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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머이 왕산댁'은 삶을 힘 있게 살아낸 두 모녀의 이야기다. 왕산댁과 그의 딸 미숙은 공교롭게도 둘 다 33살에 남편을 잃는다. 가진 것도 없는 처지에 남편은 가고 아이들만 떠안는다. 모진 삶이 이어진다. 그래도 이들은 어려움을 견뎌내고 남부럽지 않게 자식들을 키워낸다.

이 세상 엄마들은 '자식'이라는 화두를 몸에 지닌 채, 자식을 안고 살아간다. 왕산댁과 미숙의 삶에 우리 모두의 그런 어머니 모습이 담겨 있다.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에너지를 새삼스레 느끼게 한다.

자식은 평생 어머니의 모태 속에 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어머니 품에서 안락하다. 그리고 그 품에서 삶의 에너지를 얻는다. 미숙은 고초를 겪을 때마다 어머니가 떠오르곤 했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아무리 어려워도 무너질 수 없었다. 어머니가 삶의 힘이다.
 
강릉아리랑소리극 '울어머이 왕산댁'의 연습장면 장례 중 사제들이 왕산댁의 영혼을 달래며 천도를 기원하는 장면
▲ 강릉아리랑소리극 "울어머이 왕산댁"의 연습장면 장례 중 사제들이 왕산댁의 영혼을 달래며 천도를 기원하는 장면
ⓒ 강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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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머이 왕산댁'은 강릉아리랑을 중심 아리아로 하는 뮤지컬이다. 강릉아리랑은 강릉살이를 해 온 사람들이 애환을 표현하는 문화적 동반자였다. 즐거울 때는 그 기쁨을 마음껏 분출해 사는 맛을 느끼게 하고, 어려울 때는 마음의 위안이 돼 삶을 견디게 하는 에너지가 되어 준 것이다.

무대는 강릉아리랑의 이러한 문화적 전통을 오늘 우리의 삶으로 보여주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를 위해 '울어머이 왕산댁'에서 부르는 강릉아리랑 가사는 대부분 1970년대 이후 작품의 시대 상황에 맞게 새로이 창작했다. 강릉아리랑을 통해 당대의 삶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
 
강릉아리랑소리극 '울어머이 왕산댁' 연습장면 남편의 노름으로 살림이 망해 절망에 빠진 왕산댁을 마을 아낙들이 위로해주는 장면
▲ 강릉아리랑소리극 "울어머이 왕산댁" 연습장면 남편의 노름으로 살림이 망해 절망에 빠진 왕산댁을 마을 아낙들이 위로해주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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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머이 왕산댁'의 공연단체는 강릉아리랑소리극회(회장 권정희)이며, 해당 작품은 '2018 강릉단오제' 기획무대에서 초연된 바 있다. 총감독으로 있던 필자(강릉원주대학교 국문학과 명예교수)가 금년에 연출을 직접 맡으면서 대본을 리메이크했다. 핵심 줄거리는 다르지 않지만, 이야기의 전개는 거의 새롭게 재구성했다. 사실감과 현장감을 보태 정서를 보다 깊이 있게 형상하고자 한 것이다. 무대의 막을 여럿 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강릉아리랑소리극회는 강릉아리랑보존회 회원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몇몇 출연자를 제외하면, 단원들의 연령은 거의 60대 이상이다. 그렇지만 무대를 향한 단원들의 열정은 뜨겁다. 무대에 올릴 막도 서양화가 김수연씨와 소품제작자 성희창씨가 재능기부를 하고, 나머지 단원들이 울력을 통해 자체 제작했다. 두 재능기부자 역시 이번 극의 출연자이기도 하다.
 
강릉아리랑소리극 '울어머이 왕산댁'의 무대 세트 제작 광경 강릉아리랑소리극회의 단원들이 '울어머이 왕산댁'의 막 그림을 그리고 있다. 왼편에 선 사람이 서양화가 김수연씨,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이 소품제작자 성희창씨이다. 출연자이기도 한 두 사람은 모두 셋트 제작에 재능기부를 했다.
▲ 강릉아리랑소리극 "울어머이 왕산댁"의 무대 세트 제작 광경 강릉아리랑소리극회의 단원들이 "울어머이 왕산댁"의 막 그림을 그리고 있다. 왼편에 선 사람이 서양화가 김수연씨,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이 소품제작자 성희창씨이다. 출연자이기도 한 두 사람은 모두 셋트 제작에 재능기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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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강릉아리랑소리극회 단원들은 막바지 연습에 몰두해 있다. 출연자 대부분은 첫 작품 '왕산댁의 강릉아리랑'부터 참여해 이들에게는 이번 공연이 3년차 작업이다. 공연 경험도 제법 누적돼 그런지 연극의 이해도도 그만큼 높아진 것을 느낀다. 그리고 연극하는 재미도 충분히 즐기는 모양새다.
 
강릉아리랑소리극 '울어머이 왕산댁' 공연 포스터 '울어머이 왕산댁'는 2019 강릉단오제 기획무대로 꾸며진 공연으로서 6월 6일 저녁 7시에 강릉단오장 수리마당에서 공연된다.
▲ 강릉아리랑소리극 "울어머이 왕산댁" 공연 포스터 "울어머이 왕산댁"는 2019 강릉단오제 기획무대로 꾸며진 공연으로서 6월 6일 저녁 7시에 강릉단오장 수리마당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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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어려움이 많은 요즘,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삶을 힘 있게 살아내도록 요구받고 있다. 왕산댁 모녀가 살아 온 이야기와 우리 단원들이 펼칠 무대 위의 열정이 우리들의 '세상 살아냄'에 다소의 응원이 됐으면 좋겠다. 공연은 6월 6일 오후 7시 강릉단오장 수리마당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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