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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중심인 종로는 수많은 예술인들이 600여 년 동안 문화의 역사를 일궈온 유서 깊은 도시입니다. '종로의 기록, 우리동네 예술가'는 종로에서 나고 자라며 예술을 펼쳐왔거나, 종로를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이 시대의 예술인들을 인터뷰합니다.[편집자말]
 국악의 발전을 위해 애써온 (사)한국국악협회 홍성덕 이사장
 국악의 발전을 위해 애써온 (사)한국국악협회 홍성덕 이사장
ⓒ 종로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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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편에서 이어집니다.)

국악 활성화와 국제교류, 국악인의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한 그녀의 공로가 인정받으면서 2016년에는 제26대 이사장을 연임하기에 이른다. 홍 이사장은 협회 회원들의 의견에 항상 귀 기울이면서 원활한 소통에 힘쓰는 한편, 해외에 나가 판소리 강좌를 열며 외국인들에게 국악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접 해보지 않고는 판소리의 묘미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느끼기에 그녀는 비행기 티켓, 체재비를 사비로 충당하면서까지 해외로 나가 외국인들을 가르쳐 왔다.

"내가 정성을 가지고 하니까, 그 사람들도 그걸 다 알아요. 장구를 놓고 박자까지 알려줘 가면서 수업을 하는데 세 시간을 꼬박 해도 지칠 줄 모르고 따라하더라고요. 가끔 말이 안 통할 때는 서툰 한국어를 써가면서 대화하려고 시도하는데, 그 모습도 참 예뻐요. 다 제 소중한 제자들이죠."

판소리 명창으로 많은 이들과 사제의 연을 맺었지만, 작고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유독 남다르다.

"그 말 해주는 사람은 선생님 한 분이요"
 
 사제지간이었던 김대중 전대통령과
 사제지간이었던 김대중 전대통령과
ⓒ (사)한국국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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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통령과는 20대부터 알던 사이였어요. 그분이 저한테 꽹과리랑 장구도 배우고, 소리도 배웠죠. 그러니 제자인 셈이에요. 2000년에 노르웨이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축하공연을 하고 나서 저를 따로 부르신 적이 있어요. 그때 고맙다면서 뭐 도와줄 게 없느냐고 물으셨는데 '별 탈 없이 건강하신 것 이외에는 바라는 것이 없다'고 했죠. 그때 눈가를 붉히시며 '내 주위에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 말 해주는 사람은 선생님 한 분이요' 하시더라고요. 돌아보면 참 역사적인 순간이었죠."  

홍 이사장이 모친인 김옥진 명창으로부터 물려받은 국악 유전 인자는 고스란히 후대로 이어져 제33회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을 수상한 딸 김금미 명창(국립창극단 단원), 외손녀 박지현(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1학년)으로 이어졌다. 그의 집안은 4대 판소리 가족으로 유명하다. 험난한 길이라면서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소리를 해온 홍 이사장이지만, 남다른 재능을 물려받은 딸에게는 판소리를 적극 권장했다고 말한다.
 
 4대 판소리 가족
 4대 판소리 가족
ⓒ 종로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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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재능을 갖고 있는 게 보이니까 하라고 했죠. 딸이 어릴 때는 '이 어려운 걸 왜 가르치려고 하냐?'고 서운해 하기도 했어요. 전 딸한테 대학 가면 공부에 전념 못한다고, 대학도 가지 말라고 했어요. 실력이 뛰어나면, 나중에 여기저기서 서로 모셔갈 것이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요. 자식 대학 안 보내려고 하는 엄마는 세상에 저 하나뿐일 거라는 이야기도 들었네요.

그런데 제 말처럼 실력을 우선 키우고 나니까 장학금을 받고 학교를 다닐 수 있었어요. 서울예술대학교를 거쳐 동국대학교에서 석사를 졸업하고, 지금은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어요. 지금은 제가 그때 한 말을 이해하고 고맙다고 그래요. 움츠러들지 않고 무대에 당당하게 서려면, 최고가 되어야 하잖아요. 저는 직접 겪어온 일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거든요. 사실 이 길이 쉽지만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제 뒤를 이어준 아이들에게는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어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수여 훈장증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수여 훈장증
ⓒ (사)한국국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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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이사장은 국악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사)한국국악협회 국악대상(1992년)을 비롯해 KBS한국방송공사 국악대상(1994년),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대통령상(1996년), 화관문화훈장 (2005년), 올해의 여성문화인상 시상식 문화예술특별상(2010년), 제64회 서울시문화상(국악부분) (2015년), '문화유산보호유공자 포상(2017년)', 은관문화훈장(2017년) 까지 수많은 상과 상훈을 수상한 바 있다. 그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국악의 미래에 대해 고심하고 또 고심한다.

올해만 해도 종로국악제와 전국국악경연대회, 대한민국국악제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연을 계획하고 있어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우리 시대 국악계의 대모로서 국악의 위상 강화와 국악인의 복지 개선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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