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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일입니다. 특히 대구는 과거에 학업 스트레스로 학생들의 자살률이 높았던 곳입니다. '교실 붕괴'라는 이름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이 절망할 때 교사들은 이들에게 어떤 희망을 주었나요? 젊은 교사들의 전교조 가입률이 왜 부진한지 자성해 보았나요?" 

각 시도 교육청의 교원논술 연수 강사이자 한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조합원이었던 한효석씨(전 부천고 국어교사)가 토론논술형 교육과정인 '국제 바칼로레아'(IB) 공교육 도입에 반대하는 전교조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지금도 많은 학생이 수포(수학 포기), 영포(영어 포기)를 이유로 학업을 포기하고 교실에서 엎드려 잡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전교조 교사들은 '교실 붕괴' '학습 포기'에 맞서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성과를 냈습니까?"
  
전직 교사의 조언 전교조의 전 조합원이자 퇴직교사인 한효석씨는 국내 공교육에 국제 바칼로레아의 특·장점을 들여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전직 교사의 조언 전교조의 전 조합원이자 퇴직교사인 한효석씨는 국내 공교육에 국제 바칼로레아의 특·장점을 들여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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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씨는 "전교조가 IB 도입을 저지하겠다고 하지만 이것은 막을 일도 아니고, 막을 수도 없다"면서 "IB 학습 원리를 도입하여 학생을 교실에서 능동적인 인격체, 배움의 주체로 세우겠다는데 그 거센 물결을 어떻게 막겠냐"고 반문했다.

"전교조가 아예 'IB 반대'란 의견을 정해 놓고 거기에 맞춰 반대 논리를 찾는 것 같습니다. 자신들이 평생 주장하던 교육이념을 이제 와서 IB 반대를 목적으로 거꾸로 번복하려고 하니 논리적으로 얼마나 모순이 생기겠습니까. 전교조는 지금까지 추구해온 가치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속으로는 곤혹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한씨는 "대구와 제주 전교조는 IB가 어떤 것인지 자세히 알아보면 좋겠다"면서 "두  지역의 교육청은 당장 공교육 전체에 IB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오히려 가장 열악한 학교를 IB 시범학교로 선정해 그 결과를 확인해 보자고 교육청에 먼저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효석씨는 28일 IB에 관해 기자회견을 한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에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IB를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지나치게 추진 과정의 문제점을 강조해 (언론의)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사걱세는 IB의 교육철학과 교육과정은 타당하지만 섣불리 도입하면 ▲사교육 추가 유발 ▲교육 양극화 심화 ▲대입 전형의 복잡함 가중 ▲고입 경쟁 심화 ▲학습 부담 증가 등의 문제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씨는 "어떤 근거로 이런 결론을 도출했는지 의문"이라며 "사걱세 임원들에게 IB 후보학교인 충남삼성고 방문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충남삼성고가 아직 IB 도입학교는 아니고 'IB 후보학교'지만 IB 교육철학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IB가 도입되면 어떻게 학교가 달라질지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교육 문제는 외부 시민단체나 이익단체들 대신 교육 주체들이 주도적으로 해결하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 기자는 한효석씨와 28일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음악도 IB로 수업 충남삼성고 음악 수업 장면.
▲ 음악도 IB로 수업 충남삼성고 음악 수업 장면.
ⓒ 신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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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를 국내 공교육에 도입하는 데 반대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IB에 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교사, 학부모, 학생, 교육당국자가 참여해서 열린 토론을 하면 좋겠습니다. 학부모와 학생, 교사들이 IB를 제대로 알면 아마도 압도적으로 IB를 도입하자고 결정할 겁니다." 

- 전교조의 IB 반대 논리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입시 교육과 학벌 사회, 경쟁 풍토를 핑계로 공교육 교사의 의무를 회피하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어느 시대든 경쟁과 학벌, 파벌이 지배하지 않았던 때가 없었습니다. 거대한 시류에 맞서 도전하는 소수가 세상을 바꿨습니다. 학습 방법을 개선해 그 지역에 맞게 시스템으로 자리 잡는 동안 대구와 제주 전교조는 얼마나 노력하였는지요? IB 도입에 반대하는 전교조 교사들은 교실에서 교사로서 자부심을 느끼는 수업, 학생이 빠짐없이 주체가 되는 수업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 전교조는 절대평가, 상대평가와 관련하여 IB 학교에 특혜를 주려고 한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내신과 수능을 거론하며 절대평가라는 이름으로 대학입시 과정에서 IB 도입학교 학생에게 특혜를 줄까 봐 불안하다고 하는데요. 그럼 대학입시와 거리가 먼 초등학교, 중학교, 실업계 고등학교를 시범학교로 지정하자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실업고는 교사 수업시수, 1인당 학생 수가 적어 IB 도입 여건이 좋습니다. 전교조에서 이들 학교에서부터 IB를 도입하자고 제안하면 안 되나요? IB 반대할 궁리만 찾고 있는 건 아닌지 안타깝습니다.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되고'와 같은 논리면 곤란하지요."
  
