토를 직접적으로 사정권에 두는 무기임에도 미국 본토에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심각하지 않다고 말한 것"이라며 이번 회담 후에도 한반도 상황은 구체적으로 변한 게 없다고 주장했다. 

또 "화려한 남북미 회담 뒤에는 좁히기 어려운 시각 차가 존재한다"며 "미북 정상회담에만 기대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현 정부의) 자세가 국익의 '셀프 패싱'을 자초하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 대한민국은 북핵 문제에 있어서 당사자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대표 역시 "어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살펴보면 미국은 철저히 자국 안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우리 스스로 안보와 국방을 챙기지 않는다면 북한의 '통미봉남' 전략과 미국의 '자국우선주의' 사이에서 또 다른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최고위원은 이번 남북미 정상 판문점 만남을 '쇼'라고 보는 인식도 드러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이번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버니 샌더스·조 바이든·엘리자베스 워렌 등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들의 부정적 평가들을 소개했다. 사실상 이번 회담은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쇼'라는 뉘앙스가 담긴 평가들이었다.

특히 그는 "작년 지방선거 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 국내 언론이 어떻게 했는지 다 기억하실 것, 북핵이 당장 없어지는 것처럼 모두 정신 없었다"며 "적어도 그때의 쇼는 대한민국 내에서 성공했다.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손학규 "이번 회담에서 문 대통령 존재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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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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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미래당의 평가도 한국당과 같은 맥락이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역사적인 3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됐다. 이를 계기로 한반도 비핵화에 커다란 진전이 이뤄지길 기대한다"면서도 "이번 회담에서 대한민국 대표는 역할도, 존재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혼자 남북 경계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맞이 했고 회담 장소에는 성조기와 인공기만 걸려 있었다"며 "남북미 정상이 함께 한 시간은 3분에 불과했고 문 대통령은 북미회담이 진행된 53분 간 다른 방에서 기다려야 했다. 문 대통령이 조연을 자처하기는 했지만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인 한국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일부 보도에 따르면 우린 (남북미) 3자 회담을 원했지만 북한이 북미회담을 원했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문재인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문 대통령이 비핵화와 관련된 한미 양국의 입장이 일치한다고 했지만 과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당사자인 우리의 목적이 제대로 관철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문병호 최고위원도 "이번 회담이 비핵화 협상이나 검증 가능한 평화조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저 남북미 세 정상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멋진 사진으로만 남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이번 판문점 회동이 북미 간 실질적 협상 진전과 타결로 이어질 수 있게 당사자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