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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중심인 종로는 수많은 예술인들이 600여 년 동안 문화의 역사를 일궈온 유서 깊은 도시입니다. '종로의 기록, 우리동네 예술가'는 종로에서 나고 자라며 예술을 펼쳐왔거나, 종로를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이 시대의 예술인들을 인터뷰합니다.[편집자말]
 송서율창의 보존에 힘써온 국악인 유창
 송서율창의 보존에 힘써온 국악인 유창
ⓒ 송서율창보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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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편에서 이어집니다)

2009년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1호 '송서·율창 예능보유자'로 지정받은 이래 유창 명창은 송서·율창의 명맥을 잇고, 대중화를 도모하기 위해 힘써왔다. 그동안 90명에 달하는 이수자를 비롯해 수많은 전수자를 배출했을 뿐만 아니라, 서울 종묘 옆에 위치한 송서율창보존회 전수관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강의를 진행하면서 송서·율창의 미덕과 가치를 널리 전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수강생은 초등학생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세대의 층위를 아우른다. 처음에 경기소리를 배우러 이곳을 찾았다가 송서·율창의 매력에 빠져 뒤늦게 학습을 시작하는 이들도 많다고 했다.

"송서·율창을 배우게 되면 일거삼득(一擧三得)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한문을 익히면서 소리도 배우고, 암기력까지 키울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수가 없죠."

좋은 글을 소리내 읽힌 효과

그는 특히 어린 학생들이 송서·율창을 배우면서 집중력이 놀랍게 향상되고, 배우는 자세가 달라지는 것을 볼 때마다 더없이 큰 보람을 느낀다 말했다.

"송서·율창을 배우지 않은 아이들과는 태도 면에서 크게 차이가 나요. 장난꾸러기 같던 아이들이 점점 진중해지는 것이 확연히 보이거든요. 좋은 글을 소리 내서 읽다보면,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옛말도 있잖아요. 또 고전과 시를 배우면서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와 윤리를 배우면서 한자 공부까지 할 수 있으니 인문학적 소양을 쌓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되죠."

특히 그는 어린 나이부터 송서·율창을 습득하는 것이 바람직한 인성 함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이 수업과정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중학교만 가도 학생들이 입시 준비다 뭐다 해서 바빠지잖아요. 특별활동시간에 수업을 하고 싶다는 학교가 있다면, 언제라도 지도할 생각이 있습니다."

그는 교육뿐만 아니라, 국립극장·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서울남산국악당 등지에서 꾸준히 공연을 펼쳐왔으며, 새로운 시도를 통해 송서·율창의 외연을 넓혀왔다.

"예술의 세계란 정말 끝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선생님께 전수받은 소리가 있고, 제가 보유자가 되고 나서 복원한 옛 소리들도 많습니다. 비록 전통예술이라고는 하지만, 과거에 머물러있어서는 발전이 없겠죠. 기본 틀은 유지하면서도 좋은 글은 꾸준히 창작해나갈 생각입니다."
 
 국악의 축제 중 유창 명창
 국악의 축제 중 유창 명창
ⓒ 송서율창보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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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2012년 세종마을 선포 1주년을 맞아 훈민정음 반포 재연행사 때 '훈민정음'을 송서로 부르면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훈민정음(訓民正音)에는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이 담겨 있잖아요. 그만큼 선포식의 의미와도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어요. 이제까지 아무도 시도해본 적이 없었던 만큼, 많은 분들이 들으면서 좋아해주셨죠. 올 10월에 열리는 경연대회에서 한 번 더 시연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2013년에는 송서 및 율시 12수를 담은 <유창, 송서율창 꽃피우다> 앨범을 발매하면서 지난 음악활동에 대해 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작업기간만 해도 3년이 걸렸어요. 선생님께 공부하면서 배운 소리를 제 나름대로 연구해 발전시키는 과정을 거쳤고, 고 이문월 선생님의 소리를 복원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을 쏟았죠. 또 만족할 만한 소리가 나올 때까지 재녹음을 반복하면서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앨범인 만큼, 제자들과 수강생을 교육할 때 효과적인 교재로 쓰이고 있다. 송서·율창의 활발한 보급을 위해 전 방위적 노력을 기울여온 그는 특히 2016년부터 '글 읽는 나라 문화제전'을 개최하면서 대중들의 관심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통상 '국악경연대회'는 '경연대회'로 지칭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유창 보유자는 '문화제전'이라고 명명했어요. 그만큼 송서·율창이 전통문화의 핵심축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더 널리 확장되리라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3년간 개최해왔는데 매년 참가자가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지난해는 약 200명 정도가 참여를 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어요. 실력이 출중한 참가자를 선발해 키우려는 의도도 있지만,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자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대중들에게 널리 알림으로써 송서·율창의 저변을 확대해나갈 겁니다."

이 제전은 2017~2018년 연속 '서울특별시 지역특성문화사업 민간축제'로 선정될 만큼, 그 개최 의의와 가치에 대해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올해로 어느덧 4회 차에 접어든 만큼, '글 읽는 나라 선포식' 등을 거행하면서 축제의 의의를 더 널리 알리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송서·율창 문화재 지정 10주년과 소리 인생 40주년을 맞이한 만큼 특별공연을 통해 송서·율창의 현재와 미래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시간을 가지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꾸준히 의미 있는 행보를 걸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송서·율창의 대중화를 위해 아직도 남은 숙제가 많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책적 지원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송서·율창이 많이 활성화되었다고들 이야기하지만, 바라보는 제 입장에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커요. 문화재만 지정해놓고 끝날 것이 아니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행사도 제 사비를 털어 진행해야할 정도로 지원도 미비하고, 공연할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은 만큼, 이런 부분이 개선되어야 진정한 활성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글 읽는 소리가 나는 나라를 꿈꾼다 
 
 돈화문국악당 개관 전 공연축제 ‘프리&프리’
 돈화문국악당 개관 전 공연축제 ‘프리&프리’
ⓒ 송서율창보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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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글 읽는 소리가 씨앗처럼 전수관이 위치한 종로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남은 생을 다 바쳐 노력하겠다는 소회를 밝혔다.

"어렸을 때부터 좋은 글귀를 머릿속에 담을 수 있다면,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큰 힘이 되지 않을까요? 옛 조선시대처럼 전국 방방곡곡에서 글 읽는 소리가 나는 그런 나라가 되면,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전국이 힘들다면, 우리의 전통역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종로에서만이라도 정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종로를 시작으로, 여러 곳으로 자연스럽게 퍼져나갈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어요. 지난 10년도 그 바람 한 가지에 모든 것을 걸고 열과 성을 쏟아온 만큼, 앞으로의 10년, 20년도 그 바람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제 길을 묵묵히 걸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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