IB 소논문 수업 IB 후보학교인 충남삼성고의 소논문 수업 장면.
▲ IB 소논문 수업 IB 후보학교인 충남삼성고의 소논문 수업 장면.
ⓒ 신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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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의 특장점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첫째 결과보다 과정을 더 중시하고 학습자 개인을 들여다보고 통섭을 지향하여 원리를 찾아내 경쟁을 뛰어넘어 상호협동을 추구하는 교육과정입니다. 

둘째 160개국에서 받아들일 만큼 시스템이 유연하다는 것이죠. IB는 그릇이라서 그 나라 교육 주체들이 그 그릇에 무엇을 담을지 결정하면 됩니다. 우리가 그간 일군 혁신 학교와 혁신 수업의 결과, 서술형-논술형 평가 등을 담으면 더욱 빛날 겁니다. 서구에서 도입한 민주주의, 사법제도, 학교와 의료 시스템을 우리 실정에 맞게 운영하는 것과 비슷하죠. 

셋째 비정상이 물러나고 정상이 자리 잡을 겁니다. IB의 장점을 우리나라 공교육이 제대로 소화한다면 교사와 학생, 학부모를 모두 살릴 수 있습니다. 대학입시 대비 사교육 시장이 사라지면서 IB 도입 최대 피해자는 대학입시 관련 사교육업체와 종사자가 될 것입니다."

- IB 후보학교인 충남삼성고의 수업을 참관해 보았나요? 
"자율형사립고였습니다. 모든 공교육이 그 지역 주민들의 철학을 담아 그 지역 사회에 맞는 자율형 학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충남삼성고는 국공립, 사립을 떠나 모범적인 자율형 학교입니다. 그 학교를 방문해 보면 이것을 알 수 있습니다. 면 소재지 학교에서는 수업 시간에 조는 학생이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교사와 학생 모두가 행복해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이는 학습과 평가 과정을 교사와 학생이 공유하고 즐기기 때문일 것입니다. 과정이 곧 결과입니다. 학생은 다양한 교과목을 선택할 수 있으며 입맛에 맞는 계열을 전공할 수 있습니다. 교사를 신뢰하며 언제든 학습과 고민을 상담할 수 있죠. 교사는 1인당 학생 수, 주간 수업시수가 적절하여 교과 수업과 학생 상담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교사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조별 토론 IB 후보학교인 충남삼성고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조원들과 토론하는 장면.
▲ 조별 토론 IB 후보학교인 충남삼성고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조원들과 토론하는 장면.
ⓒ 신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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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교육청과 대구교육청에 전하고 싶은 사항은 무엇인가요? 
"IB 도입을 반대하는 교사들에게 반론 기회를 좀 더 주고, IB를 확인할 수 있는 연수 기회를 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좋은 일도 많은 사람이 동의하지 않으면 추진하기 어렵습니다. 조급하게 밀어붙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IB를 도입하지 않는다고 대구, 제주 교육이 당장 무너지는 것은 아닙니다." 

- 전교조 등 IB에 반대하는 교사 단체들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대구교육감은 보수정당 출신인데 IB를 도입하려고 합니다. 전교조 출신인 제주 교육감이 IB를 도입하겠다는데 이를 제주 전교조가 반대합니다. 아이러니합니다. 두 교육감은 IB가 현행 한국 교육을 바꿀 수 있는 실마리라고 본 겁니다. 교육감들이 자기 임기 내 뭔가 한 건 해 보려고 한다고 폄훼할 일이 아닙니다. 반대 교사들은 '나만 옳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교육 백년대계를 두고 두 교육감과 머리를 맞대면 좋겠습니다."
 
"IB  수업을 이렇게 하는군요" IB 후보학교인 충남삼성고를 방문하여 수업을 참관한 뒤 박하식 교장(왼쪽), 김중일 교사와 환담하는 한효석씨(오른쪽).
▲ "IB 수업을 이렇게 하는군요" IB 후보학교인 충남삼성고를 방문하여 수업을 참관한 뒤 박하식 교장(왼쪽), 김중일 교사와 환담하는 한효석씨(오른쪽).
ⓒ 신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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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교조가 대안을 제시했던가요?
"전교조든, 교총이든 30년 이상 역사를 지녔으면서도 IB식 초중고 교과과정과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이 단체들은 두 교육청에서 IB를 들여오게 하고는 IB를 잘 알지 못한 채 반대만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전담팀을 만들어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일본은 왜 국가가 나서서 공교육에 IB를 도입하려고 하는지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언제까지 과도한 업무와 교사 1인당 수업시수를 탓할 겁니까? 교사가 자신을 스스로 바꾸려 하지 않으면서 지금보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줄여주면 학생들을 엎드려 자지 않게 할 자신이 있습니까?"

- 추가하고 싶은 말씀은?
"대구, 제주 교육자들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덧붙이는 글 | 글쓰기 신문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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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글쓰기 전문가. 스포츠조선에서 체육부 기자 역임. 월간조선, 주간조선, 경향신문 등에 기사를 써옴. 경희대, 경인교대, 한성대, 백석대, 인덕대 등서 강의함. 연세대 석사 졸업 때 우수논문상 받은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전개 연구'가 서울대 국어교재 ‘대학국어’에 모범예문 게재. ‘미국처럼 쓰고 일본처럼 읽어라’ ‘논술신공’ 등 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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