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여보 그만 좀 해요. 혹시나 이웃끼리 다툼이 생기거나 해코지 당하면 어떡해요?"

저녁 운동을 마치고 들어오자 집사람은 또 저에게 핀잔을 줍니다. 제가 불법주차되어 있는 캠핑카를 신고했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운동하는 길에 늘 주차되어 있던 차를 직접 촬영하여 '생활불편신고' 앱으로 신고했습니다. 관할 구청에서는 아래와 같은 답이 왔습니다.
 
1. 교통 업무에 관심을 가져 주신 데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2. 귀하께서 제보해주신 생활불편 스마트폰 신고는 아래와 같이 처리하였음을 알려 드립니다.
○ 생활불편 스마트폰 신고 처리 결과
가. 신고 장소 : OO동 392-1 (OO로)
나. 접수 내용 : 불법 주차
다. 처리결과 : OO로의 불편사항에 대해서는 차량 소유주에게 연락하여 계도하였습니다.
3. 이 외에도 주차단속에 관한 사항은 교통지도계(662-****)로 연락 주시면 상세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젯밤 불법주차를 신고했던 그 장소에 가보니 그 자리에 그대로 캠핑카가 불법주차되어 있었습니다. 전 다시 조심스레 스마트폰을 꺼내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생활불편신고앱'으로 다시 신고를 했습니다.

"지난번에 똑같은 장소에 똑같은 사유로 불법주차로 신고했는데 OOO에 같은 차량이 그대로 있습니다. 분명 계도 조치를 했다고 했는데 어떻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제대로 된 강력한 후속 조치를 요청드립니다."
 
생활불편신고 어플리케이션 불법주차 이외에도 장애인 전용구역 불법주차, 불법광고물, 쓰레기 방치 및 투기, 도로시설물 파손, 가로등/신호등 고장, 청소년 유해업소 등 각종 불편 사항을 관할 지차체에 신고할 수 있다.
▲ 생활불편신고 어플리케이션 불법주차 이외에도 장애인 전용구역 불법주차, 불법광고물, 쓰레기 방치 및 투기, 도로시설물 파손, 가로등/신호등 고장, 청소년 유해업소 등 각종 불편 사항을 관할 지차체에 신고할 수 있다.
ⓒ 조명호

관련사진보기

  
늘어가는 캠핑카, 불법주차는 골머리

레저생활이 일상이 되어 캠핑카를 타고 전국 곳곳을 여행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어가고 있습니다.

여행을 가려면 숙박 예약, 식사 등 여러 가지 신경 쓸 것이 많지만, 숙박과 식사를 해결하고 집과 같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여행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캠핑카를 구입하고 있습니다.

제 친구도 얼마 전 자랑삼아 저에게 최근에 구입한 캠핑카를 구경시켜 주었습니다. 잠자리는 물론 취사 시설, 샤워 시설 등 편의시설이 작지만 깔끔하게 배치되어 있어 저절로 감탄사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캠핑카 열풍에 또 다른 문제점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주차 문제입니다. 각 지자체들은 공영주차장에 장기주차되어 있는 캠핑카와 이면 도로에 무단으로 불법주차되어 있는 캠핑카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인천 남동구와 경기도 부천시는 캠핑카 전용 주차장을 만들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나 늘어나는 캠핑카 수요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대구시 교통정책과에 문의를 했습니다. 제가 신고한 캠핑카 불법주차 민원을 이야기하고 캠핑카를 주차할 곳이나 대책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 담당 공무원은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캠핑카에 대한 시 차원의 주차대책은 없습니다. 개인이 주차공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캠핑카 전용 주차장 설치 계획도 현재까지는 없습니다. 이면 도로에 불법주차한 캠핑카는 단속 대상이므로 지속적으로 단속을 하겠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 주차장에도 캠핑카가 장기주차되어 있습니다. 관리사무소에 문의를 해 보니 그 캠핑카 차주는 정해진 주차비용을 지불하고 주차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얼마 전 캠핑카를 구입한 제 친구에게도 주차는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니 한 달에 10만 원을 내고 사설 유료주차장에 주차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동체의 작동원리는 누구나 공동체가 정한 룰을 지키는 것

캠핑카를 통해서 여가를 즐기는 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개인이 누리는 자유로 인해 사회 공동체를 함께 살아가는 다수의 시민이 불편을 겪는 것은 안 됩니다. 제가 신고한 이면 도로 상의 캠핑카 불법주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의 통행이 많지 않은 이면 도로에 주차를 좀 하면 어떻냐고 항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면 도로의 특성상 왕복 2차선이 경우가 많아 차나 사람의 통행에 불편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위험한 것은 혹시나 화재가 발생하면 트레일러 캠핑카의 경우 이동이 쉽지가 않아 신속함이 요구되는 응급상황에서 대처가 쉽지 않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인천이나 경기도 부천시처럼 캠핑카 전용 주차장을 확보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전용 주차장이 확보될 때까지는 공동체의 룰을 지켜야 합니다.

어젯밤에도 마을 한 바퀴를 돌면서 추가로 2대의 불법주차된 캠핑카를 '생활불편신고앱'을 통해 신고했습니다. 집사람은 오지랖 그만하라고 핀잔을 줍니다. 지난주에 신고한 것은 아직까지 '처리중'이라는 안내만 나옵니다.

제가 이렇게 오지랖을 떤다고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한 담당 공무원이 캠핑카 차주에게 전화해서 계도했다고 해도 앞서 말한 캠핑카 차주처럼 또 주차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꽉 막힌 도로에서 갓길로 가다가 어느 순간 끼어들면 남들보다 빨리 갈 수 있습니다. 생활쓰레기를 몰래 버리면 종량제 봉투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캠핑카를 집 근처 이면 도로에 주차하면 편리하고 주차료도 아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동체 구성원은 지켜야 할 법이 있습니다. 그 법을 지켜야 내가 살고 있는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사람이 법을 지키면 오히려 더 편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것이 공동체의 작동원리입니다.
 
불법주차되어 있는 캠핑카들 동네 이면도로 곳곳에 캠핑카와 트레일러들이 장기 불법주차되어 있다.
▲ 불법주차되어 있는 캠핑카들 동네 이면도로 곳곳에 캠핑카와 트레일러들이 장기 불법주차되어 있다.
ⓒ 조명호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 https://blog.naver.com/myoung21에도 싣습니다.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시민기자, 상식과 정의,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워 질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