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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7일, 강화에서 비무장지대(DMZ) 고성까지 500km를 잇는 '평화인간띠 잇기'에 50만 명의 시민들이 평화를 외쳤다. 같은 날, 고성으로부터 약 400km가 떨어진 성주군 소성리에는 약 4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또 다른 평화를 외쳤다.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의 요구와 소성리의 평화의 요구는 무엇이 달랐을까?
 
 소성리 범국민평화행동의 현장 인간띠 잇기 행사를 기억하며, 소성리 범국민평화행동에 참가한 이들이 손에 손잡고 행사 시작을 축하하고 있다.
▲ 소성리 범국민평화행동의 현장 인간띠 잇기 행사를 기억하며, 소성리 범국민평화행동에 참가한 이들이 손에 손잡고 행사 시작을 축하하고 있다.
ⓒ 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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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소문이 무성했던 2016년

2016년 1월,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대국민 담화에서 '사드'를 언급했다. 2014년에만 해도 사드배치는 전혀 생각도 하고 있지 않다던 정부가 입장을 바꾼 것이었다. 곧이어 흉흉한 소문이 성주를 떠돌았다. 사드배치 지역으로 성주 성산리 성산포대가 확실하다는 소문이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방어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했다. 날아오는 미사일을 다른 미사일을 쏘아 올려 파괴한다고 했다.

미사일을 탐지하는 레이더와 요격하는 미사일 발사대를 설치해야 했다. 북한과 한국의 거리는 매우 가까워서 어차피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미국의 목적은 레이더 설치가 핵심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가 인체에 매우 유해하다고 했다. 무성했던 소문이 주민들의 일상을 휘저어 놓았다.

미국의 위험한 미사일 방어체제를 한국의 땅에, 그리고 특히 성주에 들어선다는 소식은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성주 주민에게는 공포였다. 성주의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성주군청 앞에서 촛불을 들기 시작했다. 2016년 7월, 어느 때보다 더운 여름의 시작이었다. 단식도 하고, 국방부도 찾아가고, 광화문 광장에서 1인시위도 했다. 성주 주민의 반대가 거세지자 정부는 다른 지역 배치도 슬쩍 입에 올렸다. 성주에 사드가 배치되면, 그 피해가 성주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까지 뻗친다고 했다. 성주뿐만 아니라 김천까지,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지 말라는 촛불이 번졌다.

졸속의 전형을 보여준 사드배치

2016년 10월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이 광화문을 밝혔다. 4개월이 넘게 이어진 촛불은 비선실세에 의해 국정농단을 일삼아온 박근혜의 책임을 물었다. 촛불의 꾸짖음으로 국회는 탄핵소추결의안을 가결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되었고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었다.

비상식적인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황교안 권한대행의 차이가 없었다. 황 권한대행은 권한대행이 되자마자 6개월 내에 사드배치를 조속히 끝내겠다고 하더니, 대통령이 탄핵되고, 대통령 선거를 10일 앞두고, 기습적으로 공권력을 밀어붙여 기습적으로 사드장비를 옮겨두었다. 사드배치에 앞서 주민들과 대화하고, 합의서에 서명하고, 국회에서 논의를 하며, 법적으로 명시된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를 밟는 것은 생략되었다. 최근 자유한국당에서 가장 목소리 높여 주장하는 '졸속'의 전형이었다.
 
 지난 2017년 4월 26일 국방부에 의해 강행된 사드 배치
 지난 2017년 4월 26일 국방부에 의해 강행된 사드 배치
ⓒ 사드배치 반대 대경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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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26일, 성주를 짓밟았던 국가폭력, 계속 되는 꼼수

사드장비가 옮겨진 곳은 성주의 롯데골프장이었다. 그 곳을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인 진밭교 인근은 전쟁터가 되었다. 처음 사드 장비가 들어섰던 2017년 4월 26일 이전부터 경찰공권력은 성주 곳곳에 배치되었다. 그리고 주민들이 세워놓은 차량을 모두 견인하고, 긴급히 법회를 진행하고 있는 종교인들을 강제로 들어내며, 경찰공권력의 비호 속에 사드 장비는 새벽을 틈타 옮겨졌다.
  
이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던 이가 있다. 당시 그는 선거를 며칠 앞 둔 문재인 대통령 후보였다. 성주 주민들은 진심으로 그의 당선을 바랐고, 그가 사드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내 기대를 품었던 마음은 무너졌다. 그가 대통령이 된 후인 9월 7일, 사드 추가 장비가 들어섰기 때문이었다. 황교안 대행과 다르지 않았다. 그날도 새벽이었고, 경찰공권력은 폭력적으로 주민들을 밀어냈다.

이후에도 경찰공권력은 계속 소성리에 들어왔다. 골프장 캐디들의 숙소로 쓰였던 곳은 미군 등 또 다른 공권력이 차지했다. 사드 부지 공사와 장비 반입을 위해 대규모의 경찰공권력이 소성리를 찾아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폭력으로 응답했다. 산 좋고, 물 좋은 소성리에 주민들의 절규가 가득한 날들이 늘었다.
 
 소성리 주민들이 트랙터를 이용해 소성리에서 김천으로 넘어가는 길을 막자 경찰들이 트랙터를 강제로 끌어내기 위해 애워싸고 있다.
 소성리 주민들이 트랙터를 이용해 소성리에서 김천으로 넘어가는 길을 막자 경찰들이 트랙터를 강제로 끌어내기 위해 애워싸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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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를 먼저 들여놓고, 환경영향평가를 하겠다는 꼼수도 여전하다.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피하기 위해 부지평수를 축소해서 보고하면서 주민들을 기만하기도 했다. 사드 레이더가 주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공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고려 없이 환경영향평가를 요식행위로 넘기려는 시도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무엇이 진짜 평화인가?

판문점 선언 1년, 남북의 관계가 평화에 접어든 것을 기념하며 더 깊은 평화의 국면을 맞이할 것을 기대하며 50만 명의 시민들은 손을 맞잡았다. 같은 날, 사드장비가 폭력을 동원하여 불법적으로 소성리에 들어온 지 2년이 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평화를 외치는 목소리가 소성리에 울려 퍼졌다.

소성리 진밭교를 가득 채운 시민들은 '사드 뽑고, 평화 심자' 구호를 힘차게 외쳤다. 무기를 또 다른 무기로 막겠다는 사드가 존재하는 한, 우리 땅에 평화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과 미국이 대화를 시작하던 날, 주민들은 또 다른 기대를 품었지만, 그 대화들 속에 '사드'가 없었다는 것, 그리고 또 다시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를 마냥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에 깊은 불안감이 팽배해졌다.

정부는 소성리의 평화를 불법으로 빼앗았다. 그리고 소성리의 주민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한 우리 땅에 평화는 없다. 사드배치는 소성리의 주민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소성리를 미국의 방어막, 미국을 위한 레이더로 전락하게 만들었다. 소성리의 주민들의 바람은 소박하다. 이전처럼 일상에서의 평화를 되찾는 것이다. 국회비준도 없었던 사드배치를 원점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지금 존재하는 사드의 장비를 빼야 한다. 그래야 평화를 위한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 '더 이상 안 속는다.' 주민들의 뼈아픈 외침을 평화의 시대를 열겠다는 정부가 새겨 들어야 한다.
 
 소성리 범국민평화행동에 참석한 시민들이 사드를 뽑아야 평화가 온다고 외치고 있다.
 소성리 범국민평화행동에 참석한 시민들이 사드를 뽑아야 평화가 온다고 외치고 있다.
ⓒ 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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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 신지혜는 노동당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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