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다시 전동차를 타고 이제 평원구로 이동한다. 청더에 도착한 이후 어디를 가나 보이는 청더의 랜드마크가 하나 있다. 엄지척으로 경추봉(磬锤峰) 또는 봉추산(棒槌山)이라 부른다. 연암도 이것을 봤다.
 
"서쪽에 봉추산의 한 봉우리가 우뚝 솟았는데, 마치 다듬이돌과 방망이 같은 것이 높이 100여 길이요, 꼿꼿이 하늘에 솟아서 석양이 옆으로 비치어 찬란한 금빛을 뿜고 있다. 강희제가 이를 경추산이라 고쳐 이름 지었다 한다."
 
해발 600미터 산정에 하부 직경 10,7미터, 상부 직경 15.04미터, 높이 38.29미터에 중량은 16,200톤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바위기둥이다. 이런 기이한 형상에 전설이 없으면 이상하다.
 
청더의 랜드마크로 어디서나 우뚝 솟은 모습이 보인다. 
하부 직경 10,7미터, 상부 직경 15.04미터, 높이 38.29미터에 중량은 16,200톤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바위기둥이다.
▲ 경추봉(磬?峰)  청더의 랜드마크로 어디서나 우뚝 솟은 모습이 보인다. 하부 직경 10,7미터, 상부 직경 15.04미터, 높이 38.29미터에 중량은 16,200톤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바위기둥이다.
ⓒ 민영인

관련사진보기

 
아주 먼 옛날 이곳이 바다였을 때 고기를 잡아 생활하던 선량한 청년이 어느 날 큰 고기를 잡았다. 많은 사람들이 비싸게 팔라고 하나 그는 고기가 너무 예뻐, 불쌍히 여겨 놓아줬는데 그 고기가 용왕의 딸이었다. 그녀는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청년을 찾아와 함께 살았다. 그러다가 용왕이 보낸 신하들에 의해 붙들려갔다는 신파조의 흔하디 흔한 전설이다.

이 형상은 1억5천만 년 모래와 자갈이 굳어지고 그 후 풍화작용이 일어나며 약 300만 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지질학자들은 이야기 한다. 또 장라오서는 이 바위의 생김이 남성의 심벌과 같아 풍수지리상 청더가 양의 기운이 강한 지형이라 강희제가 행궁 터를 이곳에 잡았다고 덧붙였다.

피서산장 북쪽의 평원구는 60만 평방미터의 면적에 초원과 숲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건륭 제20경으로 만수원(万树园)이다. 여기서 말 경주, 군사훈련 등을 시키고, 종교지도자, 북방 소수소민족 왕이나 사신들이 오면 접견하기도 했다.
 
건륭제 20경으로 몽골빠오는 북방 소수민족의 왕이나 사신이 오면 숙소로 제공되었다.
▲ 만수원 건륭제 20경으로 몽골빠오는 북방 소수민족의 왕이나 사신이 오면 숙소로 제공되었다.
ⓒ 민영인

관련사진보기

 
건륭19년(1754년)에는 초원에다 몽골빠오(Monggolian Yurts)를 짓고 몽고 왕이나 사신들이 오면 거처하도록 했다. 유목민족인 몽고족들은 일반적인 주택생활에 습관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수민족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지만 그들을 이곳에 오래 머물게 하려는 회유책이기도 했다.

또 전동차를 타고 드디어 이번 여행의 핵심 경관인 열하를 보러간다. 열하천(热河泉)은 호수구 북동쪽 끝에 위치한 피서산장 호수의 주요 수원지다. 열하천에서 솟은 물은 남쪽으로 징호, 여의호, 상호, 하호, 자은호를 거쳐 무열하(武烈河)로 흘러간다. 열하의 길이가 700미터 정도에 불과해 <대영백과전서>에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하천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지역이 겨울에는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는데도 열하는 얼지 않는 30-40도의 온천수여서 '烈河'라 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겨울철 수온은 평균 8도 정도로 온천수는 아니다. 이 지역이 지질학상 7천만 년 전에 화산이 폭발했다고 하니 온천수가 나오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길이 700미터로 세계에서 가장 짧은 하천
▲ 드디어 열하천에 서다. 길이 700미터로 세계에서 가장 짧은 하천
ⓒ 민영인

관련사진보기

 
따라서 지역명도 열하라 하였고, 피서산장도 열하행궁이라 했다. 그러다가 1733년 옹정제는 아버지 강희제의 덕정(德政)을 기리기 위해 열하를 청더(承德)로 바꾸었다. 열하천 좌측으로는 황제가 호수 유람에 사용한 유람선 선착장이 있고, 그 옆 건물은 서안의 화청지를 모방하여 열하천 물을 끌어들여 목욕탕을 만들었다 한다.

이제 나의 열하 1일차가 마무리 되었다. 몸은 피곤해도 숙소에서 그냥 쉬고 싶지는 않다. 연암도 밤이면 밖으로 나가 술과 필담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문물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했다.

피로를 풀기 위해 잘 먹어야 되는 것도 있지만 또한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욕구도 간과할 수 없는 여행의 즐거움이다. 여행에서 먹는 즐거움이 없다면 여행을 떠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마침 숙소 가까운 곳에 제법 규모가 있고 깔끔해 보이는 식당이 있다. '쥐푸러우(聚福樓)' 복이 모이는 집이라 상호도 마음에 든다. 제법 큰 방에는 원탁 테이블 두 개에 어른 아이 20여 명이 앉아 시끌벅적하다. 아마 가족모임을 하는 모양이다.
 
여행에서 먹는 즐거움이 없다면 여행을 떠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을 거다.
▲ 쥐푸러우(聚福樓) 여행에서 먹는 즐거움이 없다면 여행을 떠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을 거다.
ⓒ 민영인

관련사진보기

 
그 앞쪽 작은 테이블에 앉아서 오늘 저녁으로 야채스튜(福地小炖菜, 26위엔), 바지락닭볶음(花蛤烧老鸡 58위엔), 새우완자볶음(宫爆虾球 68위엔) 세 가지 요리에 빠질 수 없는 홍성고량주1근(30위엔)을 주문했다. 모두 182위엔으로 우리 돈 약 32,000원인 셈이다.

덧붙이는 글 | 제 게인블로그 "길 위에서는 구도자가 된다"에도 연재


태그:#신열하일기, #청더, #열하, #경추봉, #만수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8년 10월 지리산 자락 경남 산청, 대한민국 힐링1번지 동의보감촌 특리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여전히 어슬픈 농부입니다. 자연과 건강 그 속에서 역사와 문화 인문정신을 배우고 알리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