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4일과 5일 세종시 장남평야에서 매우 특별한 새를 최초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를 매우 드물게 통과하는 나그네새인 목도리도요가 그 주인공이다. 장남평야 논에서 먹이를 채식하고 휴식하는 모습을 모니터링 과정에서 확인한 것이다.

이번에 확인된 목도리도요는 알락도요, 종달도요 사이에서 함께 있었다. 이로써 대전환경운동연합이 지난 5년간 장남평아에서 모니터링한 조류의 종수는 154종이 됐다. 이중 법적보호종은 31종에 이른다. 
 
.
▲ 목도리도요 .
ⓒ 안광연

관련사진보기

    
목도리도요는 국내에서는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있지는 않지만,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관심대상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 해안가를 중심으로 확인되어 왔던 목도리도요가 장남평야 한복판에서 관찰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또 이번에 관찰된 목도리도요는 번식을 위해 깃털이 변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앞서 대부분 국내 관찰기록은 '비번식 깃'이어서 이번 관찰의 의미가 크다.   

목도리도요는 번식기에 목에 화려한 장식깃이 자라나는데 때문에 '목도리도요'라는 이름이 붙었다. 영어 이름으로는 러프(Ruff)라고 하는데, 역시 화려한 주름 칼라를 가리키는 말이다.  
 
.
▲ 장남평야 목도리도요 .
ⓒ 안광연

관련사진보기

  
목도리도요는 암컷을 유혹하기 위한 구애 활동 역시 화려하다고 알려져 있다. 시베리아 북쪽에서 번식하고 중국 남부지역에서 월동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봄과 가을 매우 드물게 확인된다.

언급한 대로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5년간 장남평야를 꾸준히 모니터링 해왔다. 현재까지 목도리도요를 포함해 154종의 조류가 확인됐고, 보호종은 31종에 이른다. 조류전문가들과 사진가들은 이미 장남평야를 중요한 조류서식처로 인식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조사가 꾸준히 이루어진다면 훨씬 다양한 조류가 확인될 것이다. 

장남평야는 세종시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고, 대부분이 공원과 아파트 등으로 개발됐다. 현재 남겨진 농경지는 세종시로 개발되기 전 장남평야의 약 1/10 수준에 불과하다. 남겨진 작은 농경지에 이처럼 다양한 조류가 찾아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그만큼 생태적 가치도 높다. 
 
[주장] 환경부 검토 원안 유지해야
장남평야 중앙공원 조성계획 변경 논란
 
.
▲ 남아있는 장남평야의 모습(초록색 네모가 남아있는 농경지의 전부이다) .
ⓒ 이경호

관련사진보기


환경부는 2016년 장남평야에 대한 공원조성계획을 검토하면서 현재 농경지를 최대한 유지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통과 시켰다. 그대로 장남평야가 조성된다면, 장남평아는 154종의 새들에게 꾸준한 서식처 역할을 할 수 있다. 자연과 도시가 공존하는 모습의 생태도시로서 세종시가 명실상부하게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환경부와 협의를 마친 장남평야 조성계획 본안계획
 환경부와 협의를 마친 장남평야 조성계획 본안계획
ⓒ 이경호

관련사진보기

 
.
▲ 장남평야 조성계획 수정안 .
ⓒ 토지주택공사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일부 주민들의 주장에 편승한 토지주택공사가 장남평야의 본안 설계를 뒤집으려 하고 있다. 장남평야 중앙공원 조성 계획을 변경해 농경지 면적을 줄이고 도시의 인공적인 공원으로 변경하려는 꼼수를 쓰고 있는 것이다. 일부 주민들이 원안을 반대하는 이유는 '도시에 농경지가 부적절하다'는 편견 이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 이런 주장에 부화뇌동하는 토지주택공사를 이해하기 어렵다. 
  
만약 토지주택공사와 일부 주민의 요구대로 현재의 모습이 대폭 수정되면, 154종의 조류는 다시 이곳을 찾지 않을 것이다. 장남평야 본래 면적의 1/1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현재 상황에서 더 나빠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천연기념물인 뜸부기 등은 장남평야를 3년째 찾고 있지 않다. 장남평야의 1/3호수공원으로, 1/3은 국립수목원으로 조성 중에 있다. 하지만 추가적인 인위적 공원보다는 자연생태를 유지한 녹지가 더 적절하다. 현재 남겨진 농경지의 2/3를 인공공원으로 계획한 수정안은 생태계에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레이첼 카슨이 말한 '침묵의 봄'을 장남평야의 새들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반면, 환경부가 검토를 끝낸 원안은 이곳의 생태계 건강성과 편의성 접근성 등을 모두 만족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농경지 유지가 제일 좋지만 일부 양보가 가능한 모델이라는 말이다. 조성이 잘 된다면 국제습지보호조약인 람사르 사이트 등록을 추진해도 될 만한 지역이다.

때문에 환경부는 토지주택공사와 일부 주민이 요구하는 변경안을 절대 수용하면 안 된다. 이런 몽니를 받아 준다면 환경부의 존재가치를 버리는 꼴이되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오히려 토지주택공사에 원안 추진을 강제해야 한다. 또 주민들의 여론을 호도하며 사업을 강행하는 토지주택공사는 '변경계획안 추진'을 멈춰야 한다.
 
필자는 이미 홍콩의 습지공원을 모델로 삼아 장남평야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환경과 생명이 공존하는 습지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세종시가 되기를 바란다.(관련 기사 : 우리도 홍콩 습지 공원은 꿈이 아니다 http://omn.kr/pnpq).
  
국제적인 흐름을 무시한 채 환경 보전을 뒷전에 두는 아둔한 행정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 매번 새로운 새들을 찾게 되는 장남평야를 그대로 두기를 바란다.
 

태그:#장남평야, #목도리도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날로 파괴되어지는 강산을 보며 눈물만 흘리고 계시지 않으신가요? 자연을 위한 활동이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대전환경운동연합 회원이 되시면 함께 눈물을 흘리고 치유 받을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하기! https://online.mrm.or.kr/FZeRvcn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