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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시민단체와 노동자들이 지난 13일 충남도청에서 "국립생태원 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 달라"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충남시민단체와 노동자들이 지난 13일 충남도청에서 "국립생태원 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 달라"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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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넘게 단식 농성을 진행 중인 충남 서천국립생태원 노동자의 건강 문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일 의료진이 긴급 투입되어 단식 노동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간단한 치료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생태원노동자들이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는 정규직 전환 이후 급여와 근로조건 등 처우가 정규직 전환 이전 보다 열악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립생태원의 청소, 경비, 시설관리, 안내 업무를 맡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해 7월 정부의 정규직 전환정책으로 직접 고용되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정규직 전환이후 오히려 노동시간은 늘고, 임금은 월 평균 7%가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국립생태원 노동자 A씨는 "경비 노동자의 경우 기존 용역 시절에는 212 시간을 일했다. 하지만 직고용 이후 오히려 근무시간이 236시간으로 더 늘었다"며 "임금도 기본보다 20만 원 정도 줄었다"고 주장했다. 서천 국립생태원 노동자들은 6월 14일자로 55일째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정호 국립생태원 노조 지회장은 20일 넘게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노동자들의 단식 농성이 장기화 되면서 충남 지역 시민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사태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충남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3일 "서천에 위치한 국립생태원 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 달라"고 호소했다.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아래 연대회의)는 지난 13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통해 용역 노동자들을 직접고용 및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기존의 근로조건과 임금이 저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그러나 국립생태원에서는 이러한 정부지침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천 국립 생태원은 비단 여러 공공기관 중 그저 하나의 기관이 아니다"라며 "서천군민과 충남도민의 노력으로 탄생한 국립생태원이다. 생태원의 출발 정신이 환경과 공존하는 지속발전, 모두가 골고루 잘사는 균형발전이었음을 기억한다. 지금이라도 출발 정신으로 되돌아 가길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연대회의는 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상식적 요구 때문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사실에 비통한 심정"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나설 것을 요구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국립생태원 측은 노동자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국립 생태원 관계자는 "용역 당시의 급여 명세표와 직고용 이후의 순수 급여 명세표를 비교한 결과 경비 직종은 월 3만 3천원, 시설은 월 7만7천 원의 급여가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에서 가장 큰 쟁점으로 삼고 있는 것이 처우 개선비이다"라며 "정부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절감재원을 처우 개선비로 쓰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전환 비용과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장비 구입 등으로 절감재원을 모두 소진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생태원 근무자의 전체) 인건비 총액의 범위 내에서 노동자들의 인건비 인상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휴게공간도 마련하고, 근무 조건을 좀 더 쾌적하게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그:#국립 생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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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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