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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4 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10일 노원구 상계동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후보의 남편 노회찬 전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이 뒤로 보인다.
 4·24 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10일 노원구 상계동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후보의 남편 노회찬 전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이 뒤로 보인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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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은 은신처를 바꿔가면서 피신 생활을 계속한다.

이런 과정에서 한 여성의 도움이 있었다. 그가 뒷날 부인이 된 김지선 씨이다. 평생의 동지이자 반려가 된 김지선을 처음 만난 날 노회찬은 첫눈에 반하여 결혼하자고 구혼했다는 에피소드가 전한다. 김지선 씨는 70년대에 노동운동을 하다가 두 차례나 구속된 맹렬 여성이다.

노회찬의 증언이다.

처는 당시에 공개적인 활동을 하던 사람이었죠. 단체에 직함도 갖고서, 인천에선 꽤 유명한 사람이었지요. 70년대 말에 집안 사정 때문에 중학교만 졸업하고, 언니 주민등록증 빌려가지고 대성목재에 취직도 하고 어렵게 자라왔어요.

그러다가 유동우 씨란 사람을 만나가지고 『어느 돌멩이의 외침』이란 책에 나오는 그 노조에서 부지부장을 했어요. 그러면서 노동운동에 눈을 처음 뜨고, 연속으로 해고당하고, 감옥도 몇 차례 갔다 오고, 1978년인가 '부활절 사건', 부활절 날 여의도 광장에서 예배할 때 동일방직 해고자들과 함께 뛰쳐 올라가서 마이크 잡은 그중의 한 명이었어요.

70년대에 감옥을 두세 번 갔다 오고, 수없이 해고당하고 해서 나중에는 김근태 씨 등과 더불어서 조화순 목사와 인천산업선교회 실무자로 일하고 그런 상태여서 인천에서는 널리 알려져서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이었고요. 80년대에 위장취업자, 학생운동출신 노동자들이 누님 누님 하면서 따랐는데 나는 그때 수배중이어서 못 나서고 처를 지켜보다가.(주석 7)

 
노회찬 익살에 '눈물바다' 대신 '웃음바다' 4.24재보선 투표일인 지난 2013년 4월 24일 오후 서울 노원구 마들역 부근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노원병)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노회찬 전 의원이 부인인 김지선 후보와 포옹을 하던 중 춤을 추는 포즈로 익살을 부리자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 노회찬 익살에 "눈물바다" 대신 "웃음바다" 4.24재보선 투표일인 지난 2013년 4월 24일 오후 서울 노원구 마들역 부근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노원병)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노회찬 전 의원이 부인인 김지선 후보와 포옹을 하던 중 춤을 추는 포즈로 익살을 부리자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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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은 수배자의 처지에서 김지선과 만나 사랑을 나누고 그의 주선으로 피신하면서 1년만인 1988년 12월 결혼한다. 아내는 1954년생으로 남편보다 두 살 위였다. 두 사람은 노동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서로 알게 되고 가치관이 같아 부부가 되었다. 이후 노회찬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이 가장 잘한 일은 아내와 결혼한 일을 꼽았다.

이들 부부의 신혼생활이 평탄할 리 없었다. 신혼방은 부모님이 인천에 마련해준 17평 아파트에 꾸릴 수 있었다. 집은 마련했으나 가재 도구 등은 이웃들이 이사 가면서 버리고 간 것을 주워다 썼다고 한다. 하지만 남편은 한곳에 오래 머물 수가 없었다. 지명수배 때문이었다.

노회찬은 지하 생활 7년 만인 1989년 12월 24일 인민노련사건으로 경찰에 검거되었다. 국가보안법위반 혐의였다. 독재자들은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자들을 걸핏하면 국가보안법으로 엮어 탄압했다. 이미 산전수전을 다 겪어온 터라, 그에게 구속은 크게 겁먹은 일이 아니었다.

