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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죽 한상차림에 내온 대다수의 해산물은 해녀인 안주인이 물질을 해 바다에서 직접 건져 올린 것이다.
 전복죽 한상차림에 내온 대다수의 해산물은 해녀인 안주인이 물질을 해 바다에서 직접 건져 올린 것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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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해진미도 세월 따라 변한다. 예전에는 값비싼 전복이 패류의 황제로 불렸다. 한때 중국에서는 동방의 전복을 천하일미로 여겼다. 전복을 좋아했던 미식가 소동파 역시 발해만에서 잡히는 전복을 으뜸이라고 했다.

전복 양식이 일반화된 지금에야 흔해져 구하기가 쉽지만 그래도 전복 사랑은 여전하다. 예나 지금이나 많은 이들이 전복요리를 즐겨먹는다. 전복은 우리나라 대한민국 바다에서 나는 것이 가장 맛있다.

전복 요리로 이름난 이 집은 여수 돌산도 작금마을 바닷가에 있는 아와비다. 아름다운 건물에 정원이 참 아름다운 곳이다. 바닷가여서일까, 이곳에서 음식을 먹다보면 해산물이 유난히 더 맛있게 느껴진다. 이 집만의 싱싱한 식재료와 특별한 비법도 있겠지만, 이는 아마도 기분 탓이 클 게다.
 
전복죽은 찹쌀을 불려 게우라 불리는 전복 내장을 넣어 끓여내는데 전복도 듬뿍 들어있다.
 전복죽은 찹쌀을 불려 게우라 불리는 전복 내장을 넣어 끓여내는데 전복도 듬뿍 들어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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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죽이 정말 맛있다. 여수 특산품인 돌산갓김치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된다. 전복죽은 찹쌀을 불려 게우라 불리는 전복 내장을 넣어 끓여내는데 전복도 듬뿍 들어있다. 이따금씩 씹히는 전복 살이 먹는 재미를 더해준다. 전복죽 한상차림을 한번 맛보고 나면 너무 맛있어서 다시 찾는 이들이 많다.

전복 살은 냉동이 가능하지만 이와 달리 전복의 내장은 전복이 살아있을 때에만 사용한다. 전복죽이 고소하고 감칠맛이 가득하다. 간도 적절하다. 별다른 것 없이 전복 살과 전복내장으로만 끓여냈는데도 그 맛이 일품이다. 먹는 이들의 마음까지 행복하게 해주는 건강한 맛이다.
 
요즘 제철인 성게 알은 입안에 닿는 순간 진한 바다향기만 남긴 채 사르르 사라진다.
 요즘 제철인 성게 알은 입안에 닿는 순간 진한 바다향기만 남긴 채 사르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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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바다를 품은 멍게는 향이 짙다.
 여수바다를 품은 멍게는 향이 짙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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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과 함께 차려낸 자연산 갯것이다. 여수 바다의 참맛이 오롯하게 스며있다. 요즘 제철인 성게 알은 입안에 닿는 순간 진한 바다향기만 남긴 채 사르르 사라진다. 오도독 쫄깃한 전복 회는 씹는 맛이 압권이다. 생선회는 쫀득하고 멍게 향은 짙다. 뿔고둥의 속살도 입맛을 다시게 한다.

자연산 해산물을 먼저 맛있게 먹은 후에 전복죽이다. 전복 내장 게우를 넣어 끓여낸 전복죽은 전복의 성별에 따라 푸른색과 노란빛깔을 띤다. 암수가 따로 있는 자웅이체인 전복은 생식소가 황백색인 것이 수컷이고 녹색인 것이 암컷이다. 껍데기는 1년에 약 2∼3cm 정도 자란다.

중국의 진시황도 좋아했다는 전복은 다시마나 미역과 같은 해조류를 먹고 자란다. 영양이 풍부한 데다 맛이 좋아 바다의 웅담 또는 바다의 산삼으로 불리기도 한다. 우리는 몸이 아프거나 기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전복죽을 권하는 이유다.
 
전복은 타우린과 아르기닌 성분이 풍부해 기력을 보충해주며 간 기능 강화와 시력회복에 좋다.
 전복은 타우린과 아르기닌 성분이 풍부해 기력을 보충해주며 간 기능 강화와 시력회복에 좋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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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 몸에 그렇게 좋다는 전복에는 어떤 효능이 있을까. 전복은 타우린과 아르기닌 성분이 풍부해 기력을 보충해주며 간 기능 강화와 시력회복에 좋다. 스태미나 증진은 물론 혈액순환도 돕는다. 우리 몸에 면역력을 높여줘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항암효과도 있다.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전복을 복어(鰒魚)라는 이름으로 소개하고 있다. 또한 '살코기는 맛이 달아서 날로 먹어도 좋고 익혀 먹어도 좋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말려서 포를 만들어 먹는 것이다. 그 내장은 익혀 먹어도 좋고 젓갈을 담가 먹어도 좋으며 종기 치료에 효과가 있다. 봄과 여름에는 독이 있는데, 이 독에 접촉하면 살이 부르터 종기가 되고 환부가 터진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안주인 임영애씨가 돌산도 바다에서 물질을 해 직접 잡아온 해산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주인 임영애씨가 돌산도 바다에서 물질을 해 직접 잡아온 해산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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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 단품 요리로 20년을 지켜온 이 집은 대다수의 해산물을 안주인인 해녀(61.임영애)가 물질을 해 바다에서 직접 건져 올린다. 안주인이 안내한 커다란 저장고 건물 안에는 성게와 해삼 등 해산물이 가득하다.

"작금마을에서 태어나 아주 어려서부터 물질을 했어요. 엄마도 해녀였어요. 애기 아빠하고 배타고 다녀요. 작금마을에 해녀가 8분 있는데 지금은 저 혼자만 물질하러 댕겨요."
 
아름다운 건물에 정원이 참 아름다운 곳이다.
 아름다운 건물에 정원이 참 아름다운 곳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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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립니다.


태그:#전복죽, #갯것, #맛돌이, #여수바다, #해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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