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가 일본에 이어 폴란드까지 격파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0일 보령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9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5주차 마지막 경기에서 폴란드를 세트스코어 3-1(25-8, 22-25, 25-20, 25-16)로 제압했다. 일본과 폴란드를 차례로 꺾고 안방에서 열린 5주차 시리즈에서 2승1패를 기록한 한국은 종합전적3승12패로 이번 대회 일정을 마쳤다.

한국은 에이스 김연경이 서브득점 2개와 블로킹 3개를 포함해 19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주도했다. 강소휘의 부상으로 교체 선수로 투입된 표승주는 서브득점 1개와 블로킹 2개를 포함해 58.3%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17득점을 올리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한편 앞서 열린 일본과 도미니카 공화국의 경기에서는 일본이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했다. 일본은 보령에서 열린 5주차 시리즈에서 3전 전패를 당하며 결선라운드 진출이 무산됐다. 
 
 한국은 5주차 시리즈에서 강한 서브와 뛰어난 수비 집중력을 통해 홈팬들에게 두 번의 승리를 선물했다.

한국은 5주차 시리즈에서 강한 서브와 뛰어난 수비 집중력을 통해 홈팬들에게 두 번의 승리를 선물했다. ⓒ 국제배구연맹

 
결선 라운드진출 확정 후 에이스 스마르젝에게 휴식 준 폴란드

축구의 피파랭킹이 그 나라의 축구실력을 말한다고 하기 어려운 것처럼 배구, 특히 여자배구의 세계랭킹도 참고 자료일 뿐 그 나라의 실력을 나타내는 절대적인 지표로 활용하긴 힘들다. 실제로 세계랭킹 12위에 불과한 터키는 이번 VNL 대회에서 10승4패를 기록하며 일찌감치 결선 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반면에 세계랭킹 5위의 러시아는 3승11패의 저조한 성적으로 14위로 밀려 있다. 

폴란드 역시 마찬가지. 폴란드는 세계랭킹 26위로 아시아 3강(중국, 일본, 한국)과 태국은 물론 카자흐스탄이나 아프리카의 카메룬, 케냐에도 뒤져 있다. 하지만 폴란드는 이번 대회 5주차 두 번째 경기까지 14경기를 치르는 동안 9승5패의 뛰어난 성적으로 승점 26점을 확보하면서 6강 결선 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세계랭킹만 놓고 보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적절한 상대지만 현실적으로는 매우 버거운 상대인 셈이다.

전날 일본을 세트스코어 3-0으로 꺾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한국의 라바리니 감독은 대회 마지막 경기를 맞아 김연경을 비롯해 김희진, 강소휘, 박은진, 이주아, 이다영, 오지영으로 이어지는 주전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반면에 이미 결선 라운드 진출을 확정 지은 폴란드는 이번 대회 득점 1위(365점)를 달리고 있는 주공격수 말비나 스마르젝을 빼고 경기를 시작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 김연경의 연속득점과 폴란드의 실책을 묶어 리드를 잡아 나갔다. 폴란드는 주전 선수 몇 명의 결장으로 조직력이 흔들리며 범실을 남발했고 한국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차곡차곡 득점을 쌓아 나갔다. 한국의 이다영 세터는 김연경뿐 아니라 오른쪽의 김희진과 중앙의 이주아 등을 고루 활용하며 득점코스를 다양화했다. 한국은 세트 후반 강소휘의 연속 서브득점과 박은진의 블로킹으로 1세트를 무려 17점 차이로 여유 있게 따냈다.

안방에서 일본과 폴란드 연파하며 '유종의 미' 거둔 라바리니호

폴란드는 1세트에서 끔찍한 완패를 당했음에도 2세트에도 에이스 스마르젝을 투입하지 않고 젊은 선수들 위주로 경기에 나섰다. 1세트에 크게 흔들리던 폴란드는 2세트에서 조직력이 살아난 반면에 한국은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며 세트 중반까지 폴란드에 3~6점 차의 리드를 허용했다. 한국은 세트 후반 강소휘와 표승주의 연속득점으로 추격을 했지만 높이를 앞세운 폴란드의 공격에 밀려 22-25로 2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3세트에서 안혜진 세터가 선발 출전한 한국은 폴란드와 대등한 경기를 이어갔다. 강소휘의 허리 통증으로 교체 출전한 표승주도 공수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한국 대표팀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한국은 세트 중반 이주아의 공격과 박은진의 블로킹으로 흐름을 바꿨고 표승주의 블로킹과 박은진의 서브득점으로 승기를 잡았다. 연속득점으로 기세가 오른 한국은 세트 후반 표승주의 연속공격과 김연경의 득점으로 5점 차로 3세트를 따냈다.

이주아의 이동속공으로 4세트를 시작한 한국은 폴란드의 높은 공격에 막혀 고전하다 김연경, 이주아의 공격과 표승주의 서브득점으로 추격에 성공했다. 폴란드는 세트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중앙을 활용한 공격으로 한국을 위협했지만 한국도 뛰어난 수비 집중력과 까다로운 서브를 통해 경기의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한국은 세트 후반 표승주의 공격과 블로킹, 폴란드의 범실을 묶어 연속 득점을 올리며 25-16으로 가볍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3세트 초반 2세트까지 좋은 활약을 펼치던 윙스파이커 강소휘와 이다영 세터가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위기에 빠지는 듯했다. 하지만 강소휘와 이다영 대신 코트에 투입된 표승주와 안혜진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한국의 조직력을 끝까지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활약을 했다. 주전들이 빠지며 흔들린 폴란드와 주전들의 공백을 최소화한 한국의 조직력 차이가 결정 지은 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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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2019VNL 폴란드 스테파노라바리니 감독 표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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