("우리가 어렵게 일을 하다 보니까, 이기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되느냐보다는 지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되느냐, 또는 살아남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되느냐는 데에 너무 매몰되어온 건 사실이에요.") "제가 가장 문제 있다고 여기는 자세가 뭔가 하면, 나는 감옥 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 감옥가는 걸 감수하거나 감옥 가도 변치 않겠다는 말이에요. 이것은 좋은 태도긴 하지만 사실 감옥 간다는 것은 진다는 얘기거든요."

"당하지 않고 적을 무찔러야 되는데, 무찔러서 어떻게 하겠다는 포부보다는 패배주의가 앞서거든요. 그건 생존을 위한 철학은 될지 몰라도, 변혁을 위한, 변화를 시키는, 이겨야 변화를 시키는 건데, 그 길은 많이 못미치는, 그런 점에서 패배주의가 짙게 깔려 있다, 그렇게 때문에 행태나 운동방식도 그걸 못벗어나고 있다" (주석 8)


6월항쟁으로 군부독재의 청산은 아니었지만 독재 권력이 다소 약화되고 있던 시점에 33살의 노회찬은 신혼의 아내를 황야에 남겨둔 채 투옥되었다. 검찰은 인민노련을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로 규정하고 판사가 그대로 인정한 것이다. 기소장과 판결문이 별로 다르지 않았던 시절이다. 1992년 4월 출소할 때까지 2년 반을 감옥에서 보내고 진보 운동을 멈춰야 했다.

양심수들의 행적이 그렇듯이 노회찬의 옥고도 그의 신념이나 투지를 묶거나 바꾸지 못하였다. 양심수 중에서도 국보법 위반자는 교도소에서 특별관리의 대상에 속한다. 가족과의 편지나 면회, 차입 도서 등에서 간섭이 여간 심하고 수형실도 햇볕이 안 드는 곳에 배치된다.
 
 자타가 공인하는 '책벌레' 노회찬 전 의원. 그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자신과 아내를 맺어준 사연을 맛깔나게 들려줬다.
 자타가 공인하는 "책벌레" 노회찬 전 의원. 그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자신과 아내를 맺어준 사연을 맛깔나게 들려줬다.
ⓒ 온북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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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은 온갖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차입이 가능한 많은 책을 읽으며, 그동안 노동운동 하느라 느슨해졌던 독서열을 돋구었다. 이 기간에 읽었던 각종 도서는 그의 폭넓은 사유와 교양의 원천이 되었다.

노회찬은 피신 중이던 때에, 1988년 통혁당사건에 연루되어 20년간 옥고를 치룬 신영복이 감옥에서 쓴 편지를 모아 엮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크게 감명받았다. 언제 자신도 그와 같은 처지가 될지 모른다는 동병상련의 심경도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신영복의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냉철한 사회인식이 맘에 와 닿았다. 그리고 긴 세월의 옥고에도 맑은 심성과 정갈한 글솜씨에 흠뻑 빠져들었다.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과 황대권의 <야생초 편지>에는 옥중 수감자들의 삶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과 황대권의 <야생초 편지>에는 옥중 수감자들의 삶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 최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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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시절 박노해의 시집을 사서 지인들에게 나눠주었듯이, 이번에는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구입하여 만나는 사람들에게 선물하였다. 이후 그를 마음 깊이 사숙하고, 출감 후에는 자주만나 가르침을 받거나 함께 등산을 다녔다. 노회찬은 이 책이 출간되기 전 『평화신문』에 연재 될 때부터 읽었다.

사실 저는 (선생님이) 출소하기 직전에 『평화신문』에 연재된 '통혁당 사건의 무기수 신영복 씨(옥중)편지'를 가까운 분이 추천해 주셔서 읽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1988년 제 나이 삼십 대 초반이었죠. 결혼하기 직전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얼마 안 있어서 87년 6월항쟁의 산물로 선생님이 석방되시고 석방될 그 무렵에 연재 글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책으로 나왔고요.(주석 9)


주석
7> 『진보의 재탄생』, 64~65쪽.
8> 『진보의 재탄생』, 75쪽.
9> 이경아, 「스토리펀딩 노회찬의 프러포즈, 그리고 신영복 선생님」, 2016.12.26.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진보의 아이콘' 노회찬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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